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피어싱 공무원 감봉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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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피어싱 공무원 감봉 사건

역사적으로 한국에서 문신은 범죄자의 상징이란 인식이 강해 조폭을 제외하면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으나, 인터넷의 보급이 활발해진 2000년대 이후, 문신한 운동선수와 연예인들의 미디어 노출이 늘어난 결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널리 보급되었다.

문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줄어든 결정적인 계기는 몇가지 있는데 하나는 2003년 안정환이 골을 넣어 상의를 벗는 셀레브레이션을 할 때 팔 위쪽에 새긴 문신이 드러난 것이다. 안정환은 한쪽 팔에는 십자가 문신을, 다른 한쪽 팔에는 아내에게 사랑을 맹세하는 문신을 새겼다. 문신의 의미도 건전한 것이어서 이를 따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를 계기로 문신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 하나는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의 문신 공개인데 당시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레터링 문신을 새겨 화제가 되었으며, 거부감이 드는 그림이나 글귀가 아닌 미적으로도 뛰어나고 그 내용도 건전한 글귀인 탓에 많은 젊은이들이 레터링 문신을 많이 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레터링 문신을 새기는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많다.

그러나 한번 새기면 쉽게 지울 수 없다는 문제, 그리고 폭력 조직과 양아치의 상징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입지는 여전히 넓지 않다. 문신한 이들을 문신충이라며 비하하는 멸칭까지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 문신을 하였다고 방송에 출연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2014년 방송심의기준에 따르면 문신의 직접적인 노출은 불허된다. 지상파의 경우 타투 노출은 절대 금지다. 방송에서 뜬금없이 테이핑을 하고 나오거나 토시를 하거나 푹푹찌는 여름에도 긴팔을 입고 나오거나 신체에 모자이크 처리가 되는 연예인들은 십중팔구 이것 때문이다. 그리고 타투 가린답시고 하는 테이핑이나 모자이크 자체도 미관상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솔직히 가려도 시청자들에게 위화감을 주기는 마찬가지이다.

문신을 시술받은 사람은 경찰공무원임용령 시행규칙 제34조 제7항 별표5항에 의거하여 경찰공무원 시험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를 불합리한 차별로 보고 시정권고를 하였지만 경찰서 측에서는 시민에게 신뢰있는 경찰관이 되기 위해서 용모가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대부분의 문신 시술이 불법으로 이루어지므로 불법행위를 한 자에게 치안권을 맡기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 그리고 문신을 한 자는 과거 비행행위를 한 자가 많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충동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거부하였다. 전반부의 주장에 반박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으나, 문신과 범죄와의 유력한 인과관계를 입증해주는 논문이 2004년 당시에도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신력 없는 논문을 끌어왔다고 여러모로 공격을 당한 바 있다.

위와 같은 문신에 관한 여러 논쟁의 참 거짓 여부와 관계 없이, 사회 일반의 시선이 곱지 않은 관계로 문신을 한 사람은 용모를 보는 직업에 있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군 입대에서도 신체에 일정비율 이상 문신이 있으면 병역이 면제되는데 그 기준을 넘지 않더라도 일단 문신이 있으면 장교나 부사관 같은 간부임용시험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가 있고 현역병이라면 관심병사로 주시받을 확률이 높다. 이외에도 직업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과 비교하면 별 것 아닌 일이지만, 이레즈미 문신처럼 휘황찬란하고 용이 여러마리 가득한 문신을 했다면 동네 목욕탕이나 수영장 이용도 못하게 될 수가 있다.

아직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꽤 당분간은 한국에서의 문신의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굳이 옷을 벗겨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부위의 문신이라면 모를까,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주 보이는 부위, 예를 들어 얼굴이나 목, 셔츠를 입어도 보이는 팔 등에 문신이 있다면 웬만한 사기업이라도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 아직까지는 기성세대가 각 회사에서의 고위급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이 고위급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문신에 대한 이미지가 급격하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평생 먹고 살 컨텐츠가 없어서 향후 회사에 들어가고 싶거나 공무원이 되고 싶다면 반팔을 입어도 다 보이는 부위의 문신이나 오해를 살 수 있는 디자인의 문신은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