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격 급등, 기후 변화와 트럼프 정책이 불러온 위기

전 세계 커피 애호가들이 직면한 현실은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커피 원두 가격이 급등하면서 아메리카노 한 잔, 집에서 마시는 인스턴트 커피까지 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원두 가격의 급등은 지난 50년간 보지 못한 수준으로, 커피 업계에선 심각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주요 커피 브랜드들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이 가격 상승이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 부족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정책, 특히 관세 부과 위협 등으로 촉발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커피 한 잔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소비자와 기업 모두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원자재 비용의 급등이다. 아라비카 커피 원두는 지난해 대비 95% 상승했으며, 로부스타 커피 원두 역시 같은 기간 73% 급등했다. 런던에서 거래되는 로부스타 커피 선물 가격을 살펴보면, 2023년 2,040달러에서 2025년 2월 초에는 5,631달러로 무려 2.5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러한 가격 급등의 배경은 기후 변화가 주요 커피 생산지에 미친 영향 때문이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커피 생산지인 브라질은 지난해 여름부터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며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또한, 로부스타 커피 원두의 최대 공급국인 베트남은 가뭄과 해충 피해, 태풍 등 세 가지 큰 재난을 겪으며 커피 나무의 대규모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커피 공급망이 불안정해졌고, 가격은 급등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정책, 특히 관세 부과 위협이 커피 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26일, 콜롬비아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불과 9시간 만에 이를 철회했다. 비록 실제 관세는 부과되지 않았지만, 그 발언만으로도 커피 시장에는 혼란이 일었다. 이로 인해 커피 원두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패닉 바잉 현상이 일어났고,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미 물가 상승에 따른 예산 압박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필수 품목을 사재기하는 현상이 확산되었고, 커피도 예외가 아니었다. 유럽 국가들 역시 커피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커피 원두 가격을 더욱 부풀리게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커피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US 달러 환율의 변동성과 맞물려, 생산비 상승, 수출 문제, 환율 압박 등이 결합되며 커피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커피 생산의 장기적인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기후 변화로 적합한 재배 지역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라비카 커피는 고산지대에서 기온 차이가 큰 지역에서 잘 자라는데, 지구 온난화로 이러한 지역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기온 상승과 불규칙한 날씨 패턴, 폭우와 가뭄 등으로 인해 커피 재배에 적합한 토지가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2050년까지 브라질, 중미, 동남아시아, 인도 등 커피 생산지의 약 절반이 더 이상 커피 재배에 적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산량 감소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많은 커피 농부들이 고무나무나 과일 농장 등 대체 작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커피 농장의 수를 줄이게 되고, 결국 더 높은 가격을 고착화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커피 산업의 리더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인식하고 있지만, 가격 인상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데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 커피 소비가 급증하는 시장에서는 가격 인상이 소비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커피 업계는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그늘에서 자란 커피'라는 농업 방식이다. 이 방법은 큰 나무 아래에서 커피를 재배하여 더 시원하고 안정적인 마이크로클라이밋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성공한다면 도심의 그늘지기에서도 커피 생산이 가능해져 공급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커피 대체품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커피의 맛을 모방할 수 있는 다른 농작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체 품목들이 글로벌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대규모로 생산될 수 있는 시점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원인 해결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의 억제가 커피 재배 지역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공급을 보장하는 데 핵심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의 무역 정책과 같은 무역 불안정성도 억제되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커피 애호가들은 점차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으며, 커피 산업은 환경적, 경제적 압박을 해결하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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