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쳐 (드라마) 평가와 캐스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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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쳐 (드라마) 평가와 캐스팅 논란


2019. 12. 27.

위쳐의 전반적인 평은 호불호가 갈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평론가들의 평가 지수인 메타크리틱/로튼 토마토에서는 평작에서 평작 이하의 수치로 호불호를 보여주고 있는데, 반대로 이에 비하면 관객 투표 기반의 IMDb과 로튼 토마토 팝콘 지수에선 꽤 높은 점수를 나타내고 있다.

메타크리틱
스코어 53 / 100
네티즌 평점 7.0 / 10



로튼 토마토
신선도 58%
관객 점수 92%

IMDb
유저 평점 8.8 / 10


호평 요소 중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주인공 게롤트를 맡은 헨리 카빌이다. 캐스팅 당시 조금 논란이 있었지만 방영 후 그 논란거리는 사그라들었다고 할 정도로 외모, 연기에서 게롤트 그 자체라는 평이다. 특히 감정이 둔화된 위쳐의 목소리, 특히 약간 쇳소리가 섞인 게롤트의 목소리를 정말 잘 표현했다는 부분. 이외에도 안야 차로트라가 맡은 예니퍼 또한 공개 전 우려와 반대로 아주 뛰어나게 소화했는데 표독스럽지만 내면에는 과거의 트라우마가 있는 예니퍼의 성격을 잘 묘사했다.

액션도 상당히 호평받고 있다. 괴물들을 상대하는 위쳐라는 존재가 사용할 검술을 설득력 있고 화끈하게 표현하였다. 조연으로 잠깐 등장한 아이크 경이 사용한 검술이 물론 허수아비나 다름없는 상대로 사용되었기는 하나 서양 중세 검술을 제법 잘 구현하였다. 시리즈 전체에서 그렇게 많은 액션씬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액션의 질적 평가는 높은 평을 받았다. 저주를 풀기 위해 살상하지 못하고 음울한 고성에서 해가 뜰 때까지 스트리가와 정말 힘겹게 싸우는 게롤트의 사투나 "춤추듯 싸운다" 라는 묘사가 있는 늑대 교단의 전투법등 여러면에서 뛰어나단 호평을 받았다. 다만 싸구려 특촬물에서처럼 괴물 스트리가가 대지를 차고 날아드는 파워풀한 도약이 아니라 싱겁고 힘없는 점프를 보여주는 한계도 분명하게 존재한다.

물론 단점도 뚜렷하게 드러나 있는 작품이기도 한데, 우선 연출이 그다지 흡입력이 없고 평이해서 긴장감이 떨어지고, 재미를 못 느끼겠다는 평들이 보인다. 학살과 살인 같은 강도 높은 사건들이 계속 이어짐에도 다소 밋밋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일부 화의 퀄리티가 떨어지는것도 단점으로 지적 될만 한데, 특히 6화의 퀄리티에 대한 비판이 많다. 아름다운 골드 드래곤은 마치 닭처럼 보이는 CG에 등장인물이 절벽에서 떨어질때는 마치 MBC 서프라이즈 같은 퀄리티라고 까이는 중이다.

