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원조 '동치미'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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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원조 '동치미'를 알아보자


2019. 5. 10.



무를 주재료로 만든 물김치. 강원도 사투리로는 '동지미'라고 한다. 서남 방언으로는 '싱거운 김치'라는 의미의 '싱건지'라고 부른다.

김치 중에서도 가장 오래 된 형태의 김치 중 하나다. 김치의 대표주자로 인식되는 빨간 배추김치보다 최소 4배 이상 역사가 오래됐다.


동치미 레시피

고춧가루를 넣지 않는 김치들 중 가장 대표적인 김치이며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다른 물김치들과 마찬가지로 시원하게 만든 국물과 함께 먹는 것이 특징이다. 국물은 따뜻하게 먹을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차갑게 먹는 것을 선호한다. 정말 맛있는 동치미는 국물에 탄산이 있다.

무를 씻은 다음 소금에 절이면 무에서 물이 나오는데, 그 때 풀을 쑤어서 물과 함께 넣어 간을 맞추고 청양고추와 파, 마늘, 생강등을 넣어 숙성시키면 된다. 김치들 중에선 비교적 간단히 만들 수 있다. 물론 간단한 거랑 맛내기는 다른지라 맛내기가 까다로운 김치이기도 하다. 젓갈도 안넣고 간도 최소한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조미료가 들어가면 맛이 금방 티가 난다. 맛을 조절하려고 조미료를 넣어도 커다란 김치통에 티스푼으로 반의 반스푼 넣는 정도이다.


동치미국물에 삶은 소면을 말아 먹으면 간단한 레시피로 환상적인 맛을 낼 수 있으며 깔끔한 국수맛과 시원한 동치미가 어우러지면 그 맛은 천하일품. 여기에 돼지고기 수육 같은 걸 곁들이면 환상이다. 특유의 시원한 맛 때문인지 막국수 등의 육수 재료로도 쓰인다.

평안도식 동치미는 육수를 넣어 동치미를 만든다. 그래서 보다 강한 신맛과 감칠맛이 있다. 냉면 육수로 평안도식 동치미를 추천한다.

또 다르게 즐기는 방법은 찐 고구마와 함께 먹는 것. 고구마를 먹다 보면 쉽게 목이 메는데 이때 동치미 국물을 마시면 그 맛이 각별하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할 때의 김칫국이 바로 동치미다. 아직 목이 메지도 않았는데 동치미 국물부터 마신다는 소리.

체했을 때 먹으면 좋다. 디아스타제같이 소화에 도움이 되는 효소가 많이 들어서인 듯. 

민간요법 중엔 연탄가스를 마시고 정신을 잃었을 때 동치미 국물을 마시면 괜찮아진다는 설이 있다. 동의보감에 '숯 연기를 들이마셔 머리가 아플 때는 생무즙을 마시라'고 한 데서 연유한다. 일산화탄소 중독이라는 점에선 유사하지만 머리가 아픈 것과 자다가 의식불명에 빠진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의식이 없는 경우 국물이 기도로 흘러 폐로 들어가면 흡입성 폐렴으로 진행되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바로 응급실로 가서 고압산소 요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외국인 10명 중 6명은 김치 중에서 백김치,동치미를 선호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백김치나 동치미에는 외국인이 김치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젓갈 비린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주 고객인 외국의 한식당은 대부분 빨간 김치 대신 동치미와 백김치를 주는 곳이 많다.

치킨 시킬 때 딸려나오는 치킨무는 동치미의 배다른 동생(?)쯤 된다. 발효시키지 않고 소금과 설탕에 듬뿍 절여서 만드는 것이 동치미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