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은 인간에게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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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인간에게 재앙이다.


2017. 6. 4.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으로 자동화와 연결성이 극대화되는 산업환경의 변화를 의미한다. 2015년부터 여러 도서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후,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도 언급되기 시작했으며, 학자에 따라 제시하는 키워드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기계학습과 인공지능의 발달이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이번 경우에는 산업혁명이라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는데, 18세기 산업 혁명 수준이나 그 이상의 생산 효율 증가가 예견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 대의 기계가 수백 명의 노동자들을 대체했듯이 이번에는 프로그램 하나, 컴퓨터 한 대가 수백, 혹은 수십만 명의 전문 인력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는 관련 번역 도서가 간간히 들어오는 정도였으나 2017년부터 19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을 중심으로 여러 대선 주자들이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하면서 인지도가 크게 올랐다. 그런데 그 대책이랍시고 내놓는 정책이 중소기업 육성, 아니면 여성의 사회 참여 증대 같은 것임을 보면 이 현상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다. 국가가 국민의 기본 소득을 보장하려한 역사적 사례는 있었다. 로마의 제정 시기, 스페인의 전성기, 그리고 공산혁명. 그러나 모두 실패했다. 과연, 기본소득 보장이 4차 산업혁명의 열쇠일까? 위의 사례들 모두 나름의 혁신이 있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제4차 산업혁명은 현재진행형이며, 이미 사회 곳곳에 그 여파가 드러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의 실업자 수는 약 10억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전체 일자리의 80~99%가 소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결론은 너무나 파괴적이어서, 가장 뛰어난 지성들조차도 미래를 예측하기 주저하게 만든다. 만약 우리가 현재의 경제 구조를 그대로 간직한 채로 이런 극단적인 노동 수요 감소를 맞이한다면, 그 결과는 전례 없이 끔찍한 대공황이 될 것이다.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일자리의 90%가 없어졌을 때 10명 중 한두 명만 짧은 노동을 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시민들은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인공지능이 제공해 주는 무제한적인 자원을 마음껏 향유하는 유토피아를 꿈꿀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상적인 미래는 현재의 경제 구조로는 절대 달성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미래 중에서 조금이라도 유토피아에 가까운 미래를 달성하기 위한 전세계 지식인들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이 현상은 이미 우리의 피부로 와닿고 있다. 구글, 아마존,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선점 효과가 존재하는 모든 시장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사실 자본주의 이론의 기초를 놓은 아담 스미스 등 초기 이론가들과 미국의 트러스트 해체 등 독점을 무너뜨리려 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의 혁신주의자들이 그토록 경계했던 독점이 기반이 된다. 

네트워크 효과는 제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 중 하나로써, 이용자 수가 많아질수록 해당 플랫폼의 효용과 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지금 페이스북보다 훨씬 뛰어난 SNS 서비스를 개발해서 시판했다고 하자. 당신의 서비스가 페이스북보다 모든 면에서 낫다고 할지라도, 특별한 계기가 없는 이상 사람들은 계속 페이스북을 이용할 것이다. 왜냐하면 페이스북은 이미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고, 페이스북의 효용은 이용자 수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효과는 반드시 강한 독점력과 높은 진입장벽을 동반하며, 이는 그 시장이 극소수, 혹은 거대 기업 단 하나가 독점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측은 운영 면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가진다. 열 배로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다고 해서 열 배로 높은 관리비가 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은 경쟁사보다 더 낮은 이윤율로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이는 후발 주자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을 형성한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의 동영상 제공업체 유튜브는 단 5초만 기다리면 광고를 스킵할 수 있다. 반면 네이버 동영상은 길고 짜증나는 광고로 악명이 높은데, 사용자 수가 적은 네이버는 5초의 광고로는 도저히 이윤을 챙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로 유출되도록 만들고, 다시 광고 시간을 늘리게 되는 치명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이룬다. 네이버 뿐만 아니라 모든 우리나라의 동영상 제공 업체들이 같은 길을 걸었다. 

