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영웅 '박항서' 박카스 모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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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영웅 '박항서' 박카스 모델까지


2019. 12. 11.

박항서 감독은 외모로 보기에는 차범근이나 김호곤같은 감독들과 비슷한 세대 감독으로 보이지만, 감독 생활을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감독경력 자체는 짧은 편. 젊은 감독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최순호 감독보다도 경력이 짧다.

상당한 노안이며 차범근 감독의 5년 후배이며, 또한 황선홍 감독과는 고작 9살 차이다.

2010 FA컵 준결승 경기 전 기념 촬영. 이때 황선홍은 만 42세였고 박항서는 만 51세였다.

경남 FC 시절, 조광래 감독과 더불어 K리그에서 몇 안 되는 육성형 감독으로 꼽힌다. 조광래 감독과 마찬가지로 어떠한 약팀이든 6강 전력은 만들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2018년 '한국 국민이 뽑은 올해 최고의 인물'에서 2위로 선정되었다

BBC의 러닝잉글리쉬닷컴에서 외국인을 위한 영어 스피킹 코너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영어 인터뷰가 영어 스피킹의 좋은 예로 제시된 적이 있었다. 술집을 뜻하는 영어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비어샵이라고 한다던지...

상주 상무 감독 시절 경기 중 조는 영상이 찍혀서 슬리핑 원이라는 별명이 있다. 한편 까들은 K리그는 감독도 졸 정도로 지루하다면서 이걸 써먹는다. 참고로 이 경기는 2014년 3월 23일에 있던 상주 vs 전북 경기이며 무승부로 결과가 났다. 그리고 이게 베트남에서도 퍼졌는지 감독 선임 당시 환영 인사와 함께 슬리핑 원 드립을 쓰기도 했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인 이후 이 모습까지도 재평가되면서 잠자는 명감독, 대모리 코골이, 히띵크, 과로디올라, Zzzi단, 졸리뉴, 잠드로따, 쿨쿨롭, Pho체티노, 자미오네, 베트콩테 등 다양한 드립들이 쏟아져나왔다. 베트남에 귀국해서 카퍼레이드를 하면서도 잤다고 한다. 참고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출연해서 그때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때는 졸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가로채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도 자세(?) 때문에 그렇게 보여서 그렇지, 절대로 졸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손현주 거지짤처럼 사실상 박항서의 흑역사(?) 취급이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수원 삼성 블루윙즈 코치 시절 당시, 무명으로 입단 테스트를 받은 박지성을 탈락 시킨 적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2018년 4월 22일에 박지성 본인이 박항서 감독에게 "그때 왜 저를 안 뽑았습니까?"라고 물어보니 "그때 나는 2군 감독이라서 결정권이 없었다."라고 대답하였다.

4남 1녀 중 막내다. 96세이신 어머니가 형 한 명과 함께 경상남도 산청군에 살고 계시는데, 정작 어머니는 막내아들 얘기만 나오면 그리움에 눈물을 흘리시는 통에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전하는 중이란 얘기도 매우 조심스럽게 했다고. 막내아들 보러 베트남에 가고 싶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한다. 또한, 어린 시절 공부도 축구도 잘 했다는 게 어머님의 이야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이 한창 진행 중이었을 때, 베트남을 16강에 진출시킨 박항서 감독이 직접 발 마사지 기계를 들고 한 베트남 선수의 발을 정성스레 문지르고 있는 장면을 베트남 대표팀 수비수 쩐딘쫑(Trần Đình Trọng)이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되었는데, 박 감독에 의하면 "베트남에 처음 왔을 때 현지어도 못하고 영어도 못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스킨십뿐이었다"고 밝힌 바 있었다. 말이 안 통하기 때문에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감정을 전달하는 원초적인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베트남의 영웅이라고 불리지만 베트남어는 잘하지 못하며. 간단한 회화(Xin chào 같은 인사말) 정도를 구사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항상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어 어학당을 운영하는 축잘알 현지인 통역사를 거쳐서 대화하는 중. 이에 베트남의 총리가 '당신은 이제 베트남 사람(?)이니 베트남어를 배우세요'라고 농담섞어서 권유하기도...




