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은 수학을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떼가는 세금이다.
앰브로스 비어스 (미국의 작가)
“복권을 25년이 넘게 수집하고 소장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당첨된 최고 금액은 5000원을 넘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복권 1등 당첨은 하늘이 정하고 벼락을 맞기보다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경상남도내 복권수집 1인자 김경석
복권을 살 때 당첨될 가능성 같은 것은 거의 없다. 수학적 평균을 봤을 때는, 사면 살수록 손해다. 1만 명이 1명 당 만 원씩 1억 원 어치를 샀다고 하면, 1만 명이 얻는 당첨금의 총합은 절대로 1억 원이 안 된다. 그 중 절반 정도는 복권회사 수익금으로 간다고 보면 된다. 즉, 많이 사면 살수록 평균적으로는 손해며, 복권을 사느라 발품을 팔고, 숫자를 고민하고, 당첨여부 확인하고, 당첨금 찾고 하는 시간까지 하면 인생에 있어 상당한 해악이 된다. 따라서 순수한 경제적 관점으로만 보자면 복권은 구매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예컨대 투자금 30만원을 넣었을 때 11만 7,500원 당첨. 확률은 정규분포를 따르므로 투자금액이 커질수록 당첨확률은 올라가지만 그 당첨금액이 유의미한 수익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본인의 운을 과대평가 해서 복권을 다량으로 사는 멍청한 케이스도 없지는 않다. 국내에서는 딸이 퇴직금을 받자 그걸 가져다가 반은 주식, 반은 복권에 투자(?)하고 몽땅 날려서 부녀 동반으로 자살을 시도했다가 딸만 하늘나라로 보낸 안타까운 사례가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건 그저 부녀가 세트로 기본 사회상식이 없다는 얘기다.주식이야 아무 정보도 뭣도 없이 멍청하게 돈을 쏟을지언정 '투자'라고 할 수 있는 건덕지라도 있을지 몰라도, 복권은 상식선에서 장래의 이익을 확실하게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의 대상이지 투자의 대상은 아니다.
복권은 정도가 약하지만 결국은 도박이니 잠깐의 재미 이상으로 돈을 쏟아부으면 남는 건 패가망신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케이스. 그래서 '복권은 수학 시간에 확률 가르칠 때 졸았던 인간을 위한 세금'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여담으로 아돌프 히틀러도 소시적에 투자한답시고 복권을 샀다가 돈만 날리고 오스트리아 정부를 원망했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로또를 표현하는 몇 개 단어들중 하나는 stupid tax이다. 로또에 돈을 낭비하는 바보들만이 내는 세금이라는 뜻.
그렇다고 모두가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복권 구매액이 대폭으로 줄어들 경우 당첨시 수령액은 줄어들지언정 경쟁자가 줄어들게 되어 당첨확률은 올라가게 된다. 그러면 그 사실에 혹한 이들이 다시 복권을 사고 그럼 다시 확률이 줄어들고 다시 절망적인 확률에 환멸을 느낀 이들이 떠나고.. 이론적으론 이렇게 왔다갔다 하다가 어느 균형점에 도달하겠지만 현실은 이미 훨씬 많은 이들이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복권에 돈과 시간을 때려붓고 있기 때문에 당첨확률은 그야말로 벼락맞기보다 어려운 수준이다.
당첨금이 이월되는 경우엔 기댓값이 올라가 사는 게 더 나은 경우도 있다. 물론 이월된 당첨금이 얼마냐에 다르지만. 이걸 알아차린 몇몇 사람들이 캐시윈폴 복권을 수만 장씩 사가면서 돈을 벌었다. 원리는 어렵지 않다. 1등금액/확률+2등금액/확률+3등금액/확률....>복권가격일경우 복권을 사는게 확률적으로 이득이다. 지금은 중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