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시작의 신(神) 야누스, 예수 탄생일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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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시작의 신(神) 야누스, 예수 탄생일의 비밀


2014. 4. 28.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주요 신은 이름만 다를 뿐 그리스 신과 계보나 성격, 역할이 같다. 유피테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 신 제우스, 유노는 헤라, 불카누스는 헤파이스토스에 해당하는 로마 신 이다. 유피테르의 아버지 사투르누스도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와 똑같은 사연으로 아들에게 권좌를 내주고 숨어야 했던 신이다. 신화는 구전으로 전승되기 때문에 중간에 살도 붙고 외부의 영향도 받게 마련이다. 그래서 비슷한게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리스인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것보다 훨씬 이전에 남부 이탈리아에 식민시를 건설했다. 가장 오래된 식민시는 로마 창건 연대에 건설됐다. 로마인의 역사를 맨 처음 쓴 사람도 그리스인이었다.


[역사]시작의 신(神) 야누스, 예수 탄생일의 비밀

로마인은 외부에서 수용한 문물을 계승·발전시키는 데 천부적인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신화에서도 이러한 수용성은 잘 드러났다. 그렇다고 그들만의 고유한 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로마인은 30명이나 되는 고유의 신을 모셨다. 그 중에서도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로마의 신이 야누스(Ianus)다. 이 신의 얼굴은 우리에게 그리 생소한 것은 아니다. 서로 상반되거나 표리부동한 걸 묘사할 때‘야누스의 얼굴’이라는 말을 쓰기 때문이다.



야누스 신은 문(야누아·ianua)으로 된 경계선을 지키는 신이었고, 더 나아가‘문을 여는 신’이었다. 울타리나 벽으로 된 경계선을 담당하는 테르미누스 신이 경계선 표석으로 상징됐던 반면, 문이나 통로를 지키는 야누스 신은 앞뒤를 살피기 위해 두 얼굴을 가진 모습을 지녔다. 사방으로 난 문도 야누스의 관할 대상이라 종종 4개의 얼굴을 가진 신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그런데 로마인에게 있어서 야누스 신은 단순히 물리적인 의미의 ‘문의 신’만은 아니었다. 그들의 세계에는 장소 외에도 신이 경계 선으로 가르쳐줘야 할 것이 많았다. 입구와 출구는 물론이고 과거와 미래, 내부와 외부, 위와 아래 등 시·공간상의 상반되는 존재를 다 스리고 조화를 부여하는 신이 바로 야누스였다. 따라서 이 신은 시간의 신도 되고 떠올랐다가 지는 태양의 신도 됐다.



우리는 달이 기울고 해와 날이 바뀌는 걸 공전과 자전에 의한 주기적인 현상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이를 불연속의 시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시간의 주기성 개념이 없었던 로마인에게 있어서 새해와 지난해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본질적인 변화는 없지만 그래도 마음가짐을 새로이하는 우리와 달리 그들에게는 새해의 첫 달, 첫 날 아침은 새 출발하는 가장 중요한 시점이었다.



시작의 신이 좋은 결과를 보장해준다고 여겼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1월1일 열리는 축제가 야누스 신 축제였고, 1월(ianuarius)은 그에게 바쳐진 달이었다. 뿐만 아니다. 해가 뜨는 아침마다 모든 가정이 야누스 신에게 제사를 드리고 가내 문제에 대해 이 신의 도움을 구했 다. 전쟁 개시도 야누스 신의 소관사항이었다. 전쟁 중에 신전 문을 열어놓아 도움이 필요한 순간마다 야누스가 달려가주길 바랐다. 야누스 신전의 문이 닫힌다는 말은 평화가 도래했다는 의미였다.


예수 탄생일의 비밀
로마인은 해가 가장 짧아지는 동지 전후로 태양이 죽고 새로운 태양이 태어난다고 생각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사투르누스 축제를 벌였다. 이 축제기간은 노예가 주인이 차려주는 음식을 먹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어울려 노는 소위 ‘야자타임’이었다. 예수의 실제 탄 신일과 상관없는 12월 25일이 성탄절이 된 것도 로마인의 태양 탄신 축일을 기독교 축일로 덮어씌운데서 연유했다. 우리는 로마인들이 자신의 시간개념에 따라 새 태양의 등장을 축하하기 위해 정한 연말 축제기간을 영문도 모르고 즐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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