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게임넷 죽어버린 예능 라인과 특정 종목 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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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게임넷 죽어버린 예능 라인과 특정 종목 편중


2017. 2. 13.

OGN에서 진행하는 예능은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TPZ부터 시작하여 아이유의 스타4U, 스타 무한도전, 베넷어택, @플레이(스프링캠프/쿨섬머/가을운동회/겨울이야기) 등을 히트시킨 MBC GAME이 더 낫다는 평가를 주로 받아왔다. MSL 데스크나 리얼중계석, 성춘쇼, 쇼 리플레이 황당무적 등을 봐도 시청자들을 웃기는 재능은 MBC GAME이 확실히 우위였다.



게임을 통해서 즐기는 예능은 분명 참신하고 좋은 요소이지만, 나는 캐리다 같은 경우 분명 흥하긴 했는데 뒤로 갈수록 재미가 떨어지는 단점이 많았고, 한판만도 시즌 1 때는 막말로 망시즌이라고 할 정도로 단점이 많았다. 특히, 스타행쇼는 시즌 4부터 재미없다는 평을 넘어 시즌 4 6~7화는 타 방송사를 저격한다거나, 스타 2에 대한 재뿌리기식 방송을 하는 등으로 스타 2 팬들에게 가히 평생까임권 수준의 온갖 악평을 받았으며, 시즌 5에서는 스타 2가 완전히 들러리가 되어 프로그램의 제목에 냉소를 보내는 것은 물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발을 걸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결국 방향을 바꿔 하스스톤 아옳옳옳 등에서 게임 진행과 정보 전달을 병행하는 예능으로 포맷을 바꾸기도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으며 오히려 게임과 예능이 매치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물론 과거에는 생방송 게임콜/PC방/비비빅/후비고/워너비, 신애와 밤샐기세.scx 등 시청자가 방송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게임 프로그램이나 실황 게임 플레이를 다룬 켠김에 왕까지나 황혼에서 새벽까지, 스타 1이 현역이던 시절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던 스타 뒷담화, 꾸준히 방영되지는 못했지만 참신한 컨셉이었던 복수용달이나 은퇴/군입대를 앞둔 강민 해설의 스타리그 예선 도전기를 통해 올드 게이머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강민의 올드보이 등 스갤의 글리젠이 급격히 빨라질 정도로 좋은 반응이 있던 프로그램도 분명히 많았다. 


그러나 2015년 OGN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OGN 플러스가 개국한 이후로는 사실상 예능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롤을 주력으로 한 만년다이아, D.C X-FILE이 시즌제로 계속 편성되고 있기는 하지만 켠김에 왕까지는 무려 서든어택2를 방영하려는 무개념짓을 보인데다 과거에 비해서 방영빈도도 확 줄었고 재미도 떨어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그 외에 방영되고 있는 나머지 예능들도 거의 지나간 예능 컨셉들을 재탕한 예능이거나 혹은 신작게임 홍보 방송이 고작이다.

2010년까지의 온게임넷의 편성표를 보면 소수 리그 프로그램이나 오덕을 위한 《DO THE G》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스타크래프트와 연관성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며, 이 때문에 온스타넷이라고 자주 까였다. 관련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전장영웅》, 《마우스 휘날리며》, 《클릭 넘버 5》, 《포커스 온 스타》, 《김태형·김정민의 경기 뒷담화》, 《전사도》, 《싸·나·이》, 《복수용달》, 《김 PD vs 홍 PD》, 《스타걸의 G》 등인데, 각 제목과 테마는 다소 다를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 이 프로그램들은 차이점이 그렇게 많았던 것도 아니고 모두 스타크래프트 경기 중 과거의 명경기나 특정 선수의 경기들을 모아서 보여주는 재방송 성격의 프로그램이었다. 이런 현상은 온게임넷의 편성표가 리그 오브 레전드 중심으로 바뀐 2014년까지 계속되었다. 롤챔스 재방송을 넘어 나는 캐리다, 한판만 등의 롤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등 그 정도가 지나쳐 과거의 온스타넷과 같이 롤게임넷이라고 자주 까였으며, 롤 팬들 중에서도 다른 종목도 좀 해달라는 목소리가 보이기에 이르렀다.

