2014. 8. 22.
■ 비만은 만병의 근원
우리나라에서는 비만이 아직 서구의 경우처럼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지는 않지만, 식사 패턴이 서구와 비슷하게 바뀌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전철을 밟을 위험이 높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중·장년층은 말할 것도 없고, 초·중·고교생들 중에도 비만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체형관리센터들도 상당히 많이 생겼고, 다이어트 식품 광고도 자주 눈에 띕니다.
그러나 비만은 비만 자체에서만 그치지 않습니다. 비만이라는 문제의 심각성은 그것이 만병의 근원이 된다는 점입니다. 비만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일으키고, 중성지방 및 콜레스테롤과 같은 혈중 지방의 농도를 높여서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비만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요통, 관절염, 심지어는 코골이까지도 상당수 발견됩니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표준보다 약 25%이상 더 나간다면, 표준체중 이하인 사람보다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2.5배 정도 더 높아집니다. 또 최근에는 비만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는데, 만약 체중이 3㎏늘면 사망할 확률은 4% 정도 더 증가한다고 합니다.
비만 중에서는 특히 복부비만이 가장 위험합니다. 그 이유는 유리지방산을 간으로 보내 지방간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허리와 엉덩이 둘레의 비율이 여자의 경우에는 0.8, 남자의 경우에는 1.0을 넘으면 위험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비만은 이같은 신체적인 병만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몸 속에 쓸데없는 지방이 많으면 움직이기가 싫어지고 잠이 많아집니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게을러지고 따라서 사람들의 눈밖에 나기 쉽습니다. 또 살찐 자신의 외모가 보기 흉하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감을 상실하고 우울증에 빠집니다. 그렇게 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폭식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비만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특히, 비만한 사람들은 주위의 관심이 조금만 줄어들어도 소외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우울증에 쉽게 빠지고, 그것을 다시 먹는 것으로 해소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악순환은 반복됩니다. 하지만 비만에서 벗어나려면 이 고리를 과감하게 끊어야 합니다.
비만인 20대 후반의 한 여자는 결혼한 지 몇 년 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다른 여자들을 쳐다보기만 해도 화를 내며 따지곤 했습니다. 그녀 자신의 비만에 대한 열등감이 날씬한 여자들을 모두 자기의 적으로 돌리게 했던 것입니다. 더욱이 가족들 중에 유난히 자기만 살이 쪘기 때문에, 가족사진을 보면 자신이 미운 오리새끼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받는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마다 먹는 것으로 사랑의 허기를 채웠고, 그러다 보니 체중은 거의 100㎏에 육박했습니다. 때문에 스스로 몸을 가누기도 어려운 데다 몸 이곳 저곳이 아파 오는데도 가족들은 도통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 같았습니다. 무슨 일에도 의욕이 생기지 않았고 오로지 먹기만 하였습니다. 가끔 친구들로부터 "너 요즘 더 살쪘다"는 얘기를 들으면 짜증이 났고, 짜증나면 다시 먹는 것에 손이 갔습니다. 처음에는 다이어트도 시도했었지만, '살면 얼마나 산다고 이 고생을 하나?'하는 마음에 완전히 자포자기해 버리고 만 것입니다.
이처럼 비만은 한 사람의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비만은 건강만이 아니라 자신감까지 무너뜨립니다. 그러나 희망이 없다고 주저앉지 말고 길은 있습니다. 체중을 조금씩이라도 줄여간다면, 줄인 만큼의 사랑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이어트를 사랑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체중 줄이기는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 체중을 조절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체중을 줄이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모질게 마음을 먹고 이러 저런 노력을 하지만, 대개의 경우 채 한 달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해 버립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단기간에 큰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체중계에 올라서서 안달하다가, 생각했던 것만큼 줄지 않으면 금방 실망하고는 괜히 고생만 했다 싶은 마음에 보상심리로 다시 먹는 것에 손을 댑니다. 그렇게 되면 체중은 전보다 더 늘어, 결국 스트레스만 더 쌓일 뿐입니다.
비만인 사람들은 대체로 끈기가 없는 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체중은 꾸준한 자기관리를 통해 줄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칼로리를 줄여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먹을 때마다 반드시 칼로리를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요즘은 식당의 메뉴판에 각 음식의 칼로리가 함께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칼로리를 알 수 없으면 자신이 평소에 자주 먹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칼로리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체중 조절을 위해서는 특히 칼로리가 높은 지방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데, 버터나 치즈, 크림 소스가 들어 있는 음식이나 붉은 살코기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기름에 튀긴 음식보다 굽거나 삶은 음식을 먹도록 합니다. 특히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 좋은데, 칼로리가 낮은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비타민 C와 비타민 E가 들어 있는 고구마, 토마토, 시금치, 브로콜리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에 500칼로리씩, 일주일에 3,500칼로리를 줄인다면, 체내 지방 1파운드(약450그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간식도 되도록이면 피하도록 합니다. 간식으로 이용되는 식품은 거의가 부피는 작아도 칼로리가 높습니다.
