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8.
2020년 2월 3일,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하려는 과정에서 선박 내부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자가 발견되고, 이후 크루즈에 탑승한 다수의 승객이 집단감염된 것이 확인된 사건이 일어났다. 소수의 감염자로 해결할 수 있었던것을 일본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잘못된 대응들로 일관해오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사태를 키웠다.
2월 3일 당시 탑승자는 총 3,711명(승객 2,666명, 승무원 1,045명)이며 그중 일본인은 1,281명이다. 한국인은 총 14명(승객 9명, 승무원 5명)이다. 2월 18일 시점까지 확인된 크루즈내 신종코로나 감염자 수는 500명을 넘었으며, 탑승자 전원 검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아직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최초 감염 확진자는 홍콩 거주 80세 남성으로 1월 20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했다가 1월 25일 홍콩에서 내렸고 2월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탑승자 중 확진자가 있었음을 전달받은 일본 요코하마 소방청은 2월 3일부터 요코하마시 다이코쿠(大黑) 부두에 정박해 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급히 구급차를 출동시키고 의료진을 동승시켜 해당 크루즈선으로 가서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과 농후접촉자 273명에 대해 검체를 채취했다. 이 가운데 2월 5일 31명의 검체 중 10개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일본 정부는 해당 크루즈선에 탑승하고 있었던 확진자와 증상자를 제외한 모든 승객을 크루즈 객실 내에서 14일간 대기시킬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해당 크루즈는 해상보안청에 의해 나포 조치되어 운항하지 못하도록 억류되었다.
2월 6일 추가로 결과가 나온 70명 중 10개의 검체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총 20명).
2월 7일 41명의 확진자가 추가되었다(총 61명). 그중 일본인은 21명이다.
2월 7일, 크루즈에 있던 80대 미국인 여성이 심부전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여 크루즈에서 내려 요코하마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승객 대부분이 나이대가 중장년~노인층이 많아서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2월 18일 추가 감염자가 88명이 나온 것으로 파악되어 크루즈 내 감염자만 총 542명이 됐다. 검사는 2404명까지 진행되었다.
2월 18일까지 모든 승객의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2월 21일에 모든 승객의 검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문제가 없는 사람은 배에서 하선하여 추가 격리가 이루어진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성 장관과 전화통화를 통해 코로나19 대응 관련 양국간 협력 방안을 협의했으며, 코로나19 진단검사 물량이 부족한 일본 정부에 진단시약과 진단기법 개발 정보를 제공키로 했다. 본래 일본 정부는 기존에 하루 최대 300건이었던 검사 능력을 18일까지 1,000건으로 확대할 방침이었다. 이후 후생노동성 장관은 18일부터 하루 최대 3,000건의 검사가 가능하게 되었다고 자국 기자회견에서 밝혔으나, 한국으로부터의 진단시약과 진단기법 지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서는 이러한 일본의 태도(뒤통수치기)를 비판하는 반응이 있다.
<한 승객이 일장기에 "약 부족(くすり薬ふ不そく足)" 이라고 써서 내걸고 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이 격리 초반에는 선내에 전반적인 약품이 부족함을 호소하는 승객 또한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약'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관련 약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선내 승객들이 지병으로 복용하는 약들을 말한다. 애초에 코로나-19 관련 약품일 수가 없는게, 감염이 확진된 승객은 하선되어 격리 조치 된다. 지병이 있는 승객 입장에서는 비정상적으로 승선 기간이 길어질 것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충분한 약을 준비하지 못했던 것. 이후 2020년 2월 9일, 일본 정부가 관련 의약품을 1차적으로 전달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다만, 약품 부족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으며, 노인용 기저귀 같은 물품의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뜻.
2월 18일 와카야마현에서 후생노동성의 요청으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파견됐던 30대 남성 간호사가 확진받았다. 2월 13일 ~ 15일 의료팀으로 활동했으며 그 중 2월 13일에 선내에서 진료 보조 업무로 환자를 직접 대면했다.
한국 정부는 "밀폐 공간에서 전염병 확산 위험이 높은 특성상 당분간 크루즈선들의 입항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승객 및 선원이 하선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료나 식료품 등을 보급하는 것만 허용한다.
선내 대한민국 국적자 14명 중에서는 13일 시점에서 유증상자 및 감염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코하마 총영사관에서 선내에 있는 한국인들과 전화 통화와 SNS 등을 통해 계속해서 연락하고 있으며, 총영사관 관계자가 요코하마항에서 선내 한국인들의 상황을 점검하며 필요한 의약품이나 김치, 치약 등 물품을 지원할 예정이다. 식료품을 한국으로부터 전해 받은 승객 중 1명은 한국 정부의 지원에 대해 태극기를 테라스에 걸어 화답했다. 자기 한 사람을 신경 쓰고 있다는 게 감사하여 태극기도 따로 요청했다고 한다. 함께 격리돼 있는 일본인 남편도 "일본 정부에서는 미소시루도 안 넣어주는데 한국에서 김치를 넣어주어 정말 기쁘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한국 정부는 2월 18일 공군 3호기 VCN-235를 파견하여 귀국 희망자들을 국내로 이송하기로 했다. 한국인 4명과 일본인 배우자 1명이 19일 김포공항에 도착한다.
