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과 밥만으로 만드는 황금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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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과 밥만으로 만드는 황금볶음밥


2017. 8. 4.

황금볶음밥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볶음밥 가운데 하나다. 흔해빠진 재료인 달걀과 밥만을 사용하고 난이도도 높지 않은 데 비해 완성품의 맛이 좋은 편이다. 반드시 유의할 점은 달걀을 골고루 풀어서 조리해야 한다는 점. 그냥 섞지 않고 넣으면 흰자와 노른자가 따로 엉겨서 전체적으로 고른 황금 빛깔이 나오지 않는다. 그건 그것대로 맛있다고는 하지만....


볶음밥과 관련된 경구인 '금으로 은을 싼다'는 표현이 적용되는 것이 바로 이 황금 볶음밥으로, 밥 한 알 한 알에 계란을 코팅하면서 볶음밥답게 익혀내려면 숙련된 솜씨가 필요하다. 계란이 일부는 뭉치거나 일부는 부스러기처럼 자잘하면 온전한 황금 볶음밥이라고 부르기 힘들다. 볶음밥 한 그릇에 더럽게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애초에 초라하디 초라한 볶음밥에 황금씩이나 되는 거창한 타이틀이 붙는 데는 다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이 볶음밥의 친정집이라고 할 만한 중화요리에서는 아주 센 불을 애용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솜씨 좋게 계란물을 밥에 입히며 볶아내는가로 요리사의 역량을 파악할 수도 있다. 만화 철냄비짱에서도 고반초 키리코의 솜씨가 드러나는 첫 번째 요리가 바로 이 황금 볶음밥이고, 요리왕 비룡 애니메이션 1화에서도 비룡이 황금 볶음밥을 통해 국하루의 주인 자리에 도전할 자격이 있다는 점을 어필한다.


제대로 하려면 강한 화력과 뛰어난 솜씨가 필요하지만, 가정식으로 만들어 먹는다면 매우 간편한 우회로(?)가 있다. 계란물과 찬 밥을 미리 골고루 섞어서 냉장고에 잠깐 재워 뒀다가 볶으면 된다. 이미 계란물과 밥이 골고루 섞인 상태이기 때문에 뜨거운 불에서 물기 없이 잘 볶아내면 간단하게 완성. 불조절만 적당히 할 줄 알면 일류 요리사만큼은 아니라도 일반 계란볶음밥보다 훨씬 고상한 색깔과 맛을 느낄 수 있다. 의외로 업장에서도 종종 이 방법을 사용하는데, 미리 준비해 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빠르게 주문 수만큼 볶아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볶음밥을 만들어야 할 때마다 계란을 깨서 풀고 난리법석을 피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어쩌면 가정용보다 음식점용으로 가장 적합한 방법일지도.

계란 흰자와 노른자를 따로 분리해놓은 다음, 찬밥과 흰자를 섞고 따뜻한 밥과 노른자를 섞어서 따로 볶아주면 금은 볶음밥이 된다. 실질적으로 둘다 같은 재료 임에도 불구하고 맛둔치라도 느껴질만한 놀라운 맛의 차이가 느껴지는게 포인트.

집밥 백선생 시즌3에서(17.06.06) 레시피를 소개하였다. 먼저 달걀 노른자를 흰밥에 넣고, 기름을 약간 추가한다. 그리고 이것을 잘 섞은 후(포인트!) 볶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