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발견 페니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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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발견 페니실린


2014. 5. 1.

1928년, 런던의 세인트 메리병원 의과대학의 알렉산더 플레밍(Sir Alexander Fleming : 1881~1955)교수는 어떤 병의 균에 관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는 실험을 하기 위해 페트리 접시 속에서 세균을 길러 콜로니(Colony)를 만들게 했다. 보통 과학자들은 지름이 10cm 가량의 유리로 된 페트리 접시는 꼭 닫히는 뚜껑이 있어서 그 속에 세균의 먹이가 되는 물질(배양기)을 넣고 거기에 다시 세균을 넣어 번식시킨다.

플레밍은 보통의 세균배양법을 사용하였다. 부스럼이나 종기에는 세균을 채취하여 배양할 때에는 우선 백금으로 된 철사 고리를 불꽃에 넣고 달구어 그것을 붙어 있는 다른 세균 모조리 죽여버린다. 그런 다음 그 철사로 부스럼이나 종기 속의 고름을 묻혀 즉시 그 철사를 배양기의 표면에 대고 지그재그 모양으로 그으면 고름 안에 있던 세균의 일부가 배양기로 옮는데, 이 세균은 배양기 위에서 점점 불어나 수천 수만의 배양균을 만들어낸다.



우연한 발견 페니실린

배양기에 섞여 들어간 곰팡이


과학자들은 배양기를 조사할 때 외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페트리 접시의 뚜껑을 꼭 닫아두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 이유는 각양각색의 세균들이 끊임없이 공중에 떠돌고 있어 뚜껑을 열었을 때 그것들이 배양기에 떨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잘못 들어간 잡균은 힘차게 번식해서 연구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배양기를 망쳐버릴 수가 있는 것이었다.

뚜껑을 덮어두지 않으면 안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페니실린의 발견과 중요한 관계가 있었다. 오래된 빵, 치즈, 잼, 가죽 등에 잘 피는 곰팡이는 아주 작은 식물로, 많은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청록색의 푸른 곰팡이로, 페니실륨(Penicillium)이라고 불리우는 종족에 속한다. 이 곰팡이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매우 아름답고 칫솔의 자루처럼 짧고 굵은 축을 갖고 있으며, 거기에는 수많은 가느다란 가지가 솔의 털과 같이 돋아 있다. 솔은 라틴어로 '페니킬루스'라고 하는 데, 이 곰팡이의 종족명 페니실륨은 이것으로부터 온 말이다.

곰팡이는 보통 식물과는 달리 꽃이 피지 않고 열매도 맺지 않는다. 그러나 곰팡이가 성숙하면 일부의 가지 끝에 둥근 혹이 생기고 이것이 영글어 터지면 그 속에서 가루 같은 것이 나온다. 이 가루를 포자라고 하는데, 매우 가볍기 때문에 공기의 흐름을 타고 흩어져 멀리까지 이동한다.

포자가 곰팡이의 먹이 위에 떨어져서 온도나 습기가 적당하면 새로운 식물로 성장하게 된다. 곰팡이에게 가장 적절한 먹이의 하나는 배양기로 쓰이는 고기스프의 젤리이다. 그러므로 과학자들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배양기에 반드시 뚜껑을 닫아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조심을 해도 공기 중에 떠 있는 수많은 포자로부터 극소수의 것이 이 젤리 위에 묻어 들어오는 것을 막기란 어려운 일이어서 패트리 접시 속의 젤리에 곰팡이가 피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으로


어느 날 플레밍 교수는 부스럼에서 채취한 세균에 대해 실험을 하다가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되었다. 젤리에 곰팡이가 붙어 세균이 접시 가득히 번식하던 것이 곰팡이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생긴 것이다. 전에는 잘 자라던 세균의 보금자리였던 것이 이번에는 이전의 자기 자신의 엷은 그림자로 변해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플레밍은 이 곰팡이가 특별한 물질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주위로 스며 퍼져서 세균의 성장을 저지한 것이 아닌가 추리해보고 그것을 확인하고자 결심하였다.

그는 과거 어떤 곰팡이도 주위에 그런 공간을 만드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에 그것이 새로운 곰팡인지 아닌지를 밝히지 않으면 안되었는데, 조사 결과 그것은 페니실륨이라는 매우 큰 종족에 속하는 드문 변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플레밍은 우연히 일어난 이 일을 계획적으로 실현시켰다.

우선 먼저 입수한 페니실륨의 이 희귀한 변종을 배양하기 위해 그 곰팡이가 있는 페트리 접시로부터 포자를 조금 떼어 고기 스프의 젤리가 든 다른 접시에 옮겼다. 그러자 곰팡이는 점점 번식하여, 실험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곰팡이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 작업은 이 곰팡이가 여러 가지 종류의 세균에 대하여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가를 가려내는 일이었다. 그는 어떤 병의 세균을 고기스프의 젤리에 올려놓고 곰팡이의 포자를 더해보는 간단한 방법을 썼다. 곰팡이가 핀 곳의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생기면, 곰팡이가 이 병원균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는 것이었다. 그는 많은 종류의 세균에 대하여 실험을 반복하면서 어떤 세균은 곰팡이에게 공격을 받지만, 어떤 세균은 아무런 작용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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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곰팡이가 이러한 효과를 나타내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든지, 아니면 그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였다. 만일 이 물질을 곰팡이로부터 추출할 수만 있다면, 이것으로써 동물의 체내에서 병원균이 성장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그 물질을 곰팡이로부터 '단리(혼합물 중에서 하나의 원소 또는 화합물을 순수한 형태로 분리하는 일)'하고자 열심히 노력하였다. 플레밍은 이 곰팡이를 젤리가 아닌 액체의 고기스프 속에서 기른 다음 스프만 걸러 분리하였다.

