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만든 '배양육' 고기 과연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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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만든 '배양육' 고기 과연 안전할까?


2021. 1. 1.

지금까지는 실험실에서만 만들 수 있었으나 생산비용 하락에 따라 점차 상용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유전자를 조작하지 않고, 보통 가축의 줄기세포를 키워서 살코기를 만든다. 동물 세포는 배양과정에서 일정이상의 두께를 형성하지 않는다. 이는 암과 같이 무분별하게 분열하지 않는 모든 세포가 그렇기 때문에 살아있는 세포를 증식시키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계대배양이 필수적이다. 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건비와 생산비의 원인이기도 하다. 또한 근육 세포와 근섬유는 다소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배양 이외에도 근육을 인공적으로 배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하다. 미래에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다른 것을 섞거나 유전자 조작을 벌일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멀었다. 따라서 윤리적인 문제나 유전자 질환에 대한 우려는 낮다. 하지만 배양 과정을 촉진시키는 기술이 쓰인다면 우리 몸에도 영향을 미칠 염려가 있으므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근미래의 식량으로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연구 중이다.



장점을 나열하자면 



1. 생물이든 생명이든 죽이지 않으면서, 먹고 싶은 부위를 알맞게 잘 가공된 형태로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가축을 기르는 데 쓰이는 물과 식량과 비교하면 효율도 늘어난다. 배양액 100L가 있으면 수 kg의 고기를 만들 수 있지만, 사료 100kg을 가지고 송아지를 키우려다간 자라기도 전에 굶어 죽는다. 기사에 따르면 기존 축산업과 비교할 때 같은 양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1%의 토지, 2%의 물만 필요하며, 온실가스 90%와 에너지 45%를 감축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정도면 전지구적인 환경 개선과 자원 효율화를 기대할만 하다.



2.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비용이 덜 든다. 가축의 대규모 사육을 위해서는 환경이 거의 오염되지 않은 좋은 지형을 찾아야한다. 그러나 고기의 주요 수요처는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은 곳이며 고기를 옮기기 위해 많은 수송비가 필요하다. 배양육은 지금 가축을 치는 곳보단 규모가 작은 시설에서 만들어지며 수요처에 대한 접근이 쉽다. 기술적 난제로 품질이 떨어지거나 사람이 못 먹을 것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유통비 자체는 크게 낮아질 것이다. 또한 도축이 필요없으니 업자 고용비용 등을 절감해 생산비를 낮출 수 있기도 하다. 극단적으로 발전한다면 정육점이나 대형 마트 식품코너에서 바로 키워서 팔 수가 있으므로 유통 과정 자체가 사라진다.

3. 생명윤리 측면에서 중요하게 논의되는 주제로 각종 동물의 고기를 얻으면서 도살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평소라면 발생하던 심리적 악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지속적으로 공격당하는 개고기가 있으며, 심지어는 인육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한 연구소에서는 유명 연예인의 생체 조직을 배양한 소시지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산물, 임산물 등의 사례에서 볼 때 방목형 축산으로 생산한 고급육에 대한 수요는 어느정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4. 원하는 부위와 형태를 쉽게 만들 수 있을 만큼 기술이 발전한다면, 배양육을 만드는 데 드는 기술은 인공 장기를 만드는 데 응용될 수 있다. 특정 조직의 세포를 배양해서 3D 프린터 등을 이용하여 장기의 형태를 만들어 이식하는 식.

5. 우주탐사나 원양어업처럼 장기간 격리된 공간에서의 식량 보급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다. 우주 여행의 경우 달까지는 3일 정도만 걸리지만, 화성 등의 장거리 유인 탐사에는 최소 몇 달~최대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식량 문제가 크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식량을 적재하는 데 들어가는 공간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고, 좀더 나아가서 충분히 큰 에너지원이 있다면 아예 배설물을 재처리해서 배양액을 얻은 뒤 배양육으로 만드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다만 아직은 기술이 완성되지 않은 것이 문제.

6. 현대 축산업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항생제나 호르몬제의 과도한 사용에서 자유로워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가축들이 감염되는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은 물론 기생충으로부터 통제된 환경을 만들어 안전한 음식을 공급받을 수도 있게 된다.

7. 동일량의 고기를 얻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재래식 축산업의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친환경을 내세운 바이오 에탄올이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배양육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화석연료로 만든다고 한다면 재래육보다 오히려 온실가스를 더 배출할 수도 있다지만, 이는 가축들이 내뿜는 메탄만을 고려한 것이다.

단점은 



1. 가장 큰 문제는 돈과 시간이다. 2013년에 네덜란드의 마크 포스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 배양육이 개발됐는데, 작은 고기조각들 수만 개를 뭉쳐 패티를 만드는데 몇 달씩이나 걸렸다. 그리고 이렇게 배양육으로 만든 최초의 햄버거 패티 시제품은 하나에 3억 6,000만 원 정도였다. 다만 현재는 계속해서 가격이 줄어들고 있다. 2017년에 나온 배양육 닭고기는 가격이 1파운드에 1000만원 정도로 줄었지만 아직 상용화되기에는 너무 비싸다. 2018년 5월 현재 1파운드(450g)당 $363로 줄었으며 2020년까지 $3이하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한다. 아직까지 정부 보조금과 NGO, 부유한 개인의 지원을 받은 실험실 수준의 연구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자본투자와 경쟁이 일어나면 생산비는 향후 크게 하락할 것이다. 2018년 5월 세계 2위 축산업 회사 타이슨 푸드가 배양육 스타트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2019년 4월 이스라엘 회사 Aleph Farms에서 파운드당 $100까지 줄였다고 한다. 관계자 말로는 미국 회사들은 파운드당 50달러 선 수준이라고 한다