또한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다는 것은, 고객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가졌다는 것을 말한다. 많은 정보를 가진 기업은 기계학습을 이용해 모든 사용자들에게 더 정확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유튜브의 추천 동영상, 스팀의 맞춤 대기열, 아마존의 맞춤 도서 추천 등이 좋은 예시. 우리가 유튜브의 모든 동영상, 스팀의 모든 게임, 아마존의 모든 책을 일일히 살펴보고 결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것은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며, 독점 기업의 독점력을 더 굳건하게 만들어 준다. 


네트워크 효과가 있는 시장에서 독과점이 발생하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좋은 일이다. 100개의 네이버 동영상이 있는 세상보단 1개의 유튜브가 있는 세상이 사용자 입장에서도 기업의 입장에서도 좋다. 다만 지금은 효율적인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극소수의 기업이 더 적은 인력으로 효율적으로 시장의 요구를 해결해 버리니, 새로 고용되는 숫자보다는 망해나가는 기업에서 해고되는 사람의 노동자의 숫자가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만약 구글에 취직한 한 사람이 자기 때문에 해고된 노동자 열 명에게 월급을 나눠준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열 사람이 뼈빠지게 일하는 것보다는, 한 사람만 일하고 나머지 아홉 사람은 놀고먹는 것이 훨씬 나은 결말이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 체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으니 문제가 되는 것.

"혁명을 하고도 민중이 여전히 가난하고 불행하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니다."
-호치민-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우리는 물리력을 사용하는 일의 대부분을 기계에게 빼앗겼다. 당연히 일자리의 극단적인 감소가 있었고, 노동의 공급이 수요를 한참 초과하니 실업자가 거리에 넘쳐났고, 그나마 직장을 구한 사람들도 극단적인 저임금에 시달려야 했다. 이러한 현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는데, 이어진 기술의 발전에서 꽤 많은 노동자들을 흡수할 수 있는 다른 일거리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은행원, 의사, 프로그래머, 상담원 같은 직업들 말이다. 비록 충분한 양은 아니었지만, 노동 시장에 남아 있는 약간의 불균형은 복지 정책을 포함한 이러저러한 정부 대책으로 그럭저럭 커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제4차 산업 혁명에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이 기계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인간이 두뇌를 써서 수행하는 일의 대부분이 장기적으로 인공지능에게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컴퓨터의 유지비는 인간 노동자와 비교할 수 없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완전히 능가하기 전에도 일자리는 계속해서 줄어든다고 전망된다. 2015년~2020년에 714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가 새로 생겨난다. 기계 지성이 인간을 완전히 능가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크게 불일치한다. 하지만 언젠가 이런 순간이 올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컴퓨터는 할 수 없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다음의 두 가지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다.

1.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연산은 'and', 'or', 'not' 연산만으로 치환될 수 있음을 보였다. 당연하지만 컴퓨터는 and, or, not을 계산할 수 있고, 따라서 컴퓨터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여기서 '연산'이라고 하는 것은 바둑, 체스, 작문, 번역, 작곡, 소설 쓰기, 영화 만들기, 잡담하기, 판결, 운전, 상담, 과학 연구, 그리고 더 나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일까지, 우리의 두뇌가 수행할 수 있는 모든 작업과 그 이상을 포함한다.

2. 우리가 어떤 사람의 뇌를 아주 정밀하게 관측하여, 그 사람의 뇌세포 하나하나의 연결과 연결 강도를 알아내 컴퓨터로 똑같이 시뮬레이션한다고 하자. 이 작업은 아주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으며, 실제로 뉴런의 수가 적은 편모동물이나 작은 곤충에 대해서는 이 작업이 실험실에서 여러 차례 성공한 바가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그 사람의 생각을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할 것이며,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은 이 프로그램을을 통해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무진장 비효율적인 방법이지만, 컴퓨터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어떤 작업을 수행하는 데에 근본적인 장벽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성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건 꽤 오래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을 부분적으로 대체하고 일자리의 대부분을 소멸시키는 것은 우리의 바로 앞에 닥친 현실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절대로 기계나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을 분야'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좋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변화를 코 앞에 두고 있는 분야들이 있다. 많은 경우 인간 노동자가 해당 분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파격적인 노동 인구의 감소가 여러 곳에서 예고되고 있다.