베트남 현지에서 팔리고 있는 박카스의 모델이 되었다. 박카스가 옆나라 캄보디아에서는 국민음료급으로 자리잡았지만, 베트남에서는 레드불 등 타 자양강장제에 밀려서 그리 잘 팔리던 음료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박항서를 광고 모델로 선정하고 나서는 점유율이 급속하게 상승해서 잘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또한 베트남 기준으로 발음도 비슷한 덕분인지, 베트남 현지에서 박항서 감독의 별명으로 굳어지는 중. 

박카스와 비슷한 이유로 박항서 때문에 한국산 인삼 제품도 베트남에서 불티나게 팔린단다. 선수들의 체력을 위해서 박 감독이 인삼을 달여서 먹게 했는데 이 때문에 입소문이 크게 퍼져서 인삼이 많이 팔린다고.

현재 베트남에서 여러 CF를 찍었고, 박항서를 주제로 한 책도 나온데다 박항서 다큐멘터리 영화도 스즈키컵 결승기간에 개봉했다. 또 베트남 내에서는 정부관료, 공산당 고위간부, 대기업이나 국영기업 사장 및 임원직 정도가 아니면 만나기도 힘들 정도로 엄청난 위상을 갖고있다.

AFF 2018 조별리그 3차전에서 박항서 감독은 꽁푸엉 등 베트남 선수들을 윽박지른 미얀마의 안토니 헤이 감독과 신경전을 벌였다. 끝내 경기 후 악수도 안 하고 경기장을 나오자 헤이가 이 일을 두고 SNS로 저격을 했고, 베트남 팬들은 독일인들의 약점인 2:0 드립을 치며 응수했다. 그리고 미얀마는 마지막 경기서 말레이시아에게 0:3으로 지며 스즈키컵 4강 진출에 실패했고, 헤이 감독은 경질당했다.

개신교도이며 경기 전후, 혹은 주요 승부처에서 잠시 기도를 한다. 그런데 앞서 나온 슬리핑 원 사진 덕분에 몇몇 사람들은 기도가 아니라 졸고있는 게 아닌지 착각하는 경우도 생긴다.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감독으로서의 연봉은 월급 2,500만 원으로 연봉 3억 원(세금은 35%)이다. 이는 주변 나라 국대감독들에 비해서 엄청 낮은 편이다. 2018년 동남아시아 선수권대회 4강에서 맞붙은 필리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만 해도 스벤예란 에릭손이다. 커리어를 보면 박항서보다 압도적으로 비싼 돈을 내줄 수밖에 없긴 한데, 다른 주변 나라 감독들 커리어를 따져봐도 박항서가 엄청난 헐값이다. 이를테면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다누르윈도(Danurwindo)만 해도 인도네시아 자국 클럽 선수 출신이자, 국대 선수이고 감독 경력도 싸그리 인도네시아 클럽 감독뿐인데도 연봉이 25억 원이나 되니 박항서의 8배가 넘는다. 물론 포상금과 CF, 엄청난 협찬 공세를 생각하면 경제적 성공까지 거두었으나 연봉이 곧 감독으로서의 가치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분명히 낮게 책정된 셈. 박항서 감독 스스로는 커리어를 마감할 뻔하다가 다시 잡은 기회이기 때문에 연봉에 대해 만족한다고 얘기하지만 오히려 베트남 국민들이 박항서 감독에게 이 연봉을 주는 것은 결례이자 주변국에 대한 자존심 문제라며 연봉 인상을 베트남 축구 협회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베트남 최대 기업인 호앙아인 질라이 컴퍼니의 대표로 유명한 두안 응우옌 둑 씨가 "베트남 축구협회와 상관없이 내가 연봉을 주겠다.", "계약기간이 끝날 때 박항서 감독이 연봉 인상을 원할지 모르겠지만, 베트남에 남게 하고 싶다."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2019년 11월 7일 재계약을 하면서 9일 베트남 현지 언론이 밝힌 바에 따르면, 연봉은 약 11억원(96만 달러)라고 한다.

산전수전을 다 겪어본지라 인터뷰를 항상 겸손하게 한다. 스즈키컵 결승을 앞두고 우승에 대한 베트남의 열망이 최고조로 달아올라 있을 때에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사람이고, 다음에 올 더 훌륭한 세계적인 감독을 위해 선수단을 단련시켜 놓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특히나 지금의 찬사가 언제라도 비난으로 바뀔 수 있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자신을 베트남에서는 국가적 영웅, 한국에서는 최고의 민간외교관이라고 부르지만 그저 축구 하나밖에 모르는 평범한 축구지도자일 뿐이라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낮추고 있다.

