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8.
2020년 1월 일본에는 중국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덮쳐서 올림픽 예선 경기가 잇따라 취소 또는 연기되고있다. 몇몇 예선은 아예 장소를 변경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선을 치르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 바이러스의 유행세가 꺾이지 않으면 올림픽 자체가 연기 또는 취소될 수도 있다. 당연히 올림픽 특수와 중국인 유치를 노리던 일본 입장에서는 도리어 중국인 입국을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초유의 비상사태가 되어버렸다.
-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은 통째로 취소되었다. 왜냐하면 이런 대회가 코로나19의 발병지인 우한에서 개최하기로 했었기 때문에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취소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IOC에서 강행의지를 밝혔으나, 사람 목숨 갖고 장난하냐는 비난 여론이 쏟아져 결국 취소, 3월에 요르단 암만에서 열리기로 결정되었다.
- 여자 농구 예선은 광저우 인근에서 세르비아로 변경되었다. 예선 열흘 전에 갑자기 결정된 사안인지라 시차 적응 등이 변수로 떠올랐다.
- 여자 축구 B조 예선은 중국 난징에서 호주로 긴급 변경되었다. 이 때문에 대표팀엔 장거리 이동, 날씨 적응이 뜻밖의 변수로 떠올랐다.
- 수구 아시아 선수권 대회 역시 중지 수순을 밟았다.
이로 인하여 일본 누리꾼들은 AKIRA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최까지 앞으로 147일' 바로 밑에 '중지다, 중지!'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등 국민의 분노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있기 때문. 이 D-147을 역산하면 2월 28일이고, 이 이전에 바이러스의 유행세가 꺾일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지카 바이러스 때와는 달리 정말로 각오해야 할 시국이 되었다.
일단 IOC 측에서는 취소까지는 아니라며 선을 긋긴 했지만 우려 표명을 한 상황이다. 현재 코로나19는 SARS 보다 더 큰 전염성이 확인된데다가 중국인의 비협조까지 구설수에 오르면서, 날이 가면 갈수록 도리어 불안감만 증폭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본에서도 심각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어 사실상 바이러스가 정착되어버린 상황이라 연내 올림픽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도호쿠대학 오시타니 히토시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신종코로나에 대해서 "도쿄올림픽 때까지 수습될 가능성은 적다."라고 밝혔다. 안 그래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올림픽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중대 시국으로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마저 올라오고 있다. 도호쿠 대지진 때에도 그랬듯, 새로운 위기 상황만 오면 오또케나 외쳐대는 정부 시스템이 이런 사단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오며, 후쿠시마 사고가 터졌을 때 올림픽 유치를 진작에 포기했어야 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로이터재팬은 자민당 내 익명의 관계자가 "도쿄올림픽이 가능한지 현재로선 모르겠다" "중단되면 시설이 낭비되고 정치적 책임론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여당에서조차 도쿄 올림픽 개최 취소는 곧 아베 내각의 레임덕화로 직결될 수도 있음을 우려한 셈이다.
그 와중에 도쿄 올림픽 선수촌장은 덥고 습한 일본의 장마가 모두 해결해 줄 거다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바람에 비난은 더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