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BMW 만의 독특한 디자인 탄생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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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BMW 만의 독특한 디자인 탄생과정


2018. 5. 8.

BMW의 대표적 디자인적 특징은 키드니 그릴(kidney grille)이다. 두 개의 콧구멍과 같이 생긴 이 그릴은 1931년에 도입된 이후 BMW의 패밀리 룩을 구축시킴은 물론, BMW의 상징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전후 1960년대 BMW의 재기에 큰 도움을 준 BMW 노이에 클라세부터 적용된 호프마이스터 킨크 역시 중요한 디자인 요소로 꼽힌다. 맨 뒷열 측면 창문과 C필러가 만나는 라인에 급격한 각도를 주는 형태로, 세단/쿠페/SUV에 이르기까지 그 부분에는 꼭 그런 라인으로 처리한다. 차량 디자인은 본래 심심하면서도 특유의 키드니 그릴이 빛을 발하는 스타일이었고, 특히 3시리즈(E36), 5시리즈(E39) 디자인을 담당한 클라우스 루테의 디자인은 각각 컴팩트카와 중형차의 이상적인 디자인, 그리고 불멸의 교과서로 통했다. 




그런데 그가 마약 중독자였던 아들 울리히를 우발적으로 칼로 찔러 죽인 사건 이후 미국 출신의 크리스 뱅글이 수석 디자이너 자리에 앉게 된다. 뱅글 시대 이래 눈에 띄지 못해 안달이 난 애증이 확연히 갈리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일신되었다. 심플함이 생명이었던 클라우스 루테의 디자인에 익숙했던 골수 비머 매니아의 눈에는 기괴하게 보여 거센 비난을 들어야 했다. 한편 클라우스 루테는 친아들 살해사건으로 구속되었다가 정상이 참작되어 가석방 되었다. 그러나 클라우스는 2008년 타계할 때까지 BMW로 돌아가지 못했고, 단지 외부 어드바이저 자격으로 BMW의 컨셉트 및 양산차량 디자인을 감수했다.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의 취임 이후의 차량이 클라우스 루테 시대의 것과 비슷하게 보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뱅글의 디자인적 특징이 잘 드러나 있는 Z9 콘셉트 카)


가장 큰 특징으로는 측면부의 깊은 몰딩과 짧고 가운데 부분이 위로 올라간 트렁크 디자인. 너무나 파격적이라 디자인 부분에서 안티가 늘어났다고도 한다. 오죽 안티가 많은지 특히 후부 디자인을 두고 'Bangle-butt'이라고도 하는 모양.

하지만 이런 뱅글의 디자인은 곧 세계적 트렌드가 되어 벤츠, 아우디, 현대차 등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도 과거 직선 위주의 엄숙한 디자인을 버리고 다이내믹하고 굴곡있는 디자인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뱅글은 퇴사하고 후임인 네덜란드의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가 수석 디자이너 자리를 물려받았는데 뱅글의 디자인을 보수화한 경향을 지니며 전면부의 키드니 그릴을 점점 키워가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잘 보면 신형으로 갈수록 그릴이 점점 커지고 있다.

베이징 모터쇼에서 공개한 비전 퓨처 럭셔리 컨셉트카를 보면 앞으로도 더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헤드램프도 작아져서 더 커보인다.

반 후이동크가 수석디자이너가 된 이후, 3시리즈부터 시작된 헤드램프와 키드니 그릴을 이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애초부터 그렇게 개발된 신형 모델들은 그러려니 하지만, 구형 모델들의 FL을 통해서 강제로 이어붙인 모델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이의 정점은 X5와 X3. 돼지콧구멍을 넘어서 진짜 맷돼지같단 평가도 나올 정도다.

익스테리어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에서도 혁명적 변화가 있어 2001년형 7시리즈부터 도입한 독특한 원형 컨트롤러인 i Drive는 평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BMW의 특징 중 하나로 자리잡았고 2000년형 Z8부터 도입된 엔진 스타트/스톱 버튼도 다른 회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2 세대 iDrive (NBT)의 진화형 터치패드 컨트롤러)


(3시리즈 엔진스타트 버튼)




구형(E65/66) 7시리즈의 차체 전자식 제어시스템 에러 때문에 주행 중에 문이 열려서 새끼줄로 묶고 운전했다는 피해 신고가 한때 끊이질 않았었다. 또 대부분 차량이 후륜구동이기 때문에 눈길에 취약하다. 국내 브랜드와는 달리 출하 시 여름용 퍼포먼스 타이어를 기본으로 달기 때문에 특히 더 그렇다. 그래서 한국에서 겨울용 타이어 + 휠 + 무료 예비 타이어 보관 서비스를 셋트로 팔아먹고 있는 중.(보관서비스는 '호텔서비스'라 부른다고...)

2005년부터 벤츠가 핸들컬럼식 자동변속기 레버를 새로운 실내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삼고 있다면, BMW는 2007년부터 아날로그 조이스틱 모양의 자동변속기 레버로 바꿨다. 다만, BMW는 4세대 7시리즈에 컬럼식 자동변속기를 달았고, 현재 산하 브랜드로 있는 롤스로이스에 모두 컬럼식 자동변속기를 달고 나온다.

페이스리프트에는 매우 소극적이다. 바뀌는 것은 기껏해야 헤드램프나 테일램프, 범퍼 등 일부뿐이며 인테리어도 거의 손대지 않는다. 변화 폭이 큰 사례는 7시리즈 4세대, 1시리즈 2세대, 3시리즈 4세대, 5시리즈 GT 뒷면 등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