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텃밭에서 민주당이 우세한곳 "낙동강 벨트"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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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텃밭에서 민주당이 우세한곳 "낙동강 벨트"를 알아보자


2017. 3. 10.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주로 평가받는 영남 지역에서 드물게 민주당계 정당의 지지 세력이 강해서 종종 선거에서 당선되거나 적어도 박빙의 대결양상이 자주 나타나는 지역을 말하는 정치 용어다. 초반에는 주로 서부 부산 지역만을 이르는 말이었으나, 이후 배후 신도시를 위주로 개발된 김해와 양산 등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공통적으로 낙동강을 끼고 있는 지역들이라서 낙동강 벨트라고 부르게 된 듯 하다. 언제부터 썼는진 모호하지만 2010년대 들어선 주요 언론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됐다. 특히 19대 총선부터 야권에서 마케팅적 효과를 노리며 자주 쓰기 시작했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대체로 공업이 주요 산업이고, 양산신도시, 장유, 화명동, 다대동, 엄궁동, 명지오션시티 등 신도시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젊은층과 외지인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또 상대적으로 부촌이 드물다는 것도 공통점이다.참고로 부산의 많은 부촌들은 동부산권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서부산권에 제대로 염장을 지르려는지 새누리당 소속인 허남식 전 부산 시장의 경우 임기 당시 해운대 등 동부산권에 더욱더 몰빵하듯 편향적인 발전정책을 편 탓에 실망하고 민주당계 지지로 돌아선 서부산권 사람들도 있다.


친노, 친문 세력의 본산이기도 한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 김해시에 있는 봉하마을이기도 하고 그가 거물 정치인으로 떠오르는 계기가 되었던 제16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낙동강 벨트의 일부인 부산 북구/강서구 을에 출마하는 등 인연이 깊은 편이다. 문재인 전 대표도 경남 거제시 출생인데다가 사실상 부산이 연고지였고, 현재 집도 양산시 매곡동에 있기 때문에 유세에도 이 점을 어필한 적이 많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들 역시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행정관, 비서관 등으로 일했던 이들이 많다.

사실 낙동강 벨트가 중요한 이유는 경상도 전체로 놓고보면 그다지 많진 않은 일부 의석수의 지역일 뿐이지만, 이 지역을 민주당계 정당이 본격적으로 장악하게 되면 경상도는 새누리의 텃밭이라는 통념이 깨지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2010년대 기준 경상도 인구가 전라도+충청도+강원도+제주특별자치도보다 더 많으며, 낙동강 벨트로 분류되는 서부산+양산+김해의 인구만 따져도 거의 전라북도랑 비슷한 수준이다. 때문에 진보-보수 양 진영 모두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는 요충지이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당 지도부가 다른 지역을 버려두고 낙동강 벨트에 올인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곳을 지원하는 바람에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이 지역에서만 무려 5석을 따내고, 오히려 낙동강 벨트를 기반삼아 부산진구갑, 남구을, 연제구 같은 중부산과 남부산으로의 동진에도 성공하여, 구창원과 울산 일부를 제외한 거의 유일한 영남권 스윙보터 지역이라는 상황을 넘어서게 되었다. 비례정당 득표율도 이 지역들에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의 합이 새누리당을 넘었다. 심지어 김해 같은 경우는 더불어민주당 혼자서도 넘었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보수세력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본래의 낙동강 벨트는 민주당 우세로, 울산 동구나 북구, 창원 성산구는 진보정당 우세로 굳어지고, 나머지 울산이나 거제, 부산 지역, 구마산, 진해, 밀양, 진주, 그리고 경상북도 김천시, 대구광역시 수성구, 북구가 새로운 스윙보터가 되지 않을까 하는 낙관적인 전망이 민주/진보 진영 일각에서 나오기도 한다. 다만 아직은 말그대로 낙관적인 전망일 뿐이라 정확한 민심은 차기 선거에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명확하게 정의된 용어는 아니라서인지, 언론에 따라선 이 지역들 중 일부를 빼고 말하기도 한다. 또 반대로 세가 강해질수록 추가되는 지역도 있어 의미가 확장되고 있는 편이다. 대체로 낙동강 벨트로 분류되는 지역은 다음과 같다.

부산광역시

북, 강서구 : 16대 총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 강서 을에 출마한 적이 있지만 낙선했다. 그리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참여정부 행정관 출신 전재수 후보가 갑 지역구에서 드디어 당선되었다.

사상구 : 19대 총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었으며, 20대 총선에서는 현직 비례대표 의원인 배재정 후보가 문재인 바로 전에 의원직을 역임했던 장제원 후보와의 접전 끝에 낙선했다.

사하구 : 과거 3당 합당 이후 부산 지역구의 첫 민주당 출신 당선자인 조경태 의원이 있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참여정부 언론비서관 출신인 최인호 후보가 4번째 도전만에 사하 갑에서 당선되었다.

경상남도

김해시 : 17대 총선 이후 계속해서 당선되고 있다. 김해 을에 출마한 참여정부 비서관 출신 김경수 후보가 20대 총선에서 당선되었다. 김해 갑도 민홍철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동시에 치뤄진 김해시장 재선거과 시의회 보궐선거에서도 더민주가 모두 승리하였다.

양산시 : 참여정부 비서관을 지낸 송인배 후보가 다섯번 출마했으나 매번 4% 정도의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그러다 드디어 20대 총선에서 양산 을에 출마한 서형수 후보가 당선되었다. 시의회 보궐선거에서도 더민주 후보가 당선되었다. 반면, 양산 갑 송인배 후보는 또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