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랭크 2014 '똘끼충만한 천재 뮤지션'
본문 바로가기

[영화] 프랭크 2014 '똘끼충만한 천재 뮤지션'


2017. 2. 12.

유명한 뮤지션이 되고 싶지만 곡 쓰는 재주는 영 없는 존(도널 글리슨 분)이 어쩌다보니 똘끼 넘치는 밴드에 합류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항상 탈을 쓰고 다니는 천재 음악가 프랭크와 그 옆에 쌍둥이처럼 찰싹 붙어다니는 클라라, 살짝 돈 프로듀서 돈, 프랑스 남자, 대사 5줄 정도 있는 여자 드러머, 그리고 존이 밴드 멤버이다. 밴드의 이름은 Soronprfbs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취향 저격이다. 많은 영국의 상영물들이 그렇듯 덕질하기에 딱 좋으며, 취향 확실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몽땅 집어넣었다. 그렇다고 해서 마니악한 영화는 전혀 아닌데, 국내 상영관이 많지 않은 점은 아쉽다. 딱히 이슈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애초에 국내 흥행은 어려웠던 모양인가보지만. 하지만 본인이 이쪽을 좋아한다면, 절대로 보고 나서 후회할 일은 없다.

영화의 주인공의 이름 '프랭크(작중에는 성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실존인물인 프랭크 사이드보텀(Frank Sidebottom)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프랭크 사이드보텀은 영국의 코미디언 크리스 시비(Chris Sievey)가 무대에서 활동했던 캐릭터의 이름인데,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탈을 쓰고 우스꽝스러운 노래를 하며, 7~80년대 더 프레시스(The Freshies)라는 밴드의 프런트맨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2010년을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영화의 내용은 100% 픽션이며 사실과 무관하다고 감독이 밝히고 있으나, 감독이 실제로 더 프레시스에서 키보디스트로 활동한 전적이 있다고 하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서 이 영화를 크리스 시비에게 헌정하고 있으니 영화를 볼 생각이라면 유심히 살펴보길. 재밌게도 마이클 패스벤더와 자주 엮이는 제임스 매커보이의 영화 《필스》에 아주 잠깐 등장한다.


잘 만든 '영국 코미디 음악 인디 영화'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 똘끼 있고, 블랙 유머로 가득하고, 영상미가 아름답고, 음악도 취향에 따라서 좋다. 평단의 평도 좋은 편이고 국내 팸플릿에 따르면 "모든 것이 유니크하다", "마이클 패스벤더의 연기는 마스터 클래스 경지에 올랐다", "완전히 미쳤다, 하지만 찬란하게 빛난다" 등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