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생명력 바퀴벌레 퇴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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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생명력 바퀴벌레 퇴치법


2017. 2. 1.

파리, 모기와 함께 삼두마차를 끄는 인류의 숙적이자 거의 모든 인간이 혐오하는 생물 하지만 월-E에겐 둘도 없는 친구

지구상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으며 모기와 함께 끈질긴 생명력의 대명사로 알려진 곤충. 참고로 고생대의 바퀴벌레와 지금의 바퀴벌레는 다르다. 고생대 바퀴벌레는 사마귀나 흰개미까지 포함하는 바퀴목의 조상 혹은 친척으로 보이며 산란관이 있었고 생김새도 많이 달랐다.지금의 "진짜 바퀴벌레"가 나타난 건 백악기부터다.

<고대 바퀴벌레 복원도>



얼마나 끈질긴지 심지어는 Nadezhda란 이름의 러시아 바퀴벌레가 우주에서 최초로 임신을 한 종으로 기록되었다. 급격한 온도변화, 우주방사능, 무중력이라는 악조건에서도 새끼를 낳는 데 성공해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후덜덜한 녀석들이 모성애도 강하다. 새끼를 잡아먹지 않으면 다행인 곤충 세계에서 기본적으로 알집으로 알들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그 알집을 항상 꽁무늬에 달고 다니는 데다가 알과 새끼를 키워주는 종류가 있는가 하면 새끼에게 젖먹이듯 자기의 체액을 빨게 해 주며 육아를 하는 종류(갑옷바퀴)도 있다니 대단한 생존본능이다. 이를 역이용하여 독먹이제로 살충하면 바퀴들을 초토화내버릴 수 있다....

집바퀴 종류는 보통 거의 모든 유기물질을 소화시킬 수 있다. 비누까지도 바퀴에게는 식품에 해당된다. 흠많무한 얘기지만 사람의 각질, 손톱, 눈썹까지 갉아먹을 수 있다. 아주 선호하진 않으며 대부분 곤충처럼 녹말과 당분을 더 선호한다. 머리카락, 손톱, 비누는 아주 먹을 것이 없을 때 먹는, 사람으로 치면 나무껍질에 풀뿌리 정도. 인간처럼 입맛을 가릴 처지는 아니므로 사람 몸에 붙은 눈썹이나 손톱을 갉아먹는 경우는 보기 어려워도, 땅바닥에 떨어진 손톱이나 머리카락을 잘 주워 먹는다.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평소 이미지와는 달리 상당한 소식가이다. 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가장 메이저한 종류인 미국 집바퀴는 아무 것도 먹지 않고 2~3주일, 물만 마시고도 90일을 버틸 수 있다. 바퀴벌레의 수명은 180일 가량으로 사람으로 치면 50살을 물만 마시고 살 수 있다는 소리. 덕분에 해외 전파에 유리해서, 무역으로 인해 해충이 타국으로 번지는 사례의 대표적인 예가 되었을 정도. 미국 바퀴의 고향은 사실 아프리카인데, 노예 무역선을 타고 미국으로 진출해 세계 바퀴계의 큰 손이 된 것이다. 이 무슨 아메리칸 드림... 1, 2차 세계대전 중 전세계에 공급된 미군 물자는 바퀴벌레가 전세계에 퍼지는 원인이 되었는데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거대한 이질바퀴(미국바퀴)가 동양권으로 진출해 서식지 다툼에서 우위를 차지해가고 있다. 한국 역시 한국전쟁을 거치며 다량의 미군 물자가 흘러들어왔고 이질바퀴 역시 유입되어 지금까지 식품관계업자, 주부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런데 세스코 통계자료를 보면 한국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바퀴는 미국산 이질바퀴가 아니라 독일바퀴와 집바퀴(일본바퀴)다.

집바퀴(일본바퀴), 독일바퀴와 이질바퀴(미국바퀴) 세 종류가 주로 보이지만 바퀴벌레도 종류가 엄청나다. 약 3,700종이 지구상에 서식하며 우리가 보기에는 도무지 바퀴벌레 같지 않은 종류도 많다. 풍뎅이와 비슷하게 생긴 종류도 있다. 동남아 및 남미에선 식용 바퀴벌레를 주로 즐겨 먹는데 맛이 고소하다고 한다. 모습마저 판이하므로, 외지인들은 이게 바퀴벌레인지 알 수 없다. 또한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바퀴벌레 종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들은 대부분 산 속이나 썩은 나무 속에서 살기 때문에 도시인들은 만나기 어렵다.