사실 온게임넷도 개국 직후부터 스타크래프트 하나로는 영원히 방송을 꾸려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그렇게 초창기에도 킹덤 언더 파이어, 워크래프트 3, 쥬라기 원시전·임진록·아트록스 등등 다른 RTS 게임 리그나 크레이지 아케이드, 포트리스2 등 여러 게임들을 띄워주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해보며 무진장 애썼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도 스페셜포스·서든어택 마스터 리그 등 FPS 게임은 물론 워크래프트 3 리그가 폐지된 이후로도 WCG를 통한 워3 중계는 계속 해 주었고, 피파 온라인 시리즈나 마구마구 등 스포츠 장르의 게임 리그를 방송하는 것은 물론 넥슨과의 협의를 통해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리그, 던전 앤 파이터·사이퍼즈 액션 토너먼트, 그리고 KOF 2000, KOF 2001, 스트리트 파이터 4,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 테켄 버스터즈, 겟앰프드 등의 대전 액션 게임 대회를 개최하기도 하는 등 종목 다양화에 대한 시도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심지어는 e스포츠의 대중화를 위해 일반인/아마추어 게이머를 참가 대상으로 한 모두의 리그를 개최하는가 하면, 같은 계열사인 ePlayon 등에서 개발한 바둑을 기반으로 한 전략 게임 바투 인비테이셔널 리그에 세계적인 프로 바둑기사들을 초청하는 것은 물론, 역시나 같은 계열사인 투니버스를 통해 케로로 파이터 리그를 열기도 하는 등 자체적으로 개발한 게임을 띄워주기 위한 리그를 열기도 했으며, 그 외에도 단순한 경기를 넘어서 서울 이스타즈, G-STAR, 블리즈컨, 던파 페스티벌 등의 각종 게임 행사/이벤트 실황을 중계해 주기도 했다. 또한 시청률 부진 때문에 오래 가지는 못했지만 같은 계열사인 SUPER ACTION, tvN에서 방영해 주었던 TNA나 RAW 등의 프로레슬링 진행 프로그램이나 이종격투기 등을 방영했던 적도 있었다.

이렇게 여러 게임 리그를 발굴/중계해 주기도 하지만 이러한 게임들이 개국 초기부터 현재까지 스타크래프트·리그 오브 레전드만큼 시청률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중간에 리그 운영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특정 종목 편중 현상은 철권, 리얼사커 대회를 중계하기도 했던 MBC GAME도 사정은 마찬가지였고, 게임 팬들의 비판 속에 MBC MUSIC으로 전환한 이후에도 MBC 본사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것이 자체 제작 프로그램보다 시청률이 더 잘 나오다 보니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상당 부분 축소해버리고 MBC 본사와 자매 채널 MBC every1의 프로그램과 뮤직비디오를 재탕하는 경우가 많아진 등 음악채널로서의 경쟁력을 잃은 상황이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만큼 시청률이 잘 나왔거나 아예 막다른 길에 다다른 상황이 아니었던 리그였음에도 중단되거나 폐지된 사례가 있어 특정 종목에만 올인한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워크래프트 3은 온게임넷에서 열었던 마지막 워3 리그가 시청률도 높았고 결승 관객도 많았고, 온게임넷 워3 리그가 폐지된 이후로도 워3 프라임리그 맵 조작 사건이 터지기 이전까지 MBC GAME의 워3 프라임리그가 스타리그의 시청률에 버금갈 정도로 잘 나갔다는 점을 생각하면 좀 더 수익성이 있는 스타 쪽에 치중해서 가능성 있는 리그였던 워3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카트라이더 리그의 경우에도 초창기 시절(2005~2007년)에 스타리그보다 시청률이 더 높았고 지원도 해줬음에도 2008년을 끝으로 한동안 리그가 중단되었다가 부활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다만 카트리그에 대해서는 인기가 낮아지기 시작한 이유는 신형 엔진의 추가로 인해 파생된 밸런스 붕괴를 게임 개발사 측에서 방관한 것과 문호준의 장기 독주 때문이었고, 자연스레 리그로써의 위상이 떨어졌다는 의견도 있는 등 팬들 사이에서 의견이 다소 갈리는 편이다.

