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빵집'의 눈물 -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으로 문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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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빵집'의 눈물 -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으로 문 닫아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에 위치한 ‘1000원 빵집’은 25일부터 문을 닫는다. 사진은 빵 판매가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안내된 모습.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역의 '1000원 빵집'이 폐업을 결정했다. 고물가의 영향으로 인건비와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더 이상 1000원에 빵을 판매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번 폐업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던 가게들이 고물가에 직면한 현실을 보여준다.

 

지난 두 달 동안 빵 판매 가격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되었다. 하지만 가격 인상 이후에도 매출은 평소의 절반으로 떨어졌고, 가게는 더 이상 운영을 지속할 수 없었다. 50대 직원 강모씨는 "1000원에 빵을 팔아서는 남는 것이 없다"며 "가격을 올리니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고 설명했다.

 

빵 공장의 납품 단가 상승과 함께 인건비와 임대료의 부담도 커졌다. 이는 많은 저가 빵집들이 직면한 공통적인 문제이다. 1000원 빵집은 일반적으로 단기 임대를 통해 운영되며, 공장에서 대량으로 빵을 구매하여 판매하는 구조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로는 더 이상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서울 마포구 아현역의 1000원 빵집도 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 이 매장은 이미 문을 닫았고, 내부는 어수선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인근 상인은 "빵집이 문을 연 지 꽤 됐다. 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1000원 빵집은 지난달부터 빵 가격을 300원 올려 판매 중이다.

 

빵 가격을 올리지 않은 매장도 지속적인 운영이 어려워 보인다. 한 1000원 빵집 직원은 "빵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 1000원 빵은 가게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라면서도 "요즘에는 장사하는 입장에서 손해만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밀가루 가격이 최근 내렸지만,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경영이 어려워진 것이다.

 

1000원 빵집 폐업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아쉬워했다. 직장인 이모씨는 "1000원 빵집을 애용했는데 가성비 좋은 가게가 사라진다니 참 속상하다"고 말했다. 지하철 1000원 빵은 바쁜 직장인들이 출퇴근 길에 부담 없이 사먹던 간편한 먹거리였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000원 빵집은 전형적인 박리다매 구조로 운영돼 많이 팔지 못하면 이윤이 아예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고물가 상황에서 이러한 저가 빵집들의 폐업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1000원 빵집의 폐업은 고물가와 경영 압박 속에서 많은 저가 빵집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사랑받던 이들 가게들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