꽁병지 TV에서 박항서 감독이 집 3채와 보너스 25억설에 대한 해명을 하였다. 베트남에 본인의 명의로 등기한 집은 하노이의 한 채뿐이고 25억도 본인이 다 받는 돈이 아니라 본인을 포함한 대표팀 전체에게 가는 돈이라고 한다. 사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박항서호 휘하의 코치들과 선수들에게 포상금을 나눠줄 것으로 보인다.

교체카드를 매우 잘 쓰는 편이다. 베트남 현지 언론에서는 상당히 화제가 되는 내용으로, 교체되어 투입된 선수가 골을 넣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즈키컵 필리핀과의 준결승전에서도 85분 교체 투입된 응우옌꽁프엉이 87분에 골을 넣었고, 말레이시아와 최종전에서 6분 만에 골을 넣은 응우옌아인득도 체력안배를 위해 1차전에서 휴식을 취했던 선수이다.

가로채널 8~9회에 출연했는데, 이전부터 강호동을 꼭 보고 싶어서 섭외에 응했다고 한다. 인터뷰에서 실제 생일이 1957년 10월 1일인 것을 공개했는데,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실제 생일인 57년생으로 졸업장을 받았지만 또래들에 비해 축구를 늦게 시작한 탓에 더 잘하고 싶었던 맘에(고등학교에 입학 당시만 해도 축구특기생이 아닌 일반학생으로 입학했었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1년 더 다니면서 변경했다고 밝혔다. 강호동과 테이프 미식축구를 했는데, 명장답지 않은 실수를 범해 고양이 모양으로 오징어 먹물을 그려 탁본이 찍히는 굴욕을 당했다.

이천수하고는 한동안 원수지간이었다. 전남 감독시절 온갖 사건사고 일으킨 문제아를 자기가 책임지고 구제하겠다고 영입건을 밀어붙여서 데려왔더니 또 문제 일으키고 계약관련으로 말썽부리고 급기야 깽판쳐가면서 싸우고 나가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몇 년 후 이천수를 용서하기는 했지만 박항서 감독에게 이 당시 이천수와 일을 거론하는 건 금기사항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나중에 축구인 행사가 있을 때는 서로 어깨동무하는 장면도 보여주는 등 겉으로는 사이가 진전된 것처럼 보여줬고 이후 2018년 11월 이천수가 인천 유나이티드 전력강화부장이 되어서 응우옌꽁프엉을 영입하려고 박항서 감독에게 "꽁프엉을 인천에 데려오려는데 직접 설득 좀 해주세요."라고 요청해서 그걸 들어준 걸 보면 갈등은 해소된 듯하다는 의견이 있다. 다만 박항서 감독이 K리그 감독을 맡고 있는 자기 후배들한테 평소에 "우리 베트남 애들 좀 데려가서 키워주라"고 틈만나면 권유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일화만 가지고 개인적인 갈등이 해소됐다고 확신하기엔 아직 애매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 전체를 사실상 감독하고 있어서 체력적·정신적 부담이 상당해서 A대표팀만 감독하고 나머지 팀들을 이영진 코치에게 맡기려고 했으나 베트남 정부가 강력하게 반대해서 결국 전체 대표팀을 연령에 관계 없이 전부 담당하게 되었다. 온 나라가 박항서 하나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어서 그런 것이니 좋은 일이긴 한데 부담이 너무 크다. 베트남 정부에서도 한국인 코치들을 더 추가로 고용하겠다고 했으나 박항서의 운영에 제동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박항서가 AFC 챔피언십 준우승과 아시안 게임 4위 등의 성적을 거두며 베트남 축구의 전설로 급부상하자 '박수칠 때 떠나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제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시안컵에서 첫 3라운드 진출까지 일궈내자 이런 경향은 더 심해졌으며 급기야 언론에서는 베트남 축구협회가 박항서 재계약 협상 조건으로 '아시안컵 결승 진출'이라는 터무니없는 목표를 제시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올 정도였다. 이는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오역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네티즌들이 이를 받아들일 정도로 베트남 여론의 기대감이 한껏 부풀긴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