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사망하는 이유 '사이토카인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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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사망하는 이유 '사이토카인 폭풍'



사이토카인 폭풍이란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 감염으로 인해 면역체계가 교란되어 일어나는 급격한 면역반응. 42도를 넘나드는 심한 고열과 오한 등을 일으킨다. 사이토카인은 세포에 의해 분비되어 세포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작은 크기의 단백질을 의미한다. 사이토카인 폭풍의 경우, 주로 면역 세포에서 분비되는 염증을 유도하는 사이토카인, 즉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과발현되는 면역반응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면역체계가 세균과 같은 병원체 감염에 맞서 싸울 때, 감염 부위에서 생성되는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케모카인이 호중구나 대식세포 같은 면역 세포들을 감염 부위로 모이게 한다. 감염 부위에 상주하는 세포와 추가로 모이는 면역세포들에 의해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다량 분비되는데, 이 염증성 사이토카인 자체도 면역세포들을 자극시켜 더 많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생성하게 유도한다. 이렇게 병원체에 감염된 숙주 체내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빠른 시간에 증가하는 현상이 마치 폭풍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하여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 부른다.

병원체에 감염된 숙주가 튼튼해서 좋은 면역체계를 가진 경우, 숙주 내에서 일어나는 과도한 염증반응을 항상성유지를 통해서 염증반응 정도를 통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반대되는 역할을 하는 항-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든가...

하지만 병원체에 감염된 숙주가 약한 면역체계를 가진 경우, 염증성 사이토카인 과분비에 의한 염증 반응의 통제가 불가능해진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종류가 많은데 이들의 궁극적 역할은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염증 반응은 체내로 침입한 병원체를 없애기 위한 일련의 다양한 체내 현상 (병원체를 죽이기 위한 발열 반응, 감염 부위에 면역세포가 모여들어 부어오르는 현상, 면역세포의 수월한 통행을 위한 혈관확장 등등)을 이야기한다.

원래 염증 반응은 몸을 지키기 위한 면역반응인데 체내에서 조절이 되지 않아 사이토카인 폭풍이 일어난다면 분비된 다량의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시상하부를 자극해 42도의 고열을 일으킨다. 이때 심부의 온도가 증가하면서 체내의 중요 효소들을 이루는 단백질이 변성되고, 심각한 상황에 이른다.

다시 말하지만, 사이토카인 폭풍의 문제로 적당한 발열은 병원체의 번식과 할동을 억제하지만 조절되지 않은 과도한 발열은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는 것. 42도 가량이 되면 과장 안 보태고 뇌가 익어버릴 수 있다.

당연히 체온이 거기까지 올라가면 병원체도 제 기능을 못하지만 신체 세포들의 단백질도 변형되기 시작해 '네가 먼저 죽든지 둘 다 죽든지' 하는 총력전이 일어나게 되며, 여기서 면역계가 승리하면 사이토카인 폭풍이 잦아들면서 서서히 체온이 정상체온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정상체온으로 돌아오더라도 이미 사이토카인 폭풍의 여파로 인해 신체는 만신창이가 되어있어 다른 합병증에 취약해지며, 만약 그 상황에서 면역계가 패배한다면 면역계는 더더욱 거센 폭풍을 일으키다가 전신이 익어버리면서 사망하게 된다.

또한 과도하게 분비된 염증성 사이토카인들은 혈전 생성을 유도한다. 상처난 뒤에 생기는 피딱지가 혈관 안에 생긴다는 소리다. 혈관 내부에 생긴 피딱지인 혈전이 다량 생성되게 되면 결국 말초조직부터 차례차례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조직에 산소공급이 되지 않아), 조직이 검게 썩어가고 조직괴사가 일어난다. 더 악화되면 여러 조직에서 조직괴사가 일어나는데 이를 다발성 장기 부전이라고 한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유발한 염증은 상피에서 수포로 나타나는데 이 수포는 사지 말단에서 시작해서 머리로 몰려온다. 이때 이 수포가 눈에 도달하면 각막이 망가져 실명하게 된다. 약의 부작용으로 사이토카인 폭풍을 겪은 뒤 실명하여 약사와 소송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을 겪는 환자를 집중치료할 때 체온만큼 주시하는 것이 눈 주변의 염증이다. 이 염증이 눈꺼풀 안쪽까지 들어가면 실명 직전의 상태.

이 현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이러스(혹은 그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는 스페인 독감, H5N1 조류독감, 돼지독감, 에볼라, 홍콩에서 발생한 SARS, 그리고 2019년 12월부터 유행 중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등이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사이토카인 폭풍의 발생과 악화는 곧 패혈증 또는 패혈성 쇼크과도 일맥상통한다. 패혈증이 나타난 경우, 체내에서 일어나는 주요 현상이 사이토카인 폭풍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패혈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관련 연구자들은 위에 열심히 언급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조절하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

알러지로도 발생 할 수 있다. 면역계가 오작동하다가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더 황당한 것은 명확한 항원이 존재하지 않는 알러지가 꽤 흔하다는 사실이다. 이런 뜬금없는 알러지 반응은 멀쩡한 사람이 유언 준비하게 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