또한 세계관의 갖가지 설정과 내용 전개 및 서술 방식에 있어서의 불친절함은 위쳐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보다는 오히려 위쳐 시리즈에 익숙한 사람들이 '이건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좀 더 설명이 되어야 할 부분일 텐데'라며 그 부족함에 안달나게 하는 면도 있다. 예를 들어 게롤트가 표식 마법 아드를 시전했을 때 룬 표식이 CG로 슬쩍 표현되었더라면 게롤트가 '그냥 괴물 사냥꾼'이 아닌 '위쳐'라는 존재로서 마법을 사용했음을 시각적으로 이해를 돕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또 시점별로 시간대가 혼재되어 있는데 제대로 언급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평가는 하단 문단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의상이나 세트 등이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주인공인 게롤트나 시트라 왕국 인물들은 좀 낫지만 특히 닐프가드 캐릭터들의 갑옷들의 평가가 그닥이다. 말라 비틀어진 나무 껍질 처럼 생긴 이상한 갑옷을 입고 나오는데 게임으로 접한 사람들은 게임의 검은 철판과 금으로 장식된 판금갑옷에 익숙하니 불호 반응이 심한편, 작중에선 대규모 전투씬에서 광신도적 모습을 보여주며 호평 반응이 나오기도 했지만 뭔가 묘한 디자인이라는 평가는 계속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왕좌의 게임 첫 시즌의 2배에 달하는 넉넉한 자금을 지원받고도 나온 퀄러티라 허술한 점이 더 눈에 보인다. 팬들은 시즌 2의 제작 확정에 하우스 오브 카드처럼 더 큰 제작비로 더 방대한 스케일과 퀄리티를 갖추기를 염원하기도. 참고로 왕좌의 게임 첫 시즌 제작비는 편당 5백만, 마지막 시즌은 1천5백만이다.

캐스팅 논란

트리스 배역에 대한 논란은 배우가 특유의 온화하면서 현명한 느낌을 잘 표현했으므로 연기력이 아닌 단순히 배우의 외모를 가지고 캐스팅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리고 트리스 자체가 게임에서와 달리 소설에서 메인 캐릭터도 아니다. 또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게임에서 인종 같은 설정이 바뀌는 경우는 있어도 원작의 설정 안에서 이루어졌고, 작금의 PC 사상이 미디어계에 끼어들기 전에는 원작 사상보다 PC 사상이 중요하다는 여기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일이었기에 반발이 있는 것. 게임에서 트리스가 양대 히로인이 되어서 비중이 원작과 비교하면 대폭 올라갔지만 누구도 이를 원작과 비교해서 문제삼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원작 팬이 아닌 일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그렇게까지 문제시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보이며, 드라마에서 트리스가 미인이라거나 진저헤어라는 언급도 없었으므로 핍진성 부분에서도 트리스는 문제될 부분이 없다. 특히, 트리스의 헤어스타일은 별문제도 아닌게 게임 시리즈 위쳐1에서부터 진저헤어였고 추후 시리즈가 거듭나면서 수정된 것이라 따질것도 아니다. 캐릭터 개조는 어디까지나 원작팬에 한해 호불호가 갈리는 문제로 보인다. 그래서 일부 몰상식한 평론가들은 트리스가 예쁘지 않다고 징징거리는 거냐며 원작 팬들의 불만을 폄하하는데, 이 논란에서 보이듯 원작 팬들은 트리스가 못생겼다고 뭐라 하는 게 아니라 원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 원작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이다.

제일 큰 문제는 위쳐라는 소설, 게임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IP로 드라마를 제작했음에도 캐스팅과 원작의 이미지가 매칭이 안 되는 것이다. 특히 기존 팬들에게 캐스팅 때부터 혹평을 크게 받았다. 이렇게 제작할 거라면 위쳐라는 타이틀을 떼고 만들라는 의견이 전 세계적으로 많았다.

