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속의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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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속의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사건'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합중국 제46대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에 대한 연방 의회의 공식 차기 연방 대통령 인준을 막기 위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의회 인증일에 미국 국회의사당을 무력 점거했다가 진압된 초유의 사건이다.

연방 의회, 그것도 상하원 합동회의라는 미국 최상위 의사 결정 기관이 물리적 피해를 입은 건 1983년 테러 이후 처음이며, 특히 자국민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것은 이 사건이 최초이다.



해당 폭동의 가장 큰 원인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의 패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부정선거 음모론 주장과 불복 선언이었으며, 여기에 트럼프를 메시아로 숭배하는 QAnon발 딥 스테이트 음모론이 폭동 발생에 필요한 연료가 되었다.
2020년 11월 초 선거 개표 결과가 바이든의 승리로 돌아가자,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전부터 수많은 법적, 행정적 절차를 통해 대선 결과가 뒤집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는데, 이들의 주장은 기대와 달리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승계는 큰 방해 없이 진행되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현지 시각으로 1월 5일 치러진 2021년 미국 조지아 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2석 전부 승리하면서 미국 상원까지 민주당으로 넘어가자 트럼프 지지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극대화되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발표해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최종 확정하는 마지막 단계인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관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겸 상원의장에게 바이든의 승리 결과에 불복하라는 요구를 했지만, 펜스가 일언지하에 거부하게 되면서 마지막 가능성마저 없어지고 말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부터 선거 결과 불복을 재차 주장하며 이에 동조하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1월 6일에 시위에 참여할 것을 적극 독려했고, 당시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이었던 대안 우파들이 이 메시지에 따랐다.

트럼프는 바이든 당선인이 국회의사당에서 대선 승리 선언을 하는 당일, 직접 시위대 앞에 등장해 재차 불복 선언을 하며 지지자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는데, 이후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이 고무되어 미국 국회의사당에 난입하고 뒤따라 나머지 시위대가 이들을 따라 유리창과 문을 부수고 의사당 내부로 난입하기 시작하면서 사건이 벌어졌다. 미 의회 경찰은 최루탄을 뿌리며 그들의 돌입을 막으려 했지만, 이들은 일부 경찰들의 협조를 받으며 최루가스를 뚫고 국회의사당에 돌입하는 데에 성공하였고, 끝내는 하원의장 사무실과 상원의장 의장석마저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번 일은 세계 최초의 대통령제 공화국가이자 민주주의의 종주국이라는 미국인들의 자부심과 미국 민주주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되었다. 오죽하면 미국 국무부 내부에서도 "의회 난입 사태가 해외에서 민주주의적 가치를 고취하고 수호하려는 미국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약화시킬 수 있다."라는 평가를 내릴 정도로 미국의 국익에 있어서도 큰 손실이 빚어졌다.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한 권위주의와 독재를 일삼는 국가들을 향해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을 근거로 압박할 명분을 얻기 힘들게 된 것은 물론 이들 진영 내부의 반체제 인사들의 입지마저 위태롭게 만들었고, 같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친미/서방진영 국가들로부터의 신뢰도도 훼손되어 미국은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6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할 정도로 예기치 못한 사태가 빚어지면서, 새 대통령의 탄생을 축하해야 할 자리에서 반목과 분열만 재확인한 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