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갈리는 영화 '랑종' 평가 "초반은 좋았는데..."
본문 바로가기

영화.도서.문화.공연

호불호 갈리는 영화 '랑종' 평가 "초반은 좋았는데..."

랑종의 초기 시사회의 후기들은 평가가 꽤나 갈리지만, 대체로 공포감이 상당한 영화라는 초기 평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빙의된 밍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는 장면과 퇴마 의식 장면인 후반 1시간의 공포가 꽤나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배우들의 연기는 호평을 받고 있으며, 특히 신인 배우이면서도 후반부에 트라우마가 생길 수준의 악마적 연기를 보여준 밍 역의 나릴야 쿤몽콘켓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종 감독의 전작인 셔터와 달리 점프 스케어가 주력인 영화가 아니라 나홍진 감독의 전작 곡성처럼 기괴한 비주얼과 음산한 분위기로 관객에게 불쾌한 감정을 전달하며 숨통을 조여오는 영화에 가깝다. 때문에 이런 류의 공포감보다 컨저링 유니버스 작품들이나 곤지암처럼 점프 스케어를 통해 말초적인 공포감을 자극하는 류의 공포 영화를 선호한다면 생각보다 무섭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기자는 이를 두고 '곡성' 빼고 노잼 넣은 '랑종' 이라며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유료 시사회 이후 인터넷에 올라오는 일반 관객들의 평은 상당히 호불호가 갈린다. 호평의 경우는 숨통을 조여오는 긴장감과 빙의된 밍이 상당히 무서웠다고 말하는 반면 혹평의 경우는 대부분 '평론가들이 호들갑 떤 것에 비해 무섭지는 않고 불쾌한 장면만 많았다.', '일부 배우의 연기가 거슬렸다', '바이럴 마케팅이다'라는 평.

혹평 측에서는 전반부의 분위기가 인간극장 같이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라 지루했으며, 공포영화의 클리셰적인 연출이라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발암 캐릭터들이 많고 퇴마의식에서 정신나간 인선배치 등 후반부 이야기의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발암유발과 허술한 개연성은 주조연 캐릭터를 가리지 않는데, 노이는 의심으로 인해 제멋대로 행동해 판을 돌이킬 수 없이 키워버리며,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는 사람이 누가 봐도 딸이 악령에 들렸는데 구마의식은 고사하고 성직자를 부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카메라 시점을 제공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진들 역시 사태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데도 말도 없이 촬영에만 열중하는 갑갑한 모습을 보인다.

마닛 부부가 특히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많이 저지르는데, 밤마다 돌아다니며 폭력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밍과 같은 집에서 아기와 함께 지내는 것부터가 납득이 가기 어렵다. 이미 노이를 폭행하는 등 사람을 공격한 적이 있으며 카메라로 밍의 이상한 행동을 확인하고도 방 문에 잠금장치조차 걸지 않고 계속 같은 집에서 생활하는 데다가, 심지어 뒤늦게 설치한 잠금장치가 소용이 없어 아이 납치, 살해 위협 등을 받았음에도 퇴마의식 날까지 같은 집에서 지낸 것으로 보인다. 마닛의 아내가 최후반부 밍의 방문을 여는 장면은 가장 큰 발암 장면. 이미 요람을 확인하고도 아이가 없다고 말하는 장면을 보면 정황상 아내는 모종의 수작질로 정상이 아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아내 본인의 잘못은 어느정도 참작이 가능하다. 문제는 아내 본인보다는 절대 열어서는 안 된다는 문 앞을 어리숙한 퇴마사와 카메라맨 한 명씩만 배치하고 아이와 엄마까지 두는 영문을 알 수가 없는 인선. 이 퇴마사의 트롤링이 특히 심각해서 밍이 연기를 시작하자 마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휘둘리더니 마닛의 아내 한 명도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

님이 자꾸 말을 돌리기만 하고 설명을 하지 않아 일을 키우는 부분도 비판이 많은데, 님의 경우 엔딩 직전 인터뷰에 의하면 바얀 신에 대한 불신으로 해결 방법을 생각하며 심신을 정리 중이었을 수도 있다. 밍의 상태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계속 확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또한 작중 등장하는 소재들이 너무 자극적이라 구역질이 났다는 평도 존재한다. 초반부에 페이크 다큐멘터리라 핸드헬드이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으면 심할 수 있으며, 후반부 화면연출이 유치하다는 혹평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