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14.
2021년 6월 11일부터 6월 13일까지 진행된 G7 정상회의, 영국 남서부 콘월 세인트아이브스에 있는 휴양지 카비스 베이에서 열렸다.
2020년 초반부터 영국이 제안해오던 D10 협의체 당사국들을 초청하였다. 남아공을 제외한 이들 3개 초청국들은 이전 2020년 개최 예정이었던 G7 회담에서도 초청받은 바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가 G7 확대를 거론하며 언급한 국가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해당 초청국들에 대한 G7 가입 문제 혹은 영국이 추진하고 있는 별도의 D10 협의체 구성 등이 의제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이 기조에 따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 초청되었다. 2021년 한미정상회담에서 보인 모습에서 보듯이, 조 바이든 대통령 이후 대중국 전선에서 한국의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1년 3월 22일,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이 코로나 대응 등의 논의를 이유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를 게스트로 초청하였다.
2021년 5월 10일,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다음달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인도 외교부는 성명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G7 정상회담에 특별 초청국으로 인도를 초대한 것에 감사한다"면서도 "인도 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할 때 인도 총리가 직접 이 회담에 참석하는 것은 어렵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정부의 라이언에어 4978편 벨라루스 강제착륙 사건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나라 중 하나인 프랑스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21년 G7 콘월 정상 회의에 벨라루스 야권 인사 초청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 6월 11일 영국 콘월에서 G7 정상들이 만나 회담을 가졌으며, 대한민국을 포함한 초청국 정상들은 6월 12일 회담에 본격적으로 참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12일 오전 (G7 정상회의) 세션은 중국에 관한 것"이라며 이른바 '세계를 위한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for the World)'이라는 이름의 글로벌 인프라 이니셔티브가 다뤄진다고 예고했다.
또한 바이든 미 대통령은 G7 정상들에 중국의 덤핑과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탄압을 공개적으로 규탄하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대중국 강경책을 주장하고 있지만 모든 G7 국가가 이에 동의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G7 공동성명(코뮈니케)에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함께 인권·홍콩 이슈가 언급된다. G7 정상들이 중국에 관해 이렇게 명확하게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다.
G7 공동성명 초안에는 중국에 관해 "세계 경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하는 비시장 정책과 관행을 막기 위해 공동 대응하는 것을 계속 상의하자"는 내용이 들어간다.
G7 정상들은 "특히 위구르와 관련해서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고 홍콩의 자치권과 자유를 지키라고 강조해서 우리의 가치를 증진하겠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2020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선수단 파견을 요청하며, 대회 개최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G7 정상들은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팬데믹 공동행동계획을 추진한다. 질병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 진단법을 개발하고 승인하는 시간을 100일 이내로 단축한다는 게 행동계획의 주된 목표다.
또한 G7 정상들은 2023년까지 전 세계에 코로나19 백신 10억 회분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직접 만나서 정말 좋다"면서 "팬데믹에서 반드시 교훈을 얻어야하기 때문에 이번 회의는 꼭 열려야 했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따로 양자회담을 가지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협력 강화 등을 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회담 2일차인 12일(현지시간) 첫 만남 상대인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함께 정상회담을 갖고 저탄소 기술 등 양국 간 경제협력 분야를 넓혀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중국과의 관계, 호주의 인도-태평양 전략 간 공조 방안, 미얀마 상황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아울러 모리슨 총리는 양국 수교 60년인 올해 문 대통령에게 호주를 방문할 것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을 보면서 구체적인 방문 일정을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국과 호주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나란히 진출해 아태지역 축구의 힘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모리슨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에는 아스트라제네카(AZ) 제약의 파스칼 소리오 회장이 대통령이 있는 호텔로 직접 찾아와서 "AZ는 한국에서 처음 접종된 백신이자, 가장 많은 한국인들이 맞은 백신이라는 면에서 한국은 AZ접종 모범국이다"며 "AZ의 하반기 공급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당초 예정에 없었던 한·독 정상회담 또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요청으로 인해 성사되어 백신 생산·보급 확대 협력에 대한 논의를 나누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초청국이 참여하는 첫 확대 정상회의인 '보건' 세션에 참석해 "디지털 강국인 한국은 보건 분야에 디지털 기술을 적극 접목하여 활동하고 있고, 국민이 방역의 주체가 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를 모범적으로 극복해 오고 있다"고 했다며 한국이 글로벌 백신허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 세션 종료후 문재인 대통령은 EU 정상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EU가 ‘유럽 그린 딜’과 ‘2030 디지털 목표’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를 선도하고 있고, 한국 역시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을 추진하며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한국과 EU는 상호 호혜적 협력을 이룰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EU 정상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보건’ 주제의 확대 정상회의 세션1의 논의가 좋았다”고 화답했다.
