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간신배이자 매국노 부기원
본문 바로가기

고구려의 간신배이자 매국노 부기원


2017. 4. 17.

<사극 대조영의 등장인물. 배우는 김하균>

이 드라마에서는 온갖 악역들과 주인공의 숙적들이 등장하나 부기원 일파만큼 순수하게 악인의 모습을 보이는 세력은 작중 찾아보기 힘들다. 설인귀와 이해고가 순수 악역이라기 보다는 주인공의 라이벌이자 숙적이라면, 부기원 측이야 말로 이 드라마의 빌런이라고 할 수 있다. 후술하겠지만 작중 설정상 대인배인 대조영 마저도 인간 자체를 증오하는 몇 안되는 존재이다. 


본래 부기원은 교활하고 두뇌가 뛰어나 오래 전부터 연개소문과 양만춘의 주요한 정적이었으며, 계진과 함께 5부가 대신들의 대표자 역할을 하였다. 당나라에 적극 맞서는 것을 표방하는 연개소문과 양만춘을 위시한 무장 세력과 달리 나라의 보존을 위해 당에 다소 꿇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여서 늘 무장 세력과 대립한다. 


대조영이 태어날때 유성이 떨어졌는데 이게 하필이면 왕이 될 재목이라는 걸 뜻하는게 문제였다. 이에 부기원은 대조영과 그의 부모를 역도로 몰아 몽땅 처형할 것을 주장했다. 연개소문 역시 처음엔 대조영을 죽이고자 했으나, 양만춘의 설득으로 생각을 바꾸어 대신 대조영을 자기 종놈으로 들인다. 이후 설인귀의 연개소문 암살 사주가 실패로 돌아갈때쯤 부기원은 대조영의 어머니가 살아있으며 그녀가 연개소문의 종 개동이와 만났다는걸 알아챈다. 이에 부기원측은 대조영의 어머니와 대조영(개동이)를 잡아들이는데 이때 부기원은 대조영 앞에서 대조영의 어머니를 고문했고 처형시켜 버리는 잔혹한 행위를 저지른다. 이에 대조영은 언젠가 부기원에게 복수할 것임을 맹세한다. 


연개소문 사후 연남생이 집권하자 곧바로 그를 모함하더니 연남생과 그의 동생 연남건 사이를 이간질해 연남생을 쫒아내고 연남건을 앞세워 실세로 등극한다. 사실 이 모든 전개의 시작은 2차 고당전쟁 당시 설인귀가 연개소문에게 부상을 입힌 뒤 이후 이해고 일행이 패전의 치욕을 씻기위해설인귀에게 연개소문의 암살을 자처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설인귀는 얼마뒤 패전의 책임자로서 당나라 조정에 잡혀가 죽어라 고문당하고 간신히 목숨만 건져서 거란으로 돌아갔고 이해고 일행이 돌아오기 전까지 별다른 소식도 듣지 못했으니 사실상 연개소문 사후 고구려 멸망까지의 부분을 메인 빌런이자 흑막 역할은 부기원이 맡았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양만춘마저 모함해 양만춘을 평양성으로 압송하는데 성공하나 보장왕이 양만춘을 벌하기는커녕 대막리지라는 중책을 맡기고 양만춘은 문무신료의 화합을 주장하며 부기원을 대막리지 다음가는 직책인 막리지에 임명할것을 보장왕에게 주청.헌데 이렇게까지 아량을 베푼 양만춘을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재확인해 암살해버린다. 양만춘이 잡혀갔을때 백성(사실은 안시성 세력들도 함께하였다.)들이 양만춘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자 백성들을 유혈진압해버리는 잔혹한 모습을 보인다. 

이후 3차 고당전쟁 당시 외교술로 나라를 구해보겠다며 설인귀에게 사신을 보냈으나 사신은 바로 설인귀에게 끔살당하고 만다. 당나라군이 평양성에 까지 도달하자 다시 한번 사신을 보내는데, 설인귀 측은 사신의 목을 베는 것으로 답장을 한다. 이 쯤되자 부기원 및 5부가 대신 측도 답이 없다고 생각헀는지 협상 얘기를 꺼내는 대신 전 재산을 풀어 고구려 군에 지원하였고, 일시적으로 나마 갈등은 봉합되긴 했다. 그러나 전쟁이 오래 지속되고 신흥의 계략으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부기원은 또다시 협상 얘기를 꺼내는데, 이번에는 부기원 스스로 사신으로 갈 것을 자처한다. 사신으로 가면 죽을 가능성이 높지만, 어자피 협상 실패하면 정말로 끝일게 뻔한지라 부기원도 정말로 목숨을 건 것이었다.

당나라 군영에 사신으로 가서 항복의사를 밝히는 실로 뻔뻔한 행보를 보이며 계속 항복을 주장하나 성 내부의 반발에 부딪쳐 항복이 무산.그러다가 아예 당군과 내통하여 평양성 문을 열어서 나라를 갖다바치는 만행을 저지른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정말로 고구려를 멸망시킬려는 신성과 신홍 형제를 제외한 부기원을 포함한 나머지 5부가 대신측은 당나라에게 굽신거리면 나라만은 보존해 주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선 이런 일을 저질렀던 것. 

