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반전영화 "뷰티풀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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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반전영화 "뷰티풀 마인드"


2017. 1. 1.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론 하워드 감독, 러셀 크로우 주연의 영화이다. 1949년 27쪽짜리 박사 논문 하나로 150년 동안 지속되어 온 경제학 이론을 뒤집고 신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천재 수학자 존 포브스 내시의 이야기를 담은 실비아 네이사(Sylvia Nasar)의 전기 《뷰티풀 마인드 A Beautiful Mind: The Life of Mathematical Genius and Nobel Laureate John Nash》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2002년 제59회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러셀 크로우), 여우조연상(제니퍼 코넬리), 각본상(아키바 골드만)을 수상하였다. 제74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작품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감독상(론 하워드)·여우조연상(제니퍼 코넬리)·각색상(아키바 골드만)을 받았다.

줄거리 (스포 없음)

40년대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프린스턴 대학교 대학원. 시험도 보지 않고 장학생으로 입학한 웨스트버지니아 출신의 한 천재가 캠퍼스를 술렁이게 만든다. 너무도 내성적이라 무뚝뚝해 보이고, 오만이라 할 정도로 자기 확신에 차 있는 수학과 새내기 존 내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뛰어난 두뇌와 수려한 용모를 지녔지만 괴짜 천재인 그는 기숙사 유리창을 노트 삼아 단 하나의 문제에 매달린다. 바로 자신만의 '오리지날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 그는 자신의 단 하나밖에 없는 단짝 친구 찰스와 어울리며 점점 다른 학생들과는 멀어져간다. 어느 날 짓궂은 친구들과 함께 들른 술집에서 금발 미녀를 둘러싸고 벌이는 친구들의 경쟁을 지켜보던 존 내시는 섬광같은 직관으로 '균형이론'의 단서를 발견한다. 1949년 27쪽 짜리 박사 논문을 발표한 20살의 청년 존 내시는 하루 아침에 학계의 스타로, 제2의 아인슈타인으로 떠오른다.




이후 MIT 교수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정부 비밀요원 윌리엄 파처를 만나 냉전시대 최고의 엘리트들이 그러하듯 소련의 암호 해독 프로젝트에 비밀리에 투입된다. 거대한 비밀 창고로 소개되어 들어가보니 사람들이 온갖 기계들을 붙잡고 마치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처럼 비밀 첩보수집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 그는 이곳에서 특수 칩이 부착된다. 이후 그는 잡지, 신문 등의 대중매체를 샅샅이 뒤지며 그 안에 숨어있는 소련의 비밀 암호를 알아내어 해독내용을 작성한 보고서를 지정된 저택 내부의 우편함에 넣고 돌아오는 일을 계속 한다. 그는 이 작업을 계속 할 수록 여러 이상한 일들과 마주하지만 정작 그를 당황케 한 것은 몇 만개의 암호가 아닌 사랑이란 인생의 난제였다. 자신의 수업을 듣던 물리학도 알리샤와 사랑에 빠진 그는 난생처음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둘은 행복한 결혼에 골인한다. 알리샤와의 결혼 후에도 존은 윌리암과의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수행한다. 하지만 점점 소련 스파이가 자신을 미행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존. 목숨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아내에게 끝까지 자신의 일을 비밀로 하지만, 자신의 영혼의 빛이 점점 꺼져가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데...



영화 상세내용 (영화 안보신분들은 스포 주의)

존 내시는 정신분열증(공식적으로는 조현병이라고 부른다)이 발병, 대학원 시절부터 방치(외부의 도움이 있긴 했으나 정작 도움이 되진 못했다.)되어 계속 악화되고 있었다.

앨리샤와 결혼한 존은 파처가 시킨 암호해독 결과물을 우체통에 넣고 오는길에 추적을 당한다며 파처의 차에 타는데, 총격전을 겪고 일종의 셸 쇼크를 겪은 모습으로 집에 돌아온다. 존은 이후 파처에게 "아내가 임신했고 나도 힘들어서 이 짓 더는 못해먹겠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파처의 싸늘한 대답에 존은 24시간 살해위협을 받는듯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 결과 아내도 슬슬 걱정이 생긴다. 그리고 하버드 대학에서의 국제 학술대회에서 하버드 교수가 된 찰스가 조카를 데리고 보러 온 특강에서 리만 가설에 대한 강의를 하는데, 거기서 소련의 특수요원들이 자기를 잡으러 오는 것을 느끼자 강의를 하다말고 도망치지만 알고보니 그를 잡으려는 사람은 정신과 전문의였다.