대한민국에서 발견된 바퀴벌레 11종 중에서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건 7종류. 이질바퀴, 잔이질바퀴, 독일바퀴, 집바퀴, 먹바퀴, 그리고 경도바퀴. 가주성(家住性) 바퀴로 쉽게 만나는 종이다. 특히 이질바퀴(미국바퀴)와 잔이질바퀴(호주바퀴), 먹바퀴는 덩치가 대단히 큰 편인 데다가 날아다니기까지 한다. 바퀴(독일바퀴)가 가장 흔하다.

유연한 몸을 가져 좁은 틈새가 많은 곳에서 서식하며, 따듯하고, 어둡고, 습기찬 곳을 좋아한다. 화장실의 개수구나 부엌 싱크대 등 배관 주변은 완벽한 서식지가 된다. 일례로 어느 낡은 게스트하우스에서 가끔가다 바퀴벌레가 한두 마리씩 출몰해 나올 때 마다 잡아주고 방을 바꿔주고는 했는데, 추석 연휴가 끝나고 처음 체크인한 고객이 기겁을 해서 달려가 보니, 화장실에 바퀴 30여마리가 반 송장 상태로 꿈틀대고 있었다고 한다. 업체를 불러서 조사해 보니 오래되어 틈이 벌어진 변기통과 화장실 바닥 사이의 공간에서 번식한 놈들이라고. 즉 서른 마리로 불어날 때 까지 인기척이 있는 낮에는 숨어 있다가, 밤에 기어나와서 생존활동을 한 것. 상당한 지능과 더불어 재빠른 발도 있으니 괜히 영악한 벌레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청소 경력이 꽤 되는 아주머니들은 바퀴가 많은 집은 특유의 노린내가 많이 느껴진다고 하니 흠많무.

특유의 짙은 갈색 빛깔의 매끈한 등짝에 빠르게 움직이며 긴 더듬이를 휘둘러대는 활발한 모습이 혐오스럽다고 느낄 만하다. 곤충을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바퀴는 질색하기도 한다. 움직이며 사사삭거리는 소리를 내거나 가끔 집 안에서 퍼덕퍼덕 날아다니는 탓에 겁 많은 사람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하기도 한다. 기어다니는 모습만 봐도 겁을 내는 사람에게 정면에서 날아오면 기절할 정도로 무섭다고 한다. 영화 마우스 헌트에도 반 마리가 출현해 사람 한 명을 심장마비로 보내버렸다. 영화 조의 아파트에서는 이 녀석들이 주인공인데 집안 전체를 이녀석들로 도배되는 장면은 더 킹 오브 충공깽이다. 온갖 것들을 먹고 세균이 득실거리므로 위생에 나쁘며 따뜻한 전자기기에 이끌려 허물을 벗어놓고 배설물을 뿌리는 통에 리얼 버그를 일으키기도 한다.

꼬리 쪽에는 진동을 감지하는 민감한 감각기관이 있어서 약간의 진동에도 재빠르게 도망갈 수 있다.또한 그 진동을 느꼈을 때 반사적으로 그 진동의 반대 방향으로 도망갈 수 있는 능력도 있어서 물리적인 공격으로는 보통 곤충들보다 죽이기 어렵다.

이런저런 이유로 곤충 중에서 연구가 상당히 활발한 편이며 가장 상세한 해부도를 자랑한다(!!). 예전에 모 대학에서는 전자현미경 실습 실험과정으로 바퀴를 해부해 표본을 제작한 후 금코팅해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요즘 바퀴벌레들은 살아남기 위해 단맛을 싫어하는 쪽으로 식습관이 바뀌었다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단맛을 좋아하는 놈들이 단맛나는 살충제를 먹고 다 죽어서, 그렇지 않은 놈들만 살아남은 거겠지만... 

