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를 죽입시다 개미는 나의 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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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를 죽입시다 개미는 나의 원수


2016. 12. 31.





어떤 초등학생이 쓴 벽보의 제목 이 벽보가 처음 걸린 2005년경부터 유행한 고전 짤방이다. 디시인사이드 엽기 갤러리가 1차 출처인 것으로 추정된다.


원문을 그대로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개미를죽입시다(개미는나의원수)

우리가 2년 동안달팽이를 키웠는데
어떤 불개미 새끼가 달팽이를 죽였습니다 
개미를죽입시다 달팽이는 아주착했습니다
달팽는 아직 안죽었는데 싸가지 없는
불개미가 물었습니다 조심하싶시오
씨발, 개새기,싸가지업는
놈"




내용인즉 자기가 2년동안 키우던 달팽이가 있었는데 불개미가 달팽이를 물어 죽여서 개미는 나의 원수라고 외치는 내용이다. 글씨가 산만해서 읽기가 좀 힘들지만 일단 읽어보면 글쓴이의 분노가 정말 제대로 느껴진다. 달팽이에게 꽤나 정이 들었던 모양.

처음에 우리가라고 한 걸 보니 언어 능력이 아직 부족해서 "내가" 를 '우리가" 라고 쓸 수도 있고, 아니면 같이 키우던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가족이나 형제를 말한 듯 싶다.

달팽이는 아직 안 죽었는데 부분이 애매해서 해석이 갈린다. 아직 어려서 살 날이 많이 남아 있었던 달팽이가 개미 때문에 이른 죽음을 맞았다거나, 글을 쓸 당시에는 달팽이가 치명상을 입은 상태로나마 살아있었다거나, 개미가 확인사살을 했다거나. 다만 글의 정황, 문법을 완전히 숙달하지 않은 어린 아이가 쓴 글임을 고려해본다면, 달팽이가 살아있는 시점에서 불개미가 물었다. 그래서 죽었다.' 라는 말로 보인다.

즉 화자가 하고싶었던 말은 이와 같다. '개미를 죽이자(개미는 나의 원수다). 2년동안 문제 없이 잘 살고 있었던 아주 착한 달팽이를 싸가지 없는 불개미가 물어죽였다. 불개미를 조심해라. 

그러나, 불개미는 주로 산 속에서나 살며 집 안에 사는경우는 거의 없고, 가주성 개미인 애집개미가 특유의 빨간 색깔 때문에 불개미로 오해 받기도 하므로 저 글에 등장하는 불개미는 사실 불개미가 아니라 애집개미로 추정된다.

순수한 애정을 가지고 달팽이를 키우던 어린이 입장에서는 굉장히 슬프고 분노 할 만한 일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