또한 시리즈의 제작자들은 인종의 문제를 작품 내의 설정에서도 시청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든다. 용사냥 에피소드를 보면, 용사냥꾼을 따르는 두 여인은 제리카니아 출신이라고 한다. 원작 설정에서도 아마존이나 이국적인 느찜을 주는 사람들로 묘사가 되고 게임에서는 이 설정을 따라서 아프리카나 아라비아 문명과 비슷하게 하였다. 시리즈 안에서도 반영이 되어 흑인인 데다가 이국적인 의상을 하고 있다. 덴달라이언이 바로 알아보는 것을 보면 특이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의문이 든다. 시리즈의 흑인들은 제라카니아 출신인가? 그렇다면 다른 흑인 캐릭터들은 다 제리카니아에서 온 것인가? 인도 배우들도 의문이 드는데, 예니퍼가 마법학교에서 에이던의 왕을 꼬드길 때 왕은 예니퍼가 벤거버그 출신인 걸 알고 아무런 질문도 없이 그녀의 미모의 반해 바로 허락한다. 그렇다면 인도인들은 자연적으로 북부왕국에 존재하는 건가? 그녀의 다른 가족들은 다 백인인 것도 이상하다. 아무리 인종 쿼터를 한다고 해도 작품 설정에 맞추어 해야 되는데, 아무 생각없이 PC를 위하여 캐스팅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위쳐라는 작품은 이미 PC적인 메시지가 있는 작품이다. 바로 위쳐를 포함한 엘프 같은 인간 외 종족들이다. X-MEN의 뮤턴트, 스타워즈의 인간 외 종족과 같이 위쳐라는 작품은 이미 비유적인 표현으로 다양성을 표현하고, 작중 세계관 내에서 위쳐에 대한 경멸 등으로 인종차별을 이미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것과 비교해보면 드라마 위쳐에 노골적인 흑인 투입은 세련되지 못한 표현이다. 창작품을 좋은 작품으로 만드는 것은 단순히 주제 의식이나 소재가 아니라 표현 방법이다. 주제나 소재가 좋다고 무조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표현 방식이 작품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작품의 표현 방법에는 당연히 배우 캐스팅도 들어간다. PC적인 메시지를 집어 넣더라도 세련된 방식을 쓸 필요가 있다. 각색 역시 더 알맞고 더 좋게 표현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단순히 창작자의 신념을 증명하는 요소로 쓰이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작진이 너무 기존 팬들 눈치만 보라는 소린 아니다. 지나치면 일반 시청자들은 공감 못할 원작 근본주의자들만 만족하는 폐쇄적인 작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 원작을 존중한 작품이라면 설사 작품을 좀 어설프게 나오더라도 원작 팬들에게는 호평을 받을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보통의 일반 관객과 시청자는 물론이거니와 원작 팬들까지 포함한 모든 관객층을 잃고 말 수도 있기 때문. 물론 가장 최고의 결과는 원작 팬도 일반 관객들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구태여 원작이 있는 컨텐츠를 영상화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원작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더욱 더 알 수 없는 일이 된다. 원작을 영상화 할 때 얻을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는 원작 팬들의 든든한 엄호사격을 받으면서 오리저널 컨텐츠보다 쉽게 홍보되고, 화제가 된다는 것이다. 도덕, 윤리, 철학을 떠나서 원작 팬을 적으로 돌리는 일은 이성적인 자세가 아니다.

첨언하자면, 원작을 아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들이 드라마를 접할 때 배우들의 외모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것은 미디어계의 당연한 이치이다. 아무리 미사여구를 갖다붙힌들, 배우에게 외모 역시 연기력 만큼 중요하고 대중에게 강력하게 작용하는 기본적인 소양이다. 트리스와 예니퍼가 못생겼다고 평가받는것은 냉정히 말해서 캐스팅미스가 맞다. 매력과 흡입력을 따져가며 배역에 어울리는 사람을 고르는 것이 캐스터의 일인데 연기력만을 중시한다면 그건 직무유기다. 대중들은 모르지만 업계에선 배우들의 외모를 수십개의 파츠로 구분하고 분석하여 계산된 캐스팅을 도출해내는 것이 맞는 수순이다. 철저히 매력과 흥미로 승부하는 미디어 업계에서 대중을 어떤 도덕적 잣대로 선택할 자격이 제작진들에겐 없다.
이처럼 대중에게 외모의 매력도를 평가받는 것 또한 배우의 당연한 숙명이기에 최근 일부러 주연급 여배우를 대중의 니즈에 빗겨나가게 채택하는 PC주의자들과 일반 대중들의 마찰이 시작되는 부분이고 위쳐가 도마 위에 오른 시발점임을 부정할 수 없다.
캐스팅 미스라 비판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단순히 외모지상주의로 치부하는것은 미디어산업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기에 시리즈의 팬들은 막무가내 실드보다는 시리즈가 디즈니 스타워즈처럼 또 다른 PC주의 프로파간다로 전락되지 않도록 다양한 비판을 수용하는 자세를 취함이 올바른 방향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