핵전쟁 이후에는 바퀴벌레만 살아남는다는 설이 있다. 이는 반쯤은 낭설이다. 바퀴벌레가 방사능에 특히 강하진 않고 인간보다는 나은 정도다. 인간은 4~10Gy(400~1000rad)의 피폭을 당할 경우 죽으며 반수치사량(LD50=실험대상군의 절반이 죽는 수치)은 4.5Gy정도이다. 반면에 바퀴벌레(구체적으로는 독일바퀴)의 반수치사량은 64Gy로 인간의 10배가 넘는다. 일부 초파리는 640Gy까지, 박테리아는 무려 15000Gy까지 버티기도 한다. 바퀴벌레가 인간보다 방사능에 강한 이유는 세포 주기가 인간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인간보다 조금 더 오래 살아남는 정도. 애초에 핵전쟁 따위는 K-T 멸종이나 빙하기의 스케일에는 훨씬 못 미친다. 바퀴벌레 말고도 다양한 곤충, 무척추동물, 포유류, 파충류, 조류 등 상대적으로 덩치가 커다란 생물들을 포함해서 수많은 동식물들이 별 타격을 받지 않고 살아남을 것이다.

끔찍한 이미지와 달리 자연계 먹이사슬에선 최하위 그룹이라 천적은 차고도 넘친다. 집안에서는 개미나 농발거미, 곱등이 등에겐 아주 좋은 한끼 식사거리이다. 풀밭에서는 사마귀, 여치, 새, 도마뱀, 장수말벌, 쌍살벌, 개구리 등의 포식자가 있다. 열대 지방이나 사막 등에선 전갈의 좋은 먹이기도 하다. 심지어 도심지에서도 고양이, 닭둘기등의 포식자가 있다. 자연계에선 생각보다 약한 존재다. 

잡식성이라 연가시도 바퀴벌레에 종종 기생한다. 한 경험자의 말에 의하면 시골에서는 바퀴벌레에 연가시가 기생해 죽여 버리는 일이 꽤 흔하다. 바퀴벌레 역시 자연에서는 연가시의 숙주의 일종일 뿐이다. 그리고 모든 곤충이 그렇지만 동충하초도 바퀴벌레 몸에서도 자란다.



먼저 바퀴벌레의 서식 특성에 대해 알아보자.

사실 바퀴벌레는 먹이사슬 계층에서 하위에 속할 정도로 천적이 많다. 하지만 이건 원시적인 생태계에서나 해당되는 이야기고 도시에서는 인간이 바퀴벌레에게 위협이 되는 천적을 전부 제거해 버린다.따라서 바퀴벌레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생활 양식은 바퀴벌레가 좋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쉽다. 음식 부스러기를 떨어뜨리면 바퀴에게 양분을 제공하는 셈이고,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습한 거주공간은 바퀴벌레에게 알맞은 서식지를 제공하는 셈이다.

바퀴의 생명력은 강하다. 또한 체내에서 세균에 대한 저항 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에 온갖 잡균을 가지고도 멀쩡히 살아간다. 물론 모든 세균을 100% 방어하지는 못하지만 덕분에 균을 옮기는 매개체가 된다. 번식력 또한 막강해서 알집을 가진 모체가 사망하면 알집이 터지지 않았다면 알에서 무사히 새끼가 태어나 어미의 시체를 먹으며 살아남는다. 강인한 생명력을 바탕으로 대부분 성충으로 자라나므로 한두 마리 잡아 없앤다고 해도 쉽게 박멸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만일 한 마리가 들어오면 그 녀석을 최대한 빨리 잡아야 하고, 만에 하나 암컷이면 알집을 찾아서 파괴해야 한다.

대다수의 곤충과 마찬가지로 암컷 바퀴벌레는 수컷의 정액을 받아 저정낭에 저장시켜둠으로써 평생동안 알을 낳을 수 있다. 저 정낭의 정자는 평생 써도 충분할 많큼 많다. 그야말로 정력왕인셈. 그 알 하나하나는 난협(바퀴벌레의 알집을 난협이라고 한다.)이란 형태로 10~25개 단위로 나온다. 바퀴벌레의 성장 속도는 보통 편견과는 다르게 보통 곤충들보다 느린 편이지만 그 생명력과 번식력이 워낙 대단하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해충구제회사를 불러야 한다.

만일 집에 바퀴벌레가 군집을 이뤘다면, 뿌리는 살충제로는 사실상 구제가 불가능하다. 독먹이형 살충제를 써야 하는데 효율적이지 못한 설치로 인해 효과를 못 보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는 일시적으로 구제가 되었지만 내성을 가진 바퀴가 등장하기도 한다. 

굳이 내성을 가지게 되는 경우까지 안 가도, 애초에 컴뱃골드니 로치큐니 하는 독먹이형 구제약은 정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한다. 약품의 설명에도 나와 있는 내용으로, 시간이 지나면 독성은 떨어지고 양분만 남기 때문에 오히려 바퀴가 감사하며 거기에 자리를 잡을 것이다. 한번 설치했다면 계속 관리해주자. 귀찮으면 세스코 부르는게 답.

