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드 운용권과 비용 부담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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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드 운용권과 비용 부담의 문제


2017. 3. 15.

왜 우리의 군사 주권 사항으로써 도입하는 것인데 우리 돈으로 하지 않는 가?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항만 놓고 보았을때 사드에 관한 모든 사항은 부지 조성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미군)의 자금으로 이루어 진다. 또한 배치 과정과 배치 이후의 운영도 주한미군이 하게 된다.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국방부의 주장대로 우리의 안보를 위해서 우리가 자주적으로 도입하는, 우리의 군사주권에 해당하는 정상적인 결정이라면 우리의 비용으로 도입해야 맞다. 또 전작권을 보유하지 못한 우리 군의 특성상 장비의 운용등을 미군이 한다고 해도 최대한 개입해서 우리의 입장을 반영해야 하는데, 현재까지 언론등을 토대로 알려진 바로는 우리 정부와 군이 개입하는 영역은 부지 선정과 선정된 부지를 조성하는 역할 까지다. 사드의 설치 이후의 운용과정에도 우리 정부가 터치할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다. 그렇다면 중국등 주변국에서 볼때 미국을 위한 무기를 한국에다 설치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심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수 밖에 없다.



한미상호방호 조약에 의거하여 한국은 부지와 운용에 필요한 용수, 전기 등을 제공한다. 기타 운용비는 미군이 부담한다. 만약, 미군기지 이외 지역에 사드가 배치되면 한국이 그 부지를 건설하며 각종 제반 비용을 전부 부담한다. 

그런데, 7월 13일, 사드를 미군 기지가 아닌, 한국군 기지에 배치하게 되면서, 한국측이 사드 운용에 필요한 제반 비용을 전부 부담하게 되었다. 최초 THAAD는 한국군이 구입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주한미군에 배치되는 것이어서 원칙적으로는 비용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미군 기지에 배치 할 경우 우리 정부가 부담해야 할 사드의 1년 유지비는 사드 포대당 5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었다. 그렇지만, 현재 배치지역이 한국군 지역이니, 사드를 운영할수 있도록 기지 설비, 전력 공급, 편의시설 등을 미군의 요구사항에 맞게 갖추어 주어야 하며, 또한 기타 부수 비용은 한국에서 지불하게 되었다.


이러한 비용 이외에도, 상당수 전문가들은 THAAD의 유지비용 중 일부를 방위분담금이나 그 외의 어떤 형태로든 우리 정부가 덤탱이 쓸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비용 분담을 어떤 식으로든 요청하리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비용 분담 요구를 잘 막아낸다 쳐도, 배치에 필요한 땅 값이나 보상비용 등이 엄청나게 소모될 것이다. 결국 막대한 세금이 드는 것은 피할 수 없으리라 예상된다.

미국의 국방예산의 수십분의 1밖에 안되는 국군의 상황을 고려하였을 때, THAAD로 인한 비용 증가는 반드시 다른 어느 쪽의 예산을 갉아먹게 되어 있다. 국방비를 늘린다면 다른 분야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고... 정치인 중 세금을 늘릴 용자는 주류 중에선 아마 없을 것이다. 

그렇게 저렴하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들여온 THAAD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THAAD의 방어 범위 안에 쏟아져 들어오는 적 탄도탄들 중 몇 발에 대해 한 차례의 추가 요격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비록 방위비 분담금 협상 자체가 이루어진지 얼마되지 않았고 규정상 물가 상승률만큼만 반영하기로 되어있기 때문에 갑자기 변하거나 할 일은 거의 없지만 THAAD에 우리 돈이 비합리적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미국 측을 잘 설득하는 것이 한국 정부의 급선무라 할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신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 공약으로 자신이 당선될 경우 주한미군의 주둔비용 전액을 한국에 부담시키겠으며 이를 한국이 거부할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고 공약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취임하자마자 대만에 접근하면서 중국에 대한 적대정책을 노골화한 트럼프라면 사드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한국에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알아두어야 할 것은, 미국과 한국의 동맹관계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물이고, 미국이 한국을 지켜주는 것도 일방적인 호의가 아닌, 불침항모로써의 전략적, 지정학적 가치 때문이다.

사드 배치가 취소된다면 미국이 기분 나쁠 수도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 때문에 미국은 먼저 한국을 버리지 못한다. 북한이 중국에게 그동안 그렇게 미운짓을 하는데도 중국이 끝끝내 완충지대라는 원인 하나 때문에 버리지 못했듯이, 미국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여기에서 또 한국의 국제적 신용 문제가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는데, 미국 역시 얼마전에 TTP 가입을 번복하지 않았던가?

사드에 관련된 대만의 처사를 보자. 대만은 반중으로 유명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에게 충성을 맹세하기 위해 대국간의 싸움에 끼여드는 일은 하지 않는다. 심지어 대만이 상대해야 하는 것은 북핵은 따위로 만들 정도인 대륙의 미사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