어쨌든 이런 논란이 상존하고 있다 해도 특히 웬만한 지상파 PD들도 공익성보다 시청률에 목을 매는 판인데 방송을 통해 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케이블/유료 방송은 죽어도 시청률이 생명이다. 소수의 매니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한 마디로 말해서 제작비와 편성 시간만 아까운 행동이며, 호평을 받아왔던 온게임넷의 매니아 프로그램, 대표적으로 《게임 박스》의 갑작스러운 폐지는 정확하게 시청률 저조가 일으킨 결과였다. 반대로 스타 뒷담화나 여러 게임/e스포츠 소식을 전하는 프로그램과 같이 시청률은 잘 나오는데 광고가 거의 붙지 않아 수익성을 이유로 폐지된 경우 또한 존재하는데, 이 역시 케이블 업계의 수익성 문제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막말로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높고 수신료를 징수(KBS1)하는 지상파 채널의 경우는 시청률이 좀 애매하더라도 공익성이나 다양성을 위시해 있는 프로그램들을 계속 만들어도 어떻게 살아갈 수는 있다. 하지만 케이블 방송보다 사정이 좀 나은 종합편성채널들도 시청률 부진으로 손해가 발생하자 적은 제작비로 괜찮은 시청률을 뽑을 수 있는 뉴스쇼 프로그램으로 편성표의 절반 가까이를 도배하는 판국에 자생력이 약한 케이블 방송에서 그런 짓을 했다간 당장 방송국이 휘청거릴 수 있을 정도로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의 수익성 의존도는 크게 차이가 난다. 후술한 대로 OGN이 2015년에 이르러 종목 다양화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만약 그 종목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 OGN에 위기가 찾아온다면 또 다시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인기가 높은 특정 종목에 집중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tvN, XTM, 엠넷 등 CJ E&M 계열에서 방영된 인기 있는 프로그램을 동시편성하는 등으로 손해를 메워야 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OGN이 롤 방송에 올인하던 2014년까지는 거대 스포츠 중계권 업체인 IEG를 모기업으로 한 방송사인 SPOTV GAMES가 OGN보다 다양한 종목을 다룬다는 평을 받았는데, 이것도 어디까지나 넥슨 아레나를 기반하여 이뤄지는 넥슨 게임 지원이 있기에 단기간에 약진이 가능한 것이었으며, 주 종목인 스타크래프트 2를 제외한 다른 게임을 보면 대부분 넥슨 게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정말로 종목이 다양한가, 이러한 지원이 없어도 스타 2를 제외하고 다양한 종목 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처럼 다양한 게임을 다루지 않는 것에 팬들이 당장 아쉬움을 느낄 수는 있어도 자생력이 약한 케이블 방송인 이상 수익성을 쫓아갈 수 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OGN으로 사명을 바꾼 2015년에 이르러서는 e스포츠의 세계화를 위해 해외 시청자들에 맞춘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PC 플랫폼을 넘어 모바일 게임의 e스포츠화라는 M-PLAY 프로젝트를 시동해 베인글로리, 클래시 오브 클랜 등의 제작사와도 협의해 관련 리그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한 롤챔스 재방송 등 리그 오브 레전드의 편성 비중을 30%대까지 대폭 줄이고, 그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특정 종목 편중 문제에서 벗어나 소닉 스타리그, 블레이드 앤 소울, 하스스톤, 월드 오브 탱크,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오버워치 등 다양한 종목을 방송하고 e스포츠의 세계화에 적극 나서게 되었고, 그렇게 2015년 케이블 콘텐츠 제작역량평가에서도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면서 그 동안의 특정 종목 편중에 대한 비판에서는 벗어나게 되었다.

다만 다각화된 종목들 중 무려 3종목이 블리자드에 편중되어 있으며, 하스스톤을 제외하면 리그가 썩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여전히 롤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에 문제가 될 상황이 벌어질 확률이 높으며, 이는 결국 2016 롤챔스 분할 중계 논란을 통해 현실로 드러났다. 물론 SPOTV GAMES 역시 넥슨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에 블리자드 등 특정 게임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은 한 방송사의 문제가 아닌 기본적인 산업의 규모와 기반이 여전히 약소한 편인 e스포츠 자체의 문제점으로 보는 것이 더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