일본의 초기 대처 및 후속 대처 미흡으로 커져버린 사건
초기 대처부터 후속 대처까지 일본 정부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조치와 대응을 벌이고 있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우선 크루즈 선내의 초기 대응과 통제가 늦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선박에 격리조치를 실시할때 승객들에 대해 체계적인 제한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감염자가 나온 이후에도 크루즈내 사람들은 객실 외부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심지어 4일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별다른 통제나 대책없이 뷔페 식당에서 집단으로 모여서 식사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후 문제가 제기되자, 승객들이 객실에서 나오지 않도록 하고 식사도 룸 서비스로 제공하기로 했으나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집단 감염이 일어났음을 인정했음에도 승객 전원 검사를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논란도 있다. 일본은 초기에 증상이 있는 사람에 한해 검사를 진행하며 전원 검사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어렵다"고 밝혔다가 이후 감염자가 70명대로 넘어간 이후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를 생각하여 전원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확진자 발생 후 8일이 경과했음에도 승객의 5분의 1만 검사를 완료했을 정도로 전반적인 방역 체계 및 검증 속도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을 만큼 엉망이었다.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 홍콩에서는 거의 똑같은 상황에서 비슷한 규모의 승객들을 태우고 정박하고 있던 월드 드림호가 불과 5일 만에 승객 1800명의 전원의 검사를 완료했고,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아 모든 승객의 하선 허가가 내려졌기 때문에, 이와 대비되는 일본 정부의 대응이 더욱 크게 비판받고 있다.
선내에서 감염자가 발생했고 나머지에 대한 감염 여부도 알 수가 없는 상황인데, 이들을 하선시켜 체계적인 격리와 검사를 빠르게 시행하지 못하고 배 안에 격리되고 있는 상황은, 비감염자들까지도 감염의 위기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중이다. 이후 일본정부는 취약자들을 우선으로 선박에서 하선시키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크루즈에 승선한 승객들 상대로 '그 안에서 마냥 감염돼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일본 정부 또한 기본 방침은 '감염자를 확인한 다음, 비감염자와 구분지어서 격리시킨다.'가 원칙인 상황이다. 문제는 검사가 느려도 너무 느리다는 것. 승객 전원의 감염 여부가 빠르게 확인되어야 이를 나눠서 격리시킬 수 있는 상황인데 그게 한세월 걸리니 마치 그 안에 격리시켜놓은 것처럼 보이는 형국인 셈이다.
이와 같은 대처에 대해 일본 국내/국제법 위반 소지도 존재한다. 국제 보건규정 32조에는 당사국이 여행자의 존엄성, 인권 및 기본적 자유를 존중해 불편이나 고통을 최소화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일본 검역법에는 항해 중에 전염병 발생 또는 사망자가 나온 선박에 대해선 감염자를 격리할 수 있다면서도 감염자가 아닌 경우엔 즉시 하선하도록 한 규정도 있다고 한다.
WHO에서도 상황이 심각해지자 태도를 바꾸어 "지금은 낙인이 아닌 연대가 필요한 때"라며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으며, IOC마저도 도쿄올림픽 개최 차질 우려를 표명했다.
뉴욕 타임즈는 기사에서 전문가들의 논평을 실으며 일본이 공중보건 위기상황을 다룰때 하지 말아야 할 교과서적인 예제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의사 소통 전략이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으며, "정기적이고 적절한 공식 브리핑이 이루어지지 않고 제한적인 의사소통만 이루어져, 실제보다 일이 더 커보이게 만드는 동시에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앤서니 파우치는 "외교적으로 좋게 말하고 싶지만 검역은 실패했다"라며 선박 내의 격리 과정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꼬집었다.
특히나 섬나라의 특성상 배나 비행기의 왕래가 잦은만큼 운송업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일본 정부가 이렇게 미숙한 대처를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시 되고 있다. 만약 이번 사태가 어찌저찌 해결된다 하더라도 향후 일본의 운송업 및 해운업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시기에 홍콩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1월 19일부터 24일까지 탑승자 4천명을 태운 크루즈 '월드드림' 호에서 확진자가 8명이 나오면서, 홍콩 정부는 2월 5일부터 탑승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검사를 진행했다. 탑승자 중 1,800명은 확진자와 직접 접촉한 적이 없어 검사를 받지 않았고, 나머지 1,800명에 대한 검사에서도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와, 2월 9일 모든 승객과 승무원 3,600명이 배에서 풀려났다.
워낙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일부 전문가들은 "미세 입자(에어로졸)로 인한 전파 가능성, 즉 공기감염 가능성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아직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크루즈의 내부 상황을 알 수 없으나 그 상황만으로 공기 전파가 있었다고 보기엔 어려우며, 만일 환자들의 분비물로 공용시설 등의 공간이 오염됐다면 접촉을 통한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코스에 한국이 빠져 한국인 승객이 적었던 이유가 2019년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영향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불매운동이 있기 전인 2019년 7월 이전에는 실제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로 이동하는 여행사 상품이 실제로 판매되고 있었다. 짧게는 3박 4일, 길면 6박 7일까지 부산항에서 출발해 일본열도를 돌아서 인천항에 정박하는 코스로 운항했다고 한다. 반면 "크루즈 측이 한국을 피하려던 게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뒤덮은 중국을 피하려고 상하이를 정박항구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한국도 같이 빠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중앙일보는 2020년 2월 7일 "일본의 해상 격리는 훌륭한 조치로, 대한민국보다 과할 정도로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며 일본을 칭찬하고 한국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고자가 없는 사설을 올렸는데, 정작 실상은 정반대로 일본이 훨씬 미적지근한 대응을 하다가 본토에서 따져도 한국보다 약 20명 더 많은 확진자가 나와서 해당 사설은 네티즌들의 온갖 비난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