위의 내성을 가진 바퀴의 탄생 사례 때문에 항간에 괴담이 돌기도 했다. 스프레이만 가지고 바퀴를 죽이면 다음 세대의 새끼는 스프레이에 대해 완벽하게 "예방 접종" 받아 내성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괴담인데, 이건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살충제는 신경계를 마비시켜서 곤충을 죽이는 약품인데, 스프레이로 죽인 바퀴의 다음 세대는 신경계를 전부 갈아엎었다는 말인가? 말이 안 된다.
심지어 도저히 구제할 수 없을 만큼 바퀴벌레가 창궐한 집을 소방서에서 통째로 불태워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죽이는 방법]

치약
생명력이 엄청나게 강한 바퀴벌레지만 모 프로그램에서 치약을 피하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만 그냥 치약을 바르면 밟고 넘어가서 살아남는 경우도 있으니 확실히 죽이고 싶다면 반드시 진한 거품을 뿌릴 것. 이유는 치약 안에 불소(플루오린)가 들어있어서다. 플루오린은 17족 원소에 속하는 반응성이 매우 강한 물질이며 덕분에 독성이 있어 살충제로도 쓰인다. 치약에 들어있는 불소의 양은 극미량인 데다 일단 삼키지 않으므로 사람에겐 거의 해가 되지 않지만 바퀴벌레에겐 치명적이다. 수돗물에 불소가 첨가된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바퀴벌레가 훨씬 적다고 한다. 수돗물을 마신다고 바로 죽지는 않겠지만 지속적으로 노출됨으로 인한 효과가 꽤 크다. 그래서인지 치약을 좋은 바닥청소제로 사용하는 군대에선 넘쳐나는 모기, 심심하면 보이는 쥐에 비해 바퀴벌레가 전혀 없...는 것까진 아니지만 거의 보이지 않는다. 독먹이 구제약과 마찬가지로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준비물 없이 가장 간편하며, 꽤 쓸 만한 성능이다. 여담으로 독도에서 복무한 사람들에 따르면 독도에는 바퀴벌레가 없다고 한다. 워낙 외진 곳이라 그럴지도.

계면활성제
트리트먼트 샴푸에 쐬여도 죽는다. 셀레늄과 관계가 있을까? 그리고 거의 모든 생물의 천적인 불에는 당연히 약하다.

세제용품인 퐁퐁같은 것에도 일반 시중에 파는 살충제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퐁퐁으로 구제를 할 경우 알까지 털어버린다고 한다...자취하는 사람이라면 치약처럼 한번 쯤 해볼만 한 방법이다.

전자레인지
또한 전자레인지의 조리실에 가둔 상태에서 전자레인지를 작동하면 죽지 않는다고 하는데 말도 안된다. 모 프로그램에서 바퀴벌레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더니 몇초만에 죽었다.영상에서는 전자파때문에 죽었다고 나오지만 이는 잘못된 결론으로, 마이크로파로 체내 수분의 온도가 올라가서 죽은 거다. 익어 죽은거나 마찬가지.

아사
몇 주 먹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거짓말이다. 바퀴벌레 수 마리를 가두고 아무것도 먹이지 않고 내버려두었는데 4~5일이 지나자 하나하나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다만 여기서 무서운 것은 다른 놈들이 이 죽은 놈의 시체를 먹어서 연명하더라는 것. 정확히 말하면 바퀴벌레들은 식량을 구할 수 없는 장기간의 대기기간 동안 배설물과 토사물까지 먹거나 죽은 동료의 시체까지 뜯어먹으며 살아남는다.

