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무지와 일본 단무지의 다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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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맛집.요리.레시피

한국 단무지와 일본 단무지의 다른점

단무지 또는 무를 절여 만든 일본의 절임 음식 '츠케모노'의 일종이다. 17세기 에도 막부의 타쿠앙 소호라는 승려가 만든 채소 절임이 불가를 중심으로 수입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여러가지 요리의 재료나 밑반찬으로서 널리 사랑받고 있다.

무를 소금과 쌀겨를 섞은 데에 파묻어 만드는 일본식 짠지라고 말하지만,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일본식 쌀겨절임 방식 단무지는 한국에서 찾기 힘들다. 한국에서 생산·유통 되는 것은 현지화 과정을 거쳐 초절임 방식이 일반적이다. 두 종류의 단무지는 제조법이나 외형만이 아니라 맛도 상당히 다르다. 이는 반대입장인 김치와 기무치 간의 차이와도 비슷하다.



일본명인 '타쿠앙'은 타쿠앙 소호가 전란의 시대에 장시간 저장할 수 있는 형태의 야채절임을 직접 고안했다는 설과 이미 일본 간사이 지방에서 성행하던 야채절임을 타쿠앙이 간토 지방에 전파했다는 설이 있다. 이름은 본래 특별한 이름이 없던 이 음식을, 당시의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미츠가 개발자격인 타쿠앙의 이름을 붙여주어 오늘날에 이른다고 한다. 과거 한국에서는 단무지를 '다꽝'(다꾸앙)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일본명인 타쿠앙에서 유래된 말이다. ‘짠무지’라는 말도 허영만 만화 각시탈에서 등장한다. 맛이 달기도 하고 짜기도 해서 옛날엔 그렇게도 불렀던 걸로 보인다.

일본에 흔히 전파되어 있는 단무지 제작 일화는 다음과 같다. 이에미츠가 토카이지에 방문하자, 타쿠앙 소호가 식사를 대접하는 중 쇼군이 매일 산해진미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오히려 담백한 것에 맛을 느낄 것이라 생각하여 타쿠와에즈케라는 무절임을 대접했다. 쌀겨와 소금에 절인 무절임인 타쿠와에즈케를 먹은 이에미츠가 맛있다면서 타쿠와에즈케를 선사의 이름을 따서 타쿠앙즈케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부터 처음 대중화되었다. 한국명인 단무지의 뜻은 '단맛이 나는 무짠지'의 줄임말이라고 알려져 있다. 현지화된 단무지는 사실상 한국화된 일식이지만 특이하게도 한국화된 중국음식인 중국집 요리와 궁합이 좋다. 짜장면을 먹을 때 항상 양파와 함께 곁들여지는 반찬이며, 이것이 없으면 짜장면을 먹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2000년 전후를 기점으로 우후죽순 생겨난 프랜차이즈 분식점의 영향으로, 라면의 반찬으로 단무지를 김치 대신 내는 경우도 흔해졌다. 그 외 잘게 잘라서 고춧가루를 치고 참기름을 살짝 쳐 버무려 먹는 것도 밑반찬으로 별미이며, 김밥에도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재료. 꽁치 김밥처럼 한 재료만 들어가는 김밥이 아니라면 무조건 들어간다. 단무지 없는 김밥은 김밥이라 부르기 미안할 정도. 그래서 아예 나머지 재료 다 빼버린 귀차니즘 끝판왕 단무지 김밥도 있다. 단무지가 반찬이 아닌 식재료로서 유일하게 들어가는 음식이 김밥이며 이는 김밥이 아직 일식집의 김초밥이던 60년대 시기부터 변화가 없다. 심지어 매운떡볶이류가 유행하면서 떡볶이에도 곁들여 나오기도 한다. 매운것을 진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초절임 방식으로 제조되는 한국식 단무지는 새콤달콤한 편인 반면, 원조인 일본의 다쿠앙은 쌀겨절임 방식으로 제조되는 탓에 단맛보다는 오히려 짠맛이 상당히 강하다. 식감도 한국 단무지는 무 자체의 수분이 많이 남아있어 아삭아삭한 맛이 있는 반면 일본 타쿠앙은 수분이 대부분 빠져나가 쭈글쭈글하고 꾸덕꾸덕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일본 방식을 여전히 보존하고 있는)익산식 단무지나 해외에서 만든 다쿠앙을 구했을 때 김밥을 만들려다보면 김밥의 한국식 단무지 맛이 나지 않는다. 이때는 설탕과 식초를 섞어서 절여서 단맛과 신맛을 더 넣어주는 쪽이 좋다고 전해진다. 사족으로 김치가 일본에서 현지화된 기무치도, 특히 편의점에서 파는 것들이라면, 제대로 발효와 숙성을 거친 것이 아닌 배추를 식초에 절이고 고춧가루를 약간 뿌린 수준이다.

일본식 쌀겨절임 단무지는 쌀겨에 숙성시켜 만들기 때문에 제조비용이 한국식 초절임 단무지에 비해 굉장히 높다. 유명한 음식점에서는 자신들이 직접 담그거나, 아니면 고급 단무지를 따로 구비하여 대접하기 때문에 당연히 고급 반찬 취급. 심지어 고급 단무지 세트는 1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물에 밥 말아먹을 때 타쿠앙을 곁들이는데,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참 저렴해 보이지만 일본에서는 품위있는 음식이라고 하니 문화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일본식 쌀겨절임 단무지는 단맛 말고도 굉장히 깊은 풍미를 내기에 밥과 단무지만 가지고도 훌륭한 반찬으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런 고급 제품은 가격도 비싸고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일본 음식점에서 단무지 리필을 시킬 때는 돈을 더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에서는 대개 사이드 디쉬를 리필시킬 때 추가 요금을 받는데, 단무지의 경우에도 그러하다. 단무지가 기본으로 나오지 않는 집에서 여러 명이 음식을 시킬 때는 특별히 "서비스입니다" 하면서 단무지를 주기도 한다. 이에 익숙치 않은 한국 사람들은 싸구려 단무지에도 돈을 받느냐며 불평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초절임 방식으로 제조되는 한국 단무지보다 고가이긴 하다. 한국의 중국집에서는 요즘 더욱 더 저렴한 단무지를 매입하기 위해 중국산 절인무로 만든 단무지를 사용하는데 그 위생상태는 상상이 가는 만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색깔이 노란색인 경우가 많다. 치자를 이용하여 만들기 때문인데, 치자 대신 그냥 식용 색소를 입히기도 한다. 무 자체는 흰색이니 하얀 단무지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