결국 평양성은 당나라에게 함락당하는데 부기원의 예상과 달리 당나라 측은 자신들을 마중나온 5부가 대신들마저도 살해해버렸고 이에 부기원은 부하인 사부구와 함께 일단 몸을 숨겼다가 포로로 잡혀버린다. 어자피 설인귀 측은 부기원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는데다 하필이면 고구려 유민들을 당나라로 보내는 일을 감독하는 자가 연남생이다 보니 보복을 두려워한 부기원과 사부구는 신분을 숨겼으나 신분이 들통나 백성들에게 얻어맞던 중 결국 신홍에게 발각당하고 만다. 이에 연남생은 부기원을 가장 멀리 보내버릴 생각을 하는데, 이 와중에 간신히 몸을 보존한 신성은 설인귀를 찾아가 부기원을 안동도호부에 중용할 것을 요청한다. 안동도호부의 총 책임자는 설인귀이지만, 연남생이 고구려 유민들을 당나라로 보내는 일을 하는데다 그 일이 당나라에겐 더 중요한 임무이기에, 연남생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선 부기원이 필요하다는 것. 결국 부기원은 안동도호부에서는 설인귀 다음가는 권력자가 되었고, 덕분에 대조영을 비롯한 주인공들에게는 씹어먹어도 시원치 않을 놈으로 찍히게 되었다. 

이후로는 사부구, 신성과 함께 안동도호부의 앞잡이 노릇을 한다. 이문의 한성 공격 때는 이문과 신라 장수 김찬이 더욱 비호감스런 모습을 보이는데다, 부기원 측은 설인귀 부하 A 수준의 모습을 보이는지라 별 비중도 없었으나, 안동도호부가 요동성으로 이동하였을 때는

말그대로 악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침략자인 설인귀나 이진충보다도 더욱 악랄한 모습을 보이는데, 당나라에서 공녀들을 요구하자 신성은 부녀자들 까지 잡아들일 걸 제안했고, 사부구는 아주 악랄하게 아녀자 약탈을 수행한다. 거기다 미래를 대비한다며 공녀들을 몰래 빼돌려 당나라 노예 상인들에게 팔아먹기까지 한다(이 부분은 사부구가 먼저 제안하긴 했다.)


요동으로 다시 돌아온 대조영이 비밀리에 보장왕,미모사와 손잡고 동명천제단을 결성하여 당나라 노예 상인, 사부구,신성 등 그의 심복을 하나씩 제거하자, 부기원은 경계심으로 미친 척까지 해가며 그들을 피하려 했다. 동명천제단 대부분이 이에 속아 넘어갔으나 대조영만은 그걸 알고 안동도호부의 공격을 미루는데 결국 당나라로 피신하던 중 거리 한복판에서 대조영에게 잡혀 사망.

처음에는 대조영이 사적으로도 대의명분에서도 그에게 사무칠 정도로 원한이 넘치긴 했으나 그의 처우를 백성들의 손에 맡기고 물러서려 한다. 그러나 부기원은 되려 자기를 건드리면 설인귀가 대조영에게 동조한 니놈들을 몰살시킨다느니 저기 저 대조영을 잡으면 부귀영화가 따를 것이라는 등 어그로를 끌자 결국 완전히 눈이 돌아간 대조영에게 그야말로 미친 듯이 처맞게 된다. 맞는 와중에서도 이렇게 죽는 건 너무 억울하다느니 고구려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고구려를 멸망시켰다는 책임을 자기 혼자서 질 수 없다는 망발을 해댔고 그 때마다 더 열렬하게 처맞았다. 결국 대조영의 "아프냐!!? 고통스러우냐!!!?"란 외침과 함께 날아든 피니쉬를 맞고 죽어가면서까지 대조영에게 처절하게 저주를 퍼붓는 등 최후까지 찌질한 면모를 보여줬다. 당연히 이미 전부터 분기탱천했던 주변의 백성들은 그가 숨을 거두자 달려들어 시체를 마구 짓밟아댔다.

덕분에 방영 당시 사회상에서 부정적인 풍자의 아이콘으로 많이 거론되었으며, 이러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김하균의 광기어린 열연도 신기에 가까워서 극찬을 받기도 하였다. 여담으로 짝눈이다. 

재미있는 점은 김하균은 후에 광개토태왕에서도 출연하는데 이때 가렴 역할로 출연하는데 가렴은 전형적인 간신배이자 탐관오리였고 결국에는 광개토태왕이 왕자 시절에 보낸 자들에게 처벌받고 죽임을 당한다. 결국 고구려 작품에서는 모두 고구려를 망치는 간신배 역할을 맡았다는 점. 그런데 더 재미있는 고구려를 계승한다는 태조 왕건 드라마 등에서는 훌륭한 책사와 충신으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