죽은 동료의 시체를 먹거나 토사물을 먹는 것은 극한의 상황이 아니라도 흔히 보이는 행동이다. 보통은 약한 새끼들이나 갓 탈피하여 피부가 단단해지기 전이 다른 바퀴에게 뜯어먹힐 가능성이 높을 때라고 한다. 흠좀무. 하지만 종족과 사상(?)이 다르고 약육강식 및 동종동식은 자연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니 까지 말자. 토사물을 먹는 것은 바퀴가 먹고 온 음식물 중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을 토해내는 것으로 보통 서식지 내의 동료들과 나눠 먹는다. 컴X트 등 미끼 설치형 바퀴구제약은 이러한 바퀴의 습성을 이용한 약물이다. 이외에 독 먹이 구제약으로 맥스포스 겔이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머리를 잘라내도 5일 정도 살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인데 그건 뇌가 머리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리마다 하나씩 뇌처럼 이용되는 신경다발이 존재해서이다. 하지만 진짜 뇌처럼 고등적인 사고는 불가능하고 반사적으로 위험을 피하는 정도는 가능해서 머리가 잘려도 반사적으로 활동은 한다. 죽는 이유는 머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굶어죽어서...다만 머리를 잘려서 5일 정도 생존하려면 다른 변수가 없어야 한다. 머리가 잘려나가면서 지능도 엄청나게 떨어지고 더듬이 같은 중요한 기관도 잃어버리므로 다른 개체한테 잡혀먹거나 위험요소를 피하지 못해 자폭하는 게 대부분이다. 따라서 그냥 머리가 잘려나가면 촉각에 반응만 하는 식물바퀴쯤으로 보면 될 듯.

천적 육성
바퀴만을 없애는게 목적이라면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집개미를 바퀴벌레 군집에 맞설 정도로 육성하면 된다. 개미와 바퀴벌레는 서로 먹는 음식이 비슷한데다가 집개미는 끈질기게 곤충의 알을 먹어치우므로 상호 공존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러니 개미가 득세하면 바퀴벌레는 사라질 것이다.

...는 물론 우스개일 뿐, 이런 퇴치법은 물론 쓸모가 없으며 개미 때문에 겪는 고통에 다시 몸부림치게 될 것이다. 

가끔은 두 종류가 동시에 출몰하기도 하는데, 개미와 바퀴벌레의 세력이 대등해서 서로가 주도권을 잡으려고 다투는 것이다. 바퀴벌레와 개미가 책상 위에서 싸우기도 한다고(...) 이런 경우는 무엇이 문제인가 하면, 집안의 청결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양 세력을 모두 먹여 살릴 정도 이거나, 집안이 넓어서 양측의 세력권이 서로 다른 곳에 위치했을 수 있다.

혹은 외부요건 때문일 수도 있는데, 집 안에는 문제가 없지만 근처에서 외부유입이 많은 경우이다. 재래시장 근처에서 바퀴를 잡고 내버려두었더니 십여분만에 작은 개미들이 몰려왔다고 한다.

예방법: 청소
집안 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쓰레기를 제때제때 버리면 양분을 얻지 못하는 바퀴가 버틸 재간이 없다. 또한 어질러놓은 것을 치워 숨을 곳을 없애면 밝은 곳을 싫어하는 바퀴는 알아서 물러갈 것이다. 설령 서식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인간이 눈치채지 못할 만큼으로는 개체수가 감소할 것이다.

물론 청소를 아무리 자주 하더라도 건물이 낡으면 다른 곳에서 들어오기도 한다. 실제로 아무리 청소를 잘 해 놓은 깨끗한 방이라도 빌라나 다세대주택의 경우 건물 자체에 바퀴가 서식하는 경우가 있어 간혹 정말 뜬금없이 나오기도 한다. 이 경우는 세스코가 답이다. 이 경우의 끝판왕은 바로 군대. 몇십년 된 건물에 낡은 시설에 수많은 남정네들이 부대끼며 살고 있는데 청소는 몇몇 비전문가들이 전담하니 당연히 곳곳에 바퀴벌레가 넘친다. 그러려니 하고 공존하며 살고 있어도 항상 그럴 수는 없는지라 바퀴벌레 싫어하는 사람이 고참일 경우 휴일에 난데없는 바퀴벌레 소탕 작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1종 창고에 바퀴벌레라도 나타나면 그 날은 레알 인간과 벌레와의 전쟁이 총력전으로 벌어진다...

경험으로는 일단 바퀴가 나타나면 잘 추적해(?) 주요 행동 루트를 파악하여 기어나오는 잔구멍들을 실리콘 등으로 완전 봉쇄하고, 그게 어렵거나 안 되면 집에 그리마 한두 마리가 돌아다니도록 방치하는 것도좋다. 물론 바퀴보다 더 징그러운 외모를 하고 있는 게 그리마지만 바퀴벌레처럼 병은 옮기지 않으니... 다만 집 안의 해충을 잡는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불쾌감 및 혐오감인데 바퀴보다 더 혐오스러운 그리마를 바퀴를 잡겠다고 육성하거나 방치하는 건 말 그대로 늑대를 잡겠다고 호랑이를 불러들이는 거나 마찬가지니 당연히 좋은 방법은 아니다. 군대의 경우 솔벤트를 뿌려주면 픽픽 죽어나간다.