다음으로 소식을 권합니다. 장수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적게 먹습니다. 특히 장수의 나라로 잘 알려진 일본인들은 소식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내가 아는 친척 할머니 한 분은 심장이 안 좋았는데도 젊어서부터 소식을 하셔서 여든 중반까지 사셨습니다.
이렇게 소식을 권하는 이유는 위를 비롯한 각종 장기에 부담을 적게 주기 때문입니다. 소식을 하면서도 되도록 천천히 씹어 먹고, 대화를 많이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시간이 길어지면 밥을 한 공기 다 비우기 전에 포만감이 느껴져 식사량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식사를 하기 전에 물을 많이 마셔 주면 공복감을 없애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물은 지방을 분해하고 노폐물을 처리하는 역할도 합니다.
그렇다면 건전한 식생활 습관을 길들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라. 비만이었다가 체중을 줄이는 데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그럴 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몸 어딘가에 이상이 생기고 나서야 체중을 줄이려고 애씁니다. 그러나 질병을 예방하려는 목적이든 자신감을 키우려는 목적이든 간에, 건강할 때 체중 조절을 시도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특히 산책, 조깅, 등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됩니다. 만약 음식이 먹고 싶어서 견디기 어려울 정도하면 조금만 먹고, 대신 운동으로 그만큼의 칼로리를 배출해야 합니다.
체중 조절에 성공하면 사는 것이 즐거워집니다. 내가 자신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감당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체중 조절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여건은 개인의 체중 조절을 어렵게 만듭니다. 우리의 접대문화를 살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집에든 초대를 받아서 가면 주인은 많이 먹도록 부추기고, 손님은 주인이 주는 대로 비우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또 체중 조절을 위해서 식사량을 줄이려고 하면 어른들은 "괜찮아, 지금이 보기 좋은데 뭘 빼려고 해?" 하며 제동을 걸기 일쑤입니다. 또한 결혼식이나 모임 등에서의 식사 제공도 한 몫을 합니다. 특히 각종 음식이 차려진 부페식이 체중 조절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됩니다. 이것저것 하나씩이라도 먹어 보고 싶은 마음에, 배가 불러도 먹습니다. 예전에는 가족들 중에서도 특히 주부가 비만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가족들, 특히 아이들이 남긴 음식을 그냥 버리기 아까워 다 먹어치웠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비만을 불러일으키는 방해요인들을 과감히 극복하고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확실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첫째, 자신의 식생활을 기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먹었는지를 기록하도록 합니다. 그러다 보면 '내가 왜 많이 먹게 되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둘째, 식욕을 자극하는 것을 멀리하여야 합니다. 먹을 것이 눈앞에 있으면 먹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가 힘듭니다.
셋째,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를 구분해서 세워야 합니다. 그래야만 현실적으로 체중 감량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하나의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보상해 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무슨 일에든 보상이 있으면 더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입니다. 이 때는 평소 자기가 입고 싶었던 옷을 산다거나 취미생활에 필요한 기구를 사는 식으로 음식물과 관계없는 것으로 정하도록 합니다.
넷째,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들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비만인들을 보면 스트레스가 생길 때 먹는 것 외의 다른 방법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즉, 일반적으로 화가 나거나 좌절할 때, 또는 권태를 느낄 때, 우울할 때 제일 먼저 먹을 것을 찾습니다. 이런 감정을 근육이완법으로 극복하면 그만큼 먹는 것에 손이 가는 횟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음식을 여러 번 씹어서 천천히 먹고, 먹으면서 틈틈이 이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복식호흡이 이루어져 몸을 이완시킬 뿐만 아니라, 포만감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장시간 먹을 것을 찾지 않게 됩니다.
다섯째, 가족들이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특히 가족끼리 외식을 하는 경우에, 되도록 패스트푸드점은 피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자신이 보는 앞에서 먹는 것을 자제하도록 가족들에게 부탁하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물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두도록 당부합시다. 이 외에도 등산이나 조깅, 수영 같은 운동을 함께 하도록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한 예로, 어느 미국인 가정에서는 체중을 조절하려는 사람이 음식을 꺼내 먹지 못하도록 냉장고에도 캐비닛처럼 비밀번호 자물쇠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그렇게 가족들의 협조로 그 사람은 마침내 체중감량에 성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것들을 지키지 못했다고 해서 자포자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난 어쩔 수 없어', '난 안 되는 걸' 하는 부정적인 생각은 금물입니다. 우리는 신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사람인 이상 충분히 실수할 수도 있고,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현실에 맞게 계획을 다시 세워서 실행해 봅시다. 그리고 이때 체중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난 해냈어!" 하고 큰 소리로 외쳐보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격려하는 자기 최면이 때로는 어려운 일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을 불어넣어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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