둘째날 만찬장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다가와 짧은 시간 간단한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G7회담에 초청된 거브러이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기원 조사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협조를 촉구했다.
셋째날이자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13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은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와 함께 한-영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선언 등 기존 합의를 바탕으로 외교와 대화에 기초한 단계적인 접근을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 하고,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함으로써 강한 대화 의지를 발신한 만큼 북한도 긍정적으로 호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존슨 총리는 "영국은 북한에 영국대사관을 두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이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한국에서 주력 백신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자, 바로 존슨 총리는 "한국과 영국이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협의체(framework)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후 예정에 없던 한-프 정상회담 또한 성사되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약 10분 동안 '약식'으로 정상회담을 갖고 코로나19 방역 및 경제상황을 공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 핵심기술 분야와 보건,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한-프랑스 협력체 강화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한국도 한-프랑스 또는 한-EU차원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이 "문화와 교육 분야 협력이 양국관계를 지탱해주는 중요 축"이라고 강조하자 문 대통령은 "디지털, 그린 전환이 진행되는 만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양성을 위한 협력 강화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과 관련해 남북,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언급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정상회의 뒤 발표된 공동 성명에서 G7 정상들은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그리고 북한의 불법적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포기를 촉구한다"면서 "모든 국가에 유엔 대북 제재와 관련 제재 이행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모든 관련 파트너와 함께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려는 미국의 준비를 환영하며, 북한이 대화를 재개하고 관여하길 촉구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또한 G7 정상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 중인 이란 핵 합의 복원 노력을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또 이란이 중동 지역 무장 조직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고 미사일 기술을 확산하는 것을 비판했다.
공동 성명에서 볼 수 있듯 이번 G7회담에선 홍콩, 대만, 위구르, 코로나19 등 중국의 민감한 부분을 겨냥했다. 이전 G7 회의에서는 북한 비핵화, 대러시아 제재 등만 거론했지만 중국에 대한 인권 문제나 제재는 명확히 거론한 바 없다. 그러나 이번 G7 회의에는 중국의 인권 문제를 정확하게 저격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G7 공동 성명에 대만 해협 관련 내용이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본 회의에서 G7을 확대하는 D10 협의체 구성이 의제로 상정될거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공동 성명에서는 언급이 없었다. 일본 언론사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이 G7 확대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본 회의에서 G7 확대를 의제로 거론하려 했으나 일본측에서 한국, 호주, 인도를 게스트로 초대하는건 환영하지만 확대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절실하게 호소했다고 한다. 이러한 일본의 호소가 영향을 끼쳤는지는 불명이지만 결과적으로 G7 확대는 2021년에도 사실상 무산되었다.
정부에서 제작한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는 홍보 포스터 중 각국 참석 정상들이 도열한 사진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편집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2021년 G7 정상회담에 한국, 호주, 인도와 함께 권역별 주도국 중 하나로 초청된 남아공 정상의 모습이 잘린 건에 대하여 정부는 실수라 해명하고 이내 사진을 수정했다. 그러나 정부가 임의로 일부 국가 수반만 잘라낸 단체사진을 개제하는것은 외교적 결례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중앙에 세우고 스가 일본 총리를 더욱 구석에 몰린듯하게 의도적으로 편집했기 때문에 단순한 실수라는 정부의 해명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국내에서도 여러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의 발언도 논란인데, 해당 포스터를 토대로 "문 대통령이 맨 앞줄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존슨 영국 총리의 사이에 선 것"이라며 "참고로 스가 일본 총리는 두 번째 줄 가장 왼쪽 자리였다"고 짚었기 때문이다. 앞줄부터 대통령, 총리, 국제기구 수장 순서로 어디까지나 국제의전에 충실한 위치일 뿐이며 국가의 위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