1.  자율주행 자동차가 인간 운전자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신뢰성을 얻는 순간, 택시, 버스, 고속버스, 화물차 운전수를 포함해 운전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던 전 세계 수억 명의 노동자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성능이 그리 좋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인간 운전수에게는 희망이 별로 없는데, 자율주행자동차의 유지비는 인간 운전자를 고용하는 비용보다 최소한 수백 배가 저렴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각 정부가 규제를 통해 이들의 일자리를 지켜 줄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인 대책은 아니다. 특히 자율주행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해킹이나 내부 오류, 천재 지변 등으로 인한 특수 상황이 아닌 이상, 인간 운전자처럼 주의집중력 저하, 피로 누적, 상황 오판단이 없고 그로 인한 이점으로 교통사고율이 매우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상용화가 되면 장시간 운전을 요하는 곳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될 가능성이 높다.

2. 실제로 철도에서 곳곳에서 자동 및 무인운전이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사례인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선들의 경우 서울메트로와 코레일 노선 일부와는 달리 차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ATO 덕분에 운전사 1인 승무가 가능하며, 대부분의 경우 그 운전사도 버튼만 누른다.

3. 의료 전문가 인공지능 왓슨은 현재 웬만한 전문의보다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특히 고난도를 요구하고 체력소모가 비교적 심한 매우 장시간의 '외과 등'의 수술에서는 피로가 누적되어 집중력이 떨어지기 쉬운 의사보다 인공지능 수술 로봇이 압도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가까운 미래에 의사 수의 현격한 감소가 예정되어 있으며, 현직 의사들도 시름이 매우 깊다. 의대생 등 예비 의료인들은 인공지능에 잠식당할 여지가 비교적 적은 성형외과 등에 몰리고 있는 상황.

4. 변호사 등 문서 작업을 주로 하는 직종 역시 이미 알고리즘의 발전으로 많은 수가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이다. 과거 열 사람의 변호사가 수 주에 걸쳐 해야 했던 일을 잘 학습된 프로그램은 몇 분만에 해치울 수 있다. 물론 변호사라는 직종이 사라질 일은 없겠지만, 이미 이들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이다.

5. 은행 역시 핀테크의 발전으로 인원을 점점 줄여 나가는 추세이며, 더 많은 지점들이 문을 닫고 있다. '전산을 통해 할 수 없고 반드시 은행 직원을 거쳐야 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시중은행 중 지점을 늘리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으며, 점차 신입사원 채용 숫자를 줄여 가면서 규모를 축소해 가고 있는 와중이다. 당연히 인사 정체 문제가 심각하고, 안에 있는 사람들은 과도한 경쟁으로 죽을 맛이다. 극단적인 경우, 아예 지점이 없는 은행도 해외에서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묘책은 없다. 만약 지난 수십 년간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건 전 세계의 수많은 경제학자들에 대한 모독이다. 아래 제시된 내용도 잘 살펴 보면 한 군데씩은 반드시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론적 방향 정도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4차 산업혁명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 하는것보다 더 빠르게 다가올 것 이다. 
2017년 현재의 인공지능이 우습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목표가 분명하지 않아서 AI가 인간을 이기기 어렵다고 평가되어 왔던 바둑에서 2016년에는 알파고가 세계랭킹 4위였던 이세돌을 4대1로 이긴 바 있고, 2017년 초에는 온라인 바둑 사이트에서 인간 최고수들을 상대로 60:0이라는 스코어로 이겼었다. 이것은 다시 말해서 어떤 분야라도 구글같은 거대 기업이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면 인류 최고의 개체보다 뛰어난 AI를 개발하는 것은 일도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2015년의 구글 딥마인드가 공개한 벽돌깨기 영상은 더욱 충격적인데, 벽돌깨기를 한 지 10분 정도 되었을 때는 대부분의 인간보다도 못한 엉망인 플레이를 보여주나, 2시간이 지나자 결코 실수하지 않고 벽돌을 가볍게 깨는 모습을 보여줬고, 4시간이 지나자 꼼수까지 써서 매우 쉽고 빠르게 벽돌을 격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AI 기술이 다른 분야에도 상용화되면 인류의 일자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빠르게 AI로 대체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