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더 치명적인 전염병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전 국장인 로버트 레드필드는 조류 인플루엔자의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레드필드 전 국장은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행할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유행할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조류 인플루엔자 사망률, 최대 52%
조류 인플루엔자가 인간에게 감염되면 코로나19에 비해 훨씬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 레드필드 전 국장은 조류 인플루엔자의 사망률이 약 25~50%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코로나19의 사망률인 0.6%와 비교했을 때, 엄청난 수치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 23개국에서 889건의 인간 감염 사례가 발생했으며, 그 중 463명이 사망하여 52%의 사망률을 기록했다.
소에서 사람으로 전염, 새로운 위험 신호
조류 인플루엔자는 주로 닭, 오리, 야생 조류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염병이지만, 최근 미국에서 소에 감염되고 소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올해 3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포유류인 소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었고, 이후 인간 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CDC는 미국 미시간과 텍사스에서 각각 두 번째, 세 번째 인간 감염 사례를 발표하며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조류 인플루엔자 H5N1 바이러스
CDC가 발표한 감염 사례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H5N1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었다. 감염자들은 대부분 낙농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로, 열 없는 기침과 눈 충혈 증상을 보였다. 현재까지는 인간 간 전파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우려를 낳고 있다.
인간 수용체와 5개의 아미노산 변이
레드필드 전 국장은 조류 인플루엔자가 인간 수용체에 결합해 인간 간 전염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수용체에서 5개의 아미노산 변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단 바이러스가 인간 수용체에 결합하면 대유행은 시간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변이가 발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미국 전국에서 감지되고 있는 변화는 매우 우려스러운 신호다.
바이러스 감시와 예방 조치
현재 미국 전역에서 40마리 이상의 소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확인되었으며, CDC는 바이러스 확산을 추적하기 위해 폐수처리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일반 대중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은 현재 낮지만, 방역 당국은 감염 확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장 근로자들에 대한 권고사항
WHO는 농장에서 조류와 직접 접촉하는 사람들이 특히 감염 위험이 높다고 경고한다.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원유, 계란, 육류 등을 충분히 조리하여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류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
전문가들은 조류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대비해 철저한 감시와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과 확산 속도를 감안할 때, 전 세계가 협력하여 대응해야 한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며, 조기 대응과 예방이 최선의 방법임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