퇴치법: 출현 시 기본적인 대처
전문적인 구제 방법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린다면(특히 예상치 못하게 조우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방법을 쓴다.

살충제: 역시 에프킬라로 잡아서 휴지로 싼 다음 버리는 게 가장 일반적인 대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방법은 에프킬라나 휴지를 준비하고 다시 왔더니 어딘가로 자취를 감추는 등의 여간 짜증나는 정도가 아닌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참고로 WD-40으로도 살충제를 갈음할 수 있다. 물론 특유의 냄새와 더불어 뿌린 곳의 뒷정리는 각오해야 한다.

헤어스프레이 + 라이터: 완벽한 사제 화염방사기이다. 다만 이건 엄청 위험한 방법이기 때문에 가급적 안 쓰는 게 좋다. 하지만 쓰면 직빵이라 제아무리 살충제에 면역이 된 왕바퀴라 하더라도 이건 걍 불에 구워버리기 때문에 면역이고 나발이고 없다. 참고로 장수말벌도 이걸로 퇴치한다. 헤어스프레이 대신 위의 살충제로 써도 된다.

책 혹은 신문지: 발견하는 즉시 근처의 책이나 신문지 접은 것으로 후려쳐 깔아 뭉개고 휴지로 싸서 버린다.
맨손: 더 극단적이면서 직빵인 방법을 원한다면 손으로 잡아 창밖에 버리자. 다만 하고 난 다음엔 손을 반드시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디메리트가 존재한다. 안 씻고 배길리는 없겠지만...

진공청소기: 상술했듯 바퀴벌레의 감지 기관은 반사적으로 바람을 등지고 돌진하도록 만들어져 있으므로, 여러 마리가 동시에 나타났다면 진공청소기로 잡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했을 때는 주기적으로 필터를 비우도록 하자.

자연계에서는 의외로 천적이 많은 편이다. 집 주변만 해도 바퀴를 전문으로 잡아먹는 농발거미나 쥐, 개미, 고양이, 귀뚜라미가 있고, 바퀴벌레를 잡아먹는 전문 사냥꾼인 는쟁이벌도 있다. 특히 는쟁이벌은 바퀴벌레한테 독침을 쏴 좀비처럼 만들어버린 다음 굴로 끌고가 애벌레의 먹이로 삼는다. 산 속이나 풀밭 등에서는 사마귀, 말벌, 쌍살벌, 도마뱀 그리고 새들이 바퀴벌레를 잡아 먹으며 특히 새들에게는 그저 맛있는 식사거리일 뿐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쪼아 먹는다. 거미류들도 천적이라 집 안에 돌아다니는 농발거미는 물론 왕거미도 바퀴벌레를 먹으며, 사마귀는 같은 바퀴목이지만 바퀴벌레의 천적이라서 돌아다니며 바퀴벌레를 사냥해 잡아 먹는다. 말벌류 역시 바퀴벌레에겐 공포의 대상. 말벌은 양봉업자의 골칫거리이지만 한편으론 파리, 모기, 바퀴벌레 등 해충을 구제해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바퀴벌레를 사냥한 말벌은 먹이를 손질해서 애벌레들에게 갖다 준다. 다만 바퀴벌레는 밤에 활동하므로 말벌과 만날 일은 많지 않다.



흔히 인류가 멸망해도 바퀴벌레는 살아남는다는 말이 있지만, 바퀴벌레의 고향이 원래 열대지방이었던 점을 들어 인류가 멸망하면 열대지방을 제외한 나머지 온대/냉대지방의 바퀴들은 난방의 부재로 겨울을 넘기기 힘들다는 설도 있다. 인류 멸망 그 후에서도 '인류가 사라지면 바퀴벌레 역시 세력이 축소될 것이다'라고 언급 되었다. 물론 이 또한 예상일 뿐이고 바퀴벌레도 진화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어느 보도에 의하면 바퀴벌레의 머리에 거의 모든 세균을 죽일 수 있는 항생물질이 있다고 한다. 항생제 내성균이 창궐하는 현 시점에서 과학자들에게 꽤나 의미있는 소식이다.

미래엔 바퀴벌레를 건전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근데 100와트 전구 켜는데 바퀴벌레 1억 마리가 필요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