그리고는 그 스프 몇 방울을 배양한 세균의 콜로니에 첨가하였다. 스프는 곰팡이 그 자체와 똑같은 세균에 적용하였다. 그는 곰팡이가 생산하는 활동물질은 고기스프의 액체에 녹아 버린다는 것을 알았는데 이것은 대단한 발견이었다. 세균의 번식을 막는 액체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액체를 오늘날에는 항생물질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영어의 '안티바이오틱'은 '안티(대항하다)'와 '바이오스(생물)'의 두 낱말에서 온 것이다.

그는 이 특별한 용액을 '페니실린용액'이라고 이름붙였다. 페니실린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곰팡이의 페니실륨으로부터 이 물질이 얻어졌기 때문이며, 이에 따라 식물에서 얻어지는 약에는 '인'으로 끝나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플레밍 교수는 페니실린을 포함한 용액을 사용하여 많은 실험을 하였는데, 인간의 혈액 속에 이것을 주사해도 위험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부터는 더욱 활발히 연구를 계속하였다.

예컨데, 여러 가지 피부의 전엽명에 대하여 실험한 끝에 효험있는 약품을 넣은 고약보다 그 효과가 훨씬 우수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플레밍은 이와 같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처음에 입수한 곰팡이를 산채로 보관하다가 사용할 때마다 필요한 분량을 번식시켰다. 이것이 현명하고 유익한 방법이었다는 것은 다음의 설명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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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우리의 페니실린 분리법

다음 과제는 용액에서 페니실린을 분리하는 일이었으나 불행하게도 플레밍은 이 일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페니실린은 특수한 물질로서, 이에 대하여 어떤 처리를 하면 즉시 다른 물질로 변해버린다. 이런 성질로 말미암아 페니실린의 연구는 오랫동안 잘 진척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1938년, 옥스퍼드대학의 하워드. W.플로우리(Howard Walter Florey : 1898~19688) 교수가 페니실린 용액을 신중히 연구하게 되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때 그는 이 연구를 시작하고 있었는데, 마침 전장에서는 병사들이 상처의 세균에 감염되어 사망률이 높아졌지 때문에 병원균의 성장을 저지할 수 있는 물질을 연구하는 일이 당장 절실하게 되었다. 플로우리는 조수들과 함께 고기 수프에서 약간의 페니실린을 분리하는 데 성공하여, 1941년 6월에는 이것을 입원중인 여섯 명의 환자들에게 실험할 수 있었다. 이 치료는 무척 성공적이었으나 불행히도 그 중 두 사람은 준비한 페니실린이 동이 나자 사망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것을 대량으로 제조하기 위해 긴급하게나마 많은 노력을 쏟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그 해가 끝날 무렵 플로우리는 미국으로 건너가 많은 과학자들과 협력하여 페니실린을 단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박차를 더했다. 미국의 제약업자가 그들 연구소를 이 분야의 과학자들에게 개방하였기 때문에 일은 크게 진척되었다. 몇 해에 걸친 활발한 연구 덕분에 페니실린을 제법 많이 분리하는 방법이 발견되어 마침내 널리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페니실린은 디프테리아, 폐렴, 패혈증, 인후염 등의 병과, 상처나 창 등의 악성 종기, 심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혈관에 주사하면 놀라운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외과 의사들은 수술할 때 감염이나 화농을 막기 위해 환자에게 투여하는데 페니실린이 이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많은 종류의 세균이 성장과 번식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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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낳은 세 가지 요소


플레밍에 의한 페니실린의 우연한 발견은 헨리 데일경에 의해 분석되었다. 그는 페트리 접시의 뚜껑을 열었을 때 새로운 세균의 배양기에 곰팡이의 포자가 떨어져 자라는 것은 조금도 놀라운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 세 가지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

첫째로 젤리 위에 떨어진 포자는 페니실륨 노다툼이라는 곰팡이의 포자였다. 페니실륨이라는 곰팡이네 수백 가지가 있으나 페니실린은 생산하는 것은 오직 한 종류뿐인데, 만일 페니실뮬 이외의 다른 종류의 곰팡이나 몇천 종의 되는 다른 족의 곰팡이 중 어느 한 가지 포자가 플레밍이 사용하였던 배양기에 떨어졌다면 아무 발견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페니실린을 만들어내는 단 한 종류의 곰팡이 포자가 희귀한 우연으로 직경 10cm의 페트리 접시 안에 뚜껑이 열린 기회를 틈타 용케 섞여 들어갔던 것이다. 둘째의 다행스런 사정은, 페니실린이 모든 종류의 세균에 두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데 플레밍이 실험을 위해서 배양한 세균이 페니실린의 작용을 받을 만한 종류였다는 사실이다. 세번째는 이 분야를 연구한 사람이 알렉산더 플레밍교수였다는 사실이다.

곰팡이가 피면 그 세균의 배양은 실패하고, 곰팡이가 핀 배양기는 예외없이 버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상한 것은 빈틈없이 찾아내는 의학적 박물학자의 안목을 가진 플레밍 교수였기에 곰팡이가 핀 곳 둘레에 종기의 세균이 없는 공간을 후광처럼 볼 수 있었다. 그가 이렇듯 100만분의 1이 기회를 포착하여 추구한 덕분에 훗날 페니실린이 사용에 의해 수만 수십만의 귀한 생명이 구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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