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26.
색깔이 치아건강을 말한다?
치아가 지나치게 희면 충치에 걸리기 쉽고 조금은 노란빛을 띤 치아가 오히려 더 건강하다는 말이 나돌았던 때가 있다. 누리끼리한 치아를 가진 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말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치아 색으로 치아 건강을 가늠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이가 하얗든 노랗든 그것은 미관상의 문제일 뿐 노란색의 치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충치와 담을 쌓고 지낼 거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치아가 하얀 사람은 입을 활짝 벌리고 웃을 수 있는 특권을 가진 것이므로 자부심을 느껴도 좋다.
사실 사람의 치아는 어느 정도는 노란빛을 띠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치아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상아질이 황백색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상아질의 겉에는 희고 투명한 법랑질이 1∼2㎜ 두께로 얇게 덮여 있다. 나이가 들수록 법랑질이 닳으면서 상아질의 노란색이 점점 더 뚜렷하게 들여다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아무리 치아관리를 잘 하는 노인이더라도 젊은 사람보다 치아가 노랄 수밖에 없는 원인이 바로 이 사실 때문이다.
먹는 게 치아 색으로 간다
치아가 노란빛이 도는 흰색을 띠는 게 보통이라고 해도 사람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누렇거나 거무칙칙한 치아 탓에 남들 앞에서 속 시원히 웃지도 못하는 불상사에 부닥칠 수도 있다.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누런빛을 띠는 것은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치아 색은 유전에 의해서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른 색을 나타낸다. 이것은 흑단처럼 새까만 머리카락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도 있고 옥수수 수염처럼 노란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도 있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치아의 경우는 남들보다 조금 더 노랗거나 조금 더 하얀 정도의 차이만 날 뿐 유전적인 원인 때문에 보기 흉할 만큼 치아 색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선천적인 요인 중에서도 산모의 약물 오용 같은 것은 치료를 요할 만큼 심각한 치아변색을 일으킬 수 있다. 산모가 임신 말기에 '테트라사이클린'이라는 항생제를 복용하면 자식의 치아에 얼룩덜룩한 줄이 생기거나 전체적으로 흉측한 색깔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치아변색이 일어나는 것은 선천적인 요인보다는 후천적인 요인에 의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외상으로 인해 이를 다치면 치아 속에서 흘러나온 피가 상아질에 침투되어 치아를 검게 만들 수 있다. 또한 발진티푸스, 콜레라, 급성발진 등의 전신질환에 걸렸을 때, 만 9세 이전의 어린이가 불소가 들어 있는 음료수를 지나치게 많이 마셨을 때에도 치아변색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상의 경우도 치아관리를 잘못해서 치아변색이 일어나는 것에 비하면 새발에 피라고 봐도 좋을 정도다. 평소에 이닦기를 게을리 하면 법랑질의 표면에 나있는 작은 틈새에 이물질이 끼어서 치아 색을 누렇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커피, 홍차, 콜라 등의 색소가 든 음료수를 즐겨 마시거나 담배를 피는 사람은 치아관리에 좀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