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강제 퇴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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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강제 퇴장 논란


2022. 10. 26.

 

후진타오는 2022년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도 참여했다. 과거 재임 시절의 모습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매우 노쇠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80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당연한 것이나 특급관리를 받는 중국공산당 최고위층의 경우 2022년 기준 96세에 육박하는 장쩌민과 94세의 주룽지, 105세의 쑹핑도 나이보다 훨씬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후진타오는 운신조차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 도중 대회장에서 갑자기 자리에서 퇴장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대회장에 있었던 KBS 기자에 따르면, 이 사건이 발생한 시각은 2022년 10월 22일 11시 15분경이라고 하며 기자들이 대회장에 들어가자마자 이 사건이 터졌다.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후진타오가 자기 앞에 놓인 빨간색 서류철을 열어보려고 하자 리잔수가 그 행위를 제지하며 서류철을 빼앗아 갔다.

2. 시진핑이 그 모습을 보고 나서 쿵사오쉰(孔紹遜)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부주임과 자신의 수행원을 불러 지시했다.

3. 수행원이 그 이후 후진타오의 몸통을 뒤에서 감싸서 잡아 들어내려고 시도했다.

4. 후진타오가 자신의 서류철을 되찾으려고 했으나 리잔수가 수행원한테 건넸고, 수행원은 해당 서류철을 자기 오른손에 가져갔다.

5. 쿵사오쉰과 수행원이 후진타오를 데려가려고 하자 후진타오는 저항하면서 서류철 안의 문서를 현장에서 꺼내보려고 시도했지만 끝내 실패하고 끌려 나가게 됐다.

6. 후진타오가 저항할 시점에 왕후닝이 쿵사오쉰에게 무언가 손짓을 했다.

7. 후진타오가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리잔수가 부축해주거나 혹은 인사하려고 일어나려고 했을 때, 그 옆에 있던 왕후닝이 리잔수의 등뒤를 잡아 끌어내리며 제지했다.

8. 대회장을 나가던 후진타오는 시진핑에게 짧은 말을 건넸고, 시진핑은 고개를 살짝 돌린 후 시큰둥한 표정으로 끄덕이며 응답했다.

9. 그 직후 나가려던 후진타오는 리커창의 왼쪽 어깨를 토닥였고, 리커창은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10. 후진타오가 퇴장하는 순간 다른 위원들은 숨죽이고 있었으며, 특히 후춘화 국무원 부총리는 팔짱을 낀 채 멍하니 있었다.


정확한 퇴장 사유는 불명이지만, 논란 초기에는 리커창 총리를 비롯하여 후진타오 본인의 공청단 계파 인사들이 대거 권력에서 밀려난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다만 퇴장 장면이 공개된 이후로는 정황상 강제로 끌려나간 것이라는 추측에 무게가 실렸다.

후진타오는 퇴장 순간 시진핑을 향해 손을 뻗고 내용 불명의 짧은 대화를 시도하였으나 시진핑은 이에 제대로 응답하지 않고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진타오가 퇴장할 때 그의 옆에 있던 리잔수가 후진타오를 부축해주거나 혹은 인사하려고 일어나려 했으나, 옆에 앉았던 왕후닝이 리잔수의 등을 잡고 제지했다. 리잔수는 무슨 이유에서 화끈했던 건지 후진타오와 경호요원이 실랑이를 벌일 때부터 손수건으로 얼굴에 있는 땀을 닦았다.

이후 웨이보와 같은 중국의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후진타오의 이름이 포함된 게시물과 댓글이 검색되지 않는 인터넷 검열 현상이 나타났고 중국 중앙 텔레비전과 같은 중국 매체에서도 후진타오가 퇴장하는 장면을 편집해서 보도했다. 후진타오의 이러한 처우에 대해 미국 뉴욕 타임스는 상징으로 가득찬 순간이라 평했다. 공포심을 주는 상황이 당의 모든 눈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일어난 것에 특히 주목을 했다.

해당 퇴장 장면에서 후진타오가 혼이 빠진 듯한 눈으로 시진핑의 책자를 어떻게든 가져가려고 하는 모습과 매우 불안정해보이는 거동, 중언부언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을 두고서 약하게 앓던 치매가 강해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서방권을 필두로 한 외국 언론들에게서 강제퇴장이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졌다. 후진타오가 나가는 모습이 마치 강제로 끌려나가는 듯한 모습이었고, 시진핑을 제외하고 주변에 있던 인물들이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는 것이 그 근거.

이번 당대회를 통해서 후진타오의 핵심 세력인 공청단의 후배들인 리커창과 후춘화 같은 인물들이 전부 쫓겨났다. 시진핑이 자신의 독재를 강화하기 위해 후진타오가 밀어주는 인사들을 다 내치고 그 자리를 전부 자신의 측근으로 채워넣었는데, 이를 두고 후진타오가 불만을 표했고 이에 시진핑이 일부러 후진타오까지 쫓아내는 퍼포먼스로 일을 마무리지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