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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아이린 갑질 사건

2020년 10월 20일, 에디터 A씨는 SNS에 자신이 당한 갑질을 털어놓았다.

한 연예인이 폭언과 갑질을 했고, 15년을 업계에서 일한 A씨조차 약 20분 만에 울 정도로 심했으며, 정작 갑질을 한 그녀는 사과도 없이 그냥 현장에서 떠났다는 내용이었다. 만약을 위해 당시 상황을 녹취했다는 내용도 덧붙여져 있었다.

에디터 A씨는 해당 글에서 연예인의 이름을 분명하게 드러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글 끝에 해시태그로 #Psycho, #Monster가 달려 있었다. 그래서 네티즌 사이에 최근 동명의 곡으로 유닛 활동을 했던 아이린 또는 슬기를 향한 글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에 레드벨벳 팬덤은 과거 A씨가 아이린을 만나서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근거로 '처음 만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 팬덤과 네티즌이 갑론을박을 벌일 무렵 A씨가 폭로 이후 해당 게시물을 지운 정황이 드러났다.


수줍게 핀 작은 장미꽃 같던 소녀. 인터뷰를 이제야 읽었다. 더 따뜻하게 대해줄 걸 생각했다. 마지막에 나눈 내 장난스럽고 한걸음 떨어진 인사와 작은 송이 소녀가 건넨 작은 목소리, 눈 인사가 떠올랐다. 맑은 하늘도 자주 보고 바쁨 중간 중간 그네 탈 시간도 생기길, 작은 송이가 큰 송이가 되길. @gq_korea @jangwoochul #redvelvet #irene
<에디터 A씨가 SNS에서 삭제한 글>


아이린에게 호감을 표했던 글은 2016년에 올라왔다. 당시 레드벨벳은 데뷔 만 2년이 되지 않은 신인이었다. 베테랑 스태프였던 A씨에게 예의바르게 대할 수밖에 없었던 입장이 아니냐는 반론도 있었지만 올해 7월에 쓴 A씨 글을 보면 그 무렵까진 두 사람 사이에 별 일이 없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행복이란 몰까? 몰까? 안정적인 삶은 몰까? 난 여전히 존재해
<에디터 A씨가 SNS에서 수정한 글>



이런 이유로 폭로 당사자가 아이린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아이린이 본인 SNS에 사과문을 올리면서 A씨가 지목한 인물이었다는 게 확인되었다. 이후 A씨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돌리고 아이디도 바꾼 것으로 보아 양자간 합의를 통해 사건을 마무리 지었으며, 녹취록은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0월 22일 오후 9시경, 아이린 본인이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렸다.

아이린입니다.

저의 어리석은 태도와 경솔한 언행으로 스타일리스트 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함께 노력해주신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는데 성숙하지 못한 행동으로 큰 상처를 드린 점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니 저의 부족한 언행이 많이 부끄러웠고 스태프분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겠습니다.
부족한 저를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과 이번 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아이린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문 전문>


갑질은 한국 사회에서 대중들의 공분을 사는 대표적인 행위이다. 한진그룹 같은 재벌도 갑질 논란에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고, 폐쇄적인 군대, 공무원 사회에서도 심각한 갑질이면 논란이 터진다. 즉 이번 사건은 성별과 계층, 직업 간 평등이 중요한 이슈가 된 한국 사회의 역린을 건드렸다. 과거 갑질논란이 터졌던 서인영을 생각해보면, 아이린의 향후 연예계 활동에 타격을 주리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올해 7월에 일어났던 AOA 지민 권민아 괴롭힘 논란 때문에 아이돌계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불과 3개월 만에 아이돌과 관련된 논란이 다시 터졌다. 모두 인성과 관련된 논란이였기 때문에, 차후 기획사들에서는 소속 아이돌의 인성 교육을 더욱 중요시 할 것이라는 예측이 존재한다.

레드벨벳은 1년 만에 정규앨범으로 돌아올 예정이었으며, 재계약을 앞둔 중요한 상황이였다. 따라서 해당 사건이 그룹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사건 며칠 후인, 10월 24일에는 '2020 한국문화축제' 온라인 팬미팅 라이브가 예정되어 있었다. 허나 해당 논란 때문에 SM은 주최 측에 불참 의사를 전달했으며, 결국 행사 참가취소되었다.

그렇다고 SM이 물의를 일으킨 소속 연예인을 밀어준 것은 절대 아니고 오히려 방치를 해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강인은 사건 이후 슈퍼주니어 활동에 아예 불참했으며, 결국 스스로 슈퍼주니어를 탈퇴해서 SM을 나갈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물의를 일으킨 SM 연예인들도 별 다를 것 없이 활동을 못하거나 위축되었다. 아이린도 이렇게 될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

몇몇 팬은 레드벨벳을 4인조로 재편하자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레드벨벳이 4인조로 재편되면 아이린은 랩 담당이기 때문에 보컬 측면에선 예리의 랩파트가 좀 더 늘어난다. 그걸 제외하면 크게 바뀔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아이린이 리더이자 비주얼 센터 역할을 하면서, 높은 대중성과 인지도를 가졌다. 팬덤 분열 및 이탈은 불가피하다. 레드벨벳의 개편 가능성은 멤버들의 재계약 시기인 2021년 8월경 발표될 수 있다. 과거 강인, 첸, 태용 사례를 통해 미루어 봤을 때, SM 엔터테인먼트는 큰 사고를 치고, 팬들이 퇴출을 주장하더라도 본인이 직접 회사를 떠나지 않는 이상 계약을 유지했다. 하지만 해당 사건은 그간 SM에 있었던 음주운전, 폭행, 성추문 등과 같은 범법행위의 영역은 아니며, 결말 또한 대면 사과 및 인정으로 끝맺었기 때문에 SM의 입장에서는 다시 활동의 기회를 줄 여지가 크다.

다만 SM은 현재 11월 런칭 예정인 신인 걸그룹 에스파의 프로모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 SM 입장에선 팬덤이 어느 정도 구축이 되어있는 그룹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지 아니면 세대 교체를 위해 신인들을 과감하게 밀어주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의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