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채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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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채식주의자


2017. 1. 2.

2007년 출간된 한강의 소설으로, 작가에게 맨부커상을 안겨준 작이다.

한국에선 몽고반점에 호평을 내리는데 반해 채식주의자가 선택된 것에 대해 의문이 들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영역본 소설이 통합되어 나와 연작의 첫번째인 채식주의자를 그 타이틀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연작 3부작(The Vegetarian)이 통합돼서 183쪽으로 247쪽의 원서보다 쪽수가 적어졌다. 그런데 이 버전의 경우 시점과 문체가 다른 3부작을 합쳐놓다 보니 줄거리가 진행되는 도중 갑자기 문체가 바뀌어 다른 소설로 넘어가는 듯 하다거나 내용이 끊기는 느낌이 든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영어 번역에 대해서 현지인들의 감수성에 맞춰 적절히 의역을 했고, 번역이 아니라 원래부터 영어로 쓰인 듯 문장이 자연스럽다는 평이 많다. 이러한 점이 맨부커상 수상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말도 나올 정도. 하지만 면밀히 비교해보면 의역으로 허용할 만한 범위를 넘어선 오역들이 꽤 있다. 특히 문장의 주어를 혼동해 완전히 엉뚱한 내용으로 바꿔버리기도 했는데, 번역자가 한국어의 문장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2010년에 영화화된 적이 있으나 평은 좋지 않다. 

그런데 정부에 의해 이 책이 사상검증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사상검증으로 불이익을 받은 책은 한강의 다른 작품 소년이 온다 이다

폭력성에 대한 거부가 느껴지는 소설로, 허무와 결핍을 소재로 한 탐미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사회적 제약에서 시작하여 인간의 한계까지 넘어 식물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주인공과 그 주변과의 충돌을 그리고 있다.

'연작 소설' 이라는 틀이 말해주듯, 세 편의 이야기가 하나의 캔버스 위에서 그려진다. 고기를 거부하기 시작한 여자의 이야기 '채식주의자', 그 여자가 가진 몽고반점에 강렬한 끌림을 느끼는 남자의 이야기 '몽고반점', 그리고 이카루스처럼 초월하려다 인간으로서 파멸하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한 여자의 이야기 '나무 불꽃' 으로 구성돼 있다.

세 이야기의 핵심 인물은 '영혜' 이다. 영혜는 과거의 기억과 꿈을 통해 자신이 '목구멍에 생명들이 걸려 남아있어 답답한' 존재임을 자각하게 되고, 육식에 대한 혐오로 시작해 생명에 대한 폭력 자체를 거부하게 되며, 마지막엔 다른 생명을 죽여야 살아갈 수 있는 동물로서의 자신을 초월하려 발악한다.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 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아직 괜찮은 거야. 그런데 왜 자꾸만 가슴이 여위는 거지." 
-채식주의자 내용 中-




채식주의자 줄거리
겉보기엔 평범하다못해 무미건조하지만, 고집이 세고 다른 이를 해치지 않으려는 성격인 '영혜' 는 마찬가지로 무미건조한 남자의 아내이다. 하지만 어느 날 영혜는 피가 뚝뚝 흐르는 생육을 먹는 끔찍한 꿈을 꾸게 되고, 고기를 아주 멀리하게 된다. 집에 있는 고기란 고기는 다 치우고, 남편에게는 "몸에서 고기 냄새가 난다" 며 잠자리를 거부하기도 한다.

영혜는 어릴 적 자신을 문 개가 아버지의 오토바이에 묶여 끌려다니다 거품을 물며 죽어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어릴 적 영혜는 그 개로 만든 고기를 아무렇지 않게 먹었었다.

영혜의 꿈은 점점 '고기를 먹는 것' 에서 떠나, 누군가가 누군가를 때려서 살해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고기를 거부하는 영혜는 사회적인 시선의 압박을 받으며 점점 눈에 띄는 행동을 싫어하는 남편의 심기를 건드리고, 보다못한 남편이 그녀의 가족들을 불러 그녀에게 고기를 먹이려 하다 그녀가 자해를 하게 만들고 만다. 이 사건으로 가족은 풍비박산 나고 영혜는 병원에 들어가게 된다. 병원에서는 어머니가 달여준 한약이나 고기마저 발악적으로 거부하고, 벤치에서 가슴을 드러낸 채 앉아있다가 새를 잡아다 그 피를 핥아먹는 등 남편으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결국 남편은 영혜를 버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