2. 배양육의 상업화를 막는 두번째 요인은 바로 맛이다. 고기의 맛 절반은 근육들 사이사이의 지방인 마블링과, 신경 줄기 등에서 나온다. 그러나 배양육은 그런 게 없다. 그래서 연구진들은 지방세포를 따로 배양하여 3D 프린터로 뿌리거나 패티를 만들 때 섞는 등으로 적절한 조합의 고기맛을 만들기 위해 연구한다. 물론 맛이 떨어지더라도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만으로도 어느정도의 가치는 있다. 정 안되면 조미료의 힘을 빌리는 것도 방법이다. 고기에도 주사기로 조미료나 지방 등을 주입하는 인젝션 처리는 매우 흔하다. 아무리 맛이 없어도 가격 문제만 해결된다면 최빈국들에게 단백질 공급원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옛 말이 될 수도 있는 것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잘하면 실제 고기와 같은 수준의 질김과 맛을 선사할 수 있는 배양육을 만들 수도 있는 모양.

3. 육질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리고 어패류들에게도 적용 가능할지도 현재까지는 의문이다.(물론 미래의 기술로는 가능하겠지만) 단백질, 지방 등을 포함한 고기의 성분을 단순히 합친다고 해서 '고기'라고 할 수는 없다. 맛, 영양과 함께 고기다움을 구현하는 다른 중요한 요소인 '육질'까지 갖춰야 온전한 고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육질은 뼈와 뼈를 잇는 근육이 몇 달, 몇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당겨지고, 늘어나고 긴장하는 과정을 통해 서서히 형성된다. 고기의 결, 씹는 맛, 질감 등이 바로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 즉 시험관에 영양분 공급하고 세포 분열 촉진하는 것만으로는 '육질'이 형성되지 않는 것. 이제까지의 배양육들이 햄버거 패티나 스팸같은 다진고기 느낌인 것은 이것 때문이다. 물론 햄, 패티, 미트볼 등의 가공육 형태만 가능하다 해도 기존 축산업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

4. 배양육이 상용화되어 생산 비용이 기존의 고기보다 낮아질 경우, 닭이나 돼지처럼 가축화가 극단까지 진행되어 고기 외에 다른 용도가 없는 가축들은 생물학적으로 도태될 수도 있다. 개량을 거듭한 현재의 가축들은 인간의 보호 없이는 야생에서 개체수를 유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 식용 가축은 키우는 데 공간이 더 적게 들고 인간에게 위험하지 않으며, 맛있는 고기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개량되어 왔는데, 이것은 야생 포식자들이 보기엔 둔하고 저항도 못하며 맛좋은 먹잇감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위에 언급된 한계점들 때문에 저렴하고 맛있는 배양육이 갑자기 쏟아져 축산업이 하루아침에 멸망할 리는 없고 가격경쟁, 품질경쟁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며, 배양육의 맛이 단기간에 재래육을 완벽히 재현할 수도 없으므로 어떤 품종도 완전히 도태되진 않고 최소한 연구 목적의 육종은 이루어질 것이다. 이쯤되면 배양육보다 재래육을 선호할 상류층이나 미식가들에 의해 프리미엄이 붙어 가축이 지금보다 훨씬 비싸질 수도 있다. 물론 배양육의 품질이 상승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고기를 얻기 위한 축산업은 축소될 것이지만, 계란이나 우유처럼 고기 못지 않게 소비량이 많은 다른 부산물들은 조직 배양으로는 얻을 수 없다.

5. 상용화에 성공하는 순간 상당수의 축산업계가 몰락할 수 있는 이상, 영세 축산업자들의 엄청난 반발이 예상된다. 물론 이것은 어떤 과학기술에도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숙제다. 배양육이 실용화 단계에 들어서면 기존 축산농가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축산농가들 표를 의식해야 하는 정치인과 정부에서도 이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미국 축산업계에서 배양육 견제를 위한 로비가 이미 시작되었으며 축산업에 관련된 수의사,사료,건축기계 분야에서도 정치계와 재계에 대한 압력을 행사해서 미국 정부도 이들을 달래기 위한 대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6. 축산업에 의존하는 국가나 지역이 무너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시짱 티베트 자치구나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주요산업이 낙농업과 소고기 생산인데 배양육이 상용화 될 경우 사회적, 경제적으로 최소한의 여력까지 상실하게 되면서 중국 정부 안에서 훨씬 더욱 낙후한 지역으로 떨어진다. 또한 축산업 비중이 높은 남미(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단점이라고 해도 대부분이 가격이며 맛과 질은 그렇게 큰 단점이라 보기도 어려우며,해결책 역시 다양하다. 배양육 발전으로 인한 시장의 변형은 단순한 시장 원리일 뿐이다. 기술발전에 따른 배양육의 상용화는 피할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또한 위에서 말한 것처럼 미래학자들은 배양육이 자연육을 완전히 대체하거나 혹은 배양육이 자연육을 도태시키는 일을 없다고 말하며, 오히려 배양육과 자연육이 서로 경쟁하면서 공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배양육이 상용되면 배양육과 더불어 자연산 고기뿐만 아니라 식물성 고기와도 흥미로운 관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