주치의 로젠 선생을 소련의 스파이로 생각하고 소련에서 자기를 해치려 든다고 생각하며 격렬히 저항하던 존은 엉뚱하게도 정신과 상담실에서 찰스를 본다. 찰스는 존을 도와줄 수 없어 괴로워하는 표정으로 보고만 있는데, 그걸 본 존은 굉장한 배신감을 느끼며 찰스까지 소련 스파이로 여긴다. 그런데 존이 끌려간 상담실에는 주치의와 존 단 둘만 있었다. 찰스는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사람인 것. 게다가 앨리샤가 정신병원에 감금된 존을 걱정해서 로젠 선생과 상담을 했는데, 미국 정부의 높으신 분들과 관련된 얘기를 듣고 존이 일하는 연구실에 난입한다. 앨리샤의 눈 앞에 펼쳐진 존의 사무실의 실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과대망상 정신병자의 방이었다. 온갖 암호 해독과 신문기사 등등이 오려진 방의 모습에 같이 들어간 동료들마저 경악했을 정도. 앨리샤는 이어서 존이 드나들었다는 시설에 가서 존이 해독한 결과물이 든 우체통을 찾았지만, 결과물들은 전부 그대로 있었다. 이를 보고 앨리샤는 정신병원에 면회를 가서 사실을 알려주지만, 존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여 뛰쳐나가고, 자기 팔 속에 삽입된 스탬프가 있을거라고 자해까지 하지만, 기계는 전혀 없었다. 앨리샤의 말대로 윌리엄 파처는 물론 파처가 말해준 국가 기밀이니 소련의 핵무기니 하는 것들은 정말로 존의 망상이었다. 찰스 허먼? 애초에 존이 쓰던 기숙사 방은 1인실이었다. 결국 의료진은 인슐린 혼수요법을 감행하기로 결정하고, 그 치료를 지켜보던 앨리샤는 온몸이 발작으로 격렬히 떠는 존을 차마 눈뜨고 바라보질 못한다.

이후 약을 주기적으로 복용하지만 자기가 도전하던 리만 가설 문제는 진전이 없다. 골초였던 친구가 왔을 때 담배를 권하고 토끼가 있으니 조심하라니 해서 친구를 놀리는 개드립도 친다. 하지만 약 때문에 수학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자 삶의 의미를 잃은 존은 아기가 우는데 달래줄 생각은 않고 멍때리는등 일상에서 넋이 나간 모습으로 일관하고, 앨리샤는 그와 성관계라도 해보려고 하지만 존은 약 때문에 발기부전이라도 온건지 잠자리를 피한다. 존은 그런 존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혼자 화장실에서 거울을 깨부수고 절규하며 펑펑 우는 앨리샤를 보며 죄책감을 느끼지만, 그 후 아내가 직장 근무시간을 늘리며 신경을 덜 쓰게 되자 존은 담배도 피우고 몰래 약도 끊게 된다. 그 결과 눈에 온갖 숫자와 암호들이 눈에 들어오며 리즈시절로 돌아간 느낌을 받지만 어느새 파처가 존 곁으로 다가온다. 존은 로젠 선생이 파처는 허상이라고 알려줬다면서 파처의 제안을 거부하지만, 파처는 "심리학따위 다 개소리야!'라며 돌팔이 말을 믿느냐며 존을 갈구고 동네 창고에서 요원들이 다시 일을 시작했다며 존을 안내한다. 옛 일은 없던 걸로 해줄테니 잘해보자고 설득하는 피처를 보며 존이 안도하며 하는 말이, "다행이다, 당신이 현실이 아닐까봐 걱정했어요..." 존은 그렇게 동네 창고에서 몰래 암호 해독을 시작한다.

그러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느 날, 존은 앨리샤 대신 아기를 목욕시키게 된다. 그러나 존에게 아기를 맏긴 앨리샤는 빨래를 걷다 말고 때마침 이상한 라디오소리에 이끌려 들어간 창고에서 존의 연구실에서 봤던 그 지옥 같은 광경을 다시 보게 된다. 이게 존의 행동임을 직감한 그 순간 앨리샤는 아기를 존이 맡아놓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뛰어들어온다. 예상대로 찰스가 대신 아기를 돌봐 준다는 환상을 본 것 때문에 아기는 익사하기 직전이었고, 환상에 빠진 존은 파처의 환상까지 보게 된다. 아연실색하여 주치의에게 전화하는 앨리샤를 막다가 폭력까지 가할 정도. 앨리샤는 공포에 질려서 아기를 안고 친정으로 가버리려 하나, 파처와 찰스의 앨리샤를 죽이라는 명령에 시달리던 그 순간 존의 눈에 찰스의 조카 마시가 눈에 띄고, 존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며 "마시는 나이가 들지 않아!!"라며 앨리샤의 차를 가로막는다. 존이 드디어 자신의 환각증상을 확실히 인식한 것이다. 

