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게 매운맛 먹을수록 중독되는 '스리라차'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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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매운맛 먹을수록 중독되는 '스리라차' 소스


2020. 4. 30.



미국의 대표적인 핫소스이자 칠리 소스. 이름의 유래는 태국의 시라차 지방.

1980년에 후이 퐁 푸드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제품으로, 조주성 화교 집안의 베트남인 데이비드 쩐(David Tran)이 개발했다. 보트피플인 쩐은 전쟁을 피해 미국에 정착한 이후 마음에 드는 칠리 소스가 없어서 개인적인 이유로 소스를 개발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에서 아시아 퓨전이 다시 주류로 부상하고 대학생들 위주로 컬트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핫소스중 하나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빨간 소스가 든 투명한 긴 통에 가는 구멍이 난 초록색 뚜껑이 난 디자인을 갖고 있다. 워낙 유명해서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서나 웬만한 큰 쇼핑몰에서는 구할 수 있다.

어디에 뿌려도 잘 어울리는 칠리소스로, 향이 세지 않고 적당히 매운 맛이다. 고추 우려낸 식초같은 타바스코나 고추가루 뿌린 시럽같은 스위트칠리, 고추가루 친 간 쇠고기 스튜같은 남부식 칠리와 달리 생고추를 그냥 먹는 듯한 풋풋한 향이 있다. 맵고 달작지근한 한국식 매운맛이나 맵고 차가운 일본식 매운맛과같은 전형적인 동아시아의 매운 맛과는 달리, 더운 지방 음식들이 그렇듯이 매우 시큼하다. 그래서 이 신맛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많이 뿌리면 음식 맛의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발효를 위해 설탕도 첨가해서 살짝 달짝지근한 맛도 있고, 마늘이 첨가돼서 알싸한 맛도 있다. 어디에 뿌려도 잘 어울린다는 명성이 어느정도냐면 개 사료에서부터 심지어 풀에 섞어 먹는 실험까지 할 정도.

용기 옆면에 빼곡히 한자가 쓰여있는데, 중국인 유학생들에 따르면 번역기 수준은 아니지만 또 100% 자연스럽지도 않은 뭔가 어중간한 중국어라고 한다.

지금은 사실상 타바스코 소스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칠리 소스가 되었다. 원전이 된 시라차 지방의 남프릭과는 상당히 다르며 상단의 제품 이미지에서 광고하듯 미국의 맛으로 인식된다. 인기가 많은 많큼 온갖 짝퉁 브랜드가 넘쳐나지만, 후이 퐁에서 나온 오리지널 브랜드는 닭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것만 기억하면 쉽게 짝퉁을 피해갈 수 있다. 닭 그림은 창업자 자신이 닭띠인 점에서 유래했다. 현대 미국의 입맛은 멕시코 요리의 영향으로 점차 매워지고 있는데 스리라차는 과장을 조금 보태 케첩 수준으로 그 위상이 올라간 상태이다. 스리라차 소스를 모르는 사람이 없고 굉장히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며 여러 대중음식점에서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일부 특색있는 소규모 업체들만이 사용하는것도 아니고 도미노, 피자헛, 맥도날드, 버거킹, 서브웨이, 타코벨 같은 유명 체인에서 사용된다.

아예 스리라차 맛 아몬드도 있다. 스리라차 맛이 들어간 과자도 유행이며, 매운 맛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답게 미국에 사는 재미교포나 한국인 집에 놀러가면 거의 반드시 스리라차 소스가 집에 있을 정도라고 한다.

스리라차 소스 만드는 방법 

재료: 고추 700g, 마늘 4개(20g), 설탕 3Ts(37.5g), 소금 1Ts(18g), 물 70ml, 식초 100ml

1. 식초를 제외한 재료를 믹서기에 넣고 곱게 간다.
2. 용기에 담아 랩을 씌운채 3~5일간 어둡고 서늘한 곳에서 발효시킨다.
3. 발효되는 동안 하루에 한 번씩 깊게 휘젓는다.
4. 발효된 재료에 식초를 넣고 믹서기로 곱게 간다.
5. 간 재료를 체로 거르고 수저로 짜내듯이 누른다.
6. 빠져나온 즙을 끓여 농도를 맞추고 거품을 걷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