이후 존은 입원을 거부하지만 앨리샤의 호소로 마음을 고쳐먹고, 대학 시절 바둑 대결에서 자기를 발랐던(...) 동료를 찾아가 자기가 치료를 받으려고 하는데, 이 때에도 찰스의 환청에 시달린다. 연구실도 필요없이 도서관에서 연구할테니 따라다니면서 청강이라도 하면 안되냐고 묻고 친구도 흔쾌히 받아들이지만, 바로 다음 장면은 도서관에서 쫓겨나서 뜬금없이 남들이 보는 앞에서 파처와 주먹다짐을 하고 있는허공에 주먹질을 하다가 친구에게 끌려나가는 존의 모습.  찰스와 마시는 존이 동료 교수들의 강좌를 청강하려는 길에 끼어들어 말을 걸지만, 존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다. "그간 친한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지만 더 이상은 너랑 얘기하면 안된다"고.

존에게 다가오는 환각 인물들의 공격이 점차 심해지고 존 또한 점점 나이를 먹어간다. 나이를 먹어 장년기에 접어들고 그의 증상은 굉장히 호전된다. 환각은 종종 나오지만 더 이상 적대적으로 나오지도 않는다. 학생들도 유명한 이론을 제창한 명교수를 대하는 자세로 그를 대하고, 학생들끼리 농담도 주고받을 정도로 호전되었다. 영화 최후반부 교수가 되어 강의가 끝나고 강의실을 나설때 자신을 찾아온 낯선 사람을 가리켜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진짜인가?"라며 농담까지 할 정도가 되었다. 이후 존은 그가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했던 "오리지날 아이디어", 즉 새로운 경제학 이론인 비협력 게임 이론을 인정받으며 다른 교수들의 "만년필 의식"을 받고 노벨경제학상 수상 연설에서 앨리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영화 최고의 명대사가 흐른다.

"전 언제나 숫자를 믿어왔습니다.
추론을 이끌어내는 방정식과 논리를 말이죠.
하지만 평생 그걸 연구했지만,
저는 묻습니다.
무엇이 진정한 논리입니까?
누가 이성을 결정하는 거죠?
저는 그동안 물질적 세계와 형이상학적 세계, 비현실 세계에 빠졌다가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관객석의 엘리샤를 바라보며) 
전 소중한 것을 발견했어요.
그건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발견입니다.
어떤 논리나 이성도 풀 수 없는 
사랑의 신비한 방정식을 말입니다.
난 당신 덕분에 이 자리에 섰어요.
당신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내 모든 이유는 당신이오.
감사합니다."



참고로, 환각으로 보이는 인물들은 시상식에도 따라왔다고 한다 ㄷㄷㄷ..

-기타 여담

아내 앨리샤(Alicia Larde)는 영화처럼 끝까지 함께해주지는 않는다. 현실은 시궁창...까지는 아니고, 존이 조현병 치료를 시작한 초기에 힘겨운 삶을 견디지 못하고 1963년 이혼했다가 1970년부터 다시 동거하고 2001년에야 정식으로 재혼한다. 또한 아내를 만나기 전에는 범죄로 여겨져서 처벌의 대상이 되었던 동성애 혐의로 인해 일하던 연구소에서 파면되기도 했고, 그와 별개로 박사 논문의 게임 이론 연구가 워낙 강렬했기에 필즈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하필 그때 정신병원에 들어가는 바람에 호전을 보일 때는 이미 필즈상 나이제한인 마흔을 훌쩍 넘겨버려서 필즈상은 날아갔다(...) 그리고 노벨상 수상 때도 그는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았다. (감동의 시상식 씬 역시 허구) 또한 스크린 영화의 특성상 영화 속의 환각증세는 환상으로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눈으로 보이는 인물들은 아니고 환청이었다고. 또한 영화에서도 언급되지만 실제 존 내시가 도전하다가 골로 간 그 문제인 리만 가설은 수학사 최악의 난제로 꼽히는, 밀레니엄 문제의 한 문제로, 내시 말고도 수많은 수학자들의 인생을 골로 보낸 희대의 난제로 꼽힌다. 내시가 정신병원에 들어간 뒤로 수학계에서는 한동안 "그거 풀다가 나도 쟤처럼 미치는거 아냐?" 하며 리만 가설에 대한 논의를 꺼리는 풍조가 이어졌다고(...).

존 내시는 2015년 5월 19일, 필즈상 다음가는 수학계의 권위있는 상인 아벨상을 노르웨이에서 수상하여 필즈상을 못받은 한을 풀었으나... 5월 23일 미국으로 귀국하여 귀가 도중 교통사고를 당해 부인 앨리샤와 함께 현장에서 사망했다. 많은 이들은 이 비보를 듣고 다시금 영화에서 아내가 보여준 헌신적인 사랑을 떠올리며 고인을 애도했고, 이제는 중년이 된 주연배우 러셀 크로우 또한 SNS에서 조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