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가혹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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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가혹행위

 

병영부조리 중 폭행, 폭언 등 피해자에게 직접적으로 벌이는 범죄들을 분류하는 말로, 군대에서 아직까지도 뿌리를 뽑지 못한 최대의 악습. 군대를 넘어 대한민국 사회 구석구석까지 그 뿌리를 뻗쳐 있는 말기 암세포 같은 존재. 군무가 아닌 공무 관련해서도 약간 다른 의미로 가혹행위가 존재하나, 대부분 가혹행위라 하면 대부분 군대 내에서의 가혹행위를 말한다. 보통의 군대 가혹행위는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계급이 낮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현역 군인이라면, 그리고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인간이 맞다면, 당신의 전우와 후임이 신체적이나 심리적으로 상하지 않도록 챙겨주고 군생활에 적응하도록 도와서 무사히 전역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임무다. 그리고 가혹행위는 엄연한 범죄이며 인간으로서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나중에 콩밥 먹고 배상하는 게 싫다면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전역하고 사회에 복귀해 이제 좀 복학하거나 취업 또는 창업해볼까 하는 찰나에 느닷없이 일반 경찰서나 검찰청, 법원 출두 명령서를 받아 보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과거 선임에게 가혹행위를 당한 후임이 폭행 등에 대한 형사소송과 관련배상비나 후유증 치료비 등 민사소송을 거는 상황인데, 이기든 지든 민사의 특성상 그 선임은 최소 몇 년은 법원을 불려다니며 온갖 곤욕은 다 치른다. 또 형사소송까지 걸릴 수 있다. 아니 가혹행위의 특성상 대부분이 형사소송이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을 뿐이지 가혹행위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인 후유증 때문에 벌어지는 개인 간의 소송은 해마다 수백 건에 이른다고 한다.

얼차려와 가혹행위는 다르다. 얼차려는 규정에 의해 실시 기준과 방법이 명시되고 준법성을 갖추고 있어 정당한 지휘권 행사로 인정되므로 올바른 군기확립 및 훈육지도의 방법이다. 다만 규정을 지키지 않고 과도한 얼차려를 부여해 가혹행위 단계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간부의 얼차려도 구타는 불가능하니 구타를 당했다면 이는 가혹행위로 폭행죄가 된다.

201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군대에서의 가혹 행위는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는 표면상일 뿐 이전에 숨겨진 것까지 들춰낸다면 병영 내 학대행위는 산더미다.



가혹행위가 발생할 여건이 되는 부대의 하급자는 병사, 부사관, 장교 막론하고 모두 해당된다. 일/이등병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상병, 병장도 간부 혹은 동료 병사들의 핍박으로 가혹행위의 피해자가 되는 게 생각보다 흔한 일이고, 가해자는 선임, 동기, 후임 모두 해당된다. 물론 전의경에서 흔히 행해지던 소위 생활의 일부를 금지하는 깨스도 당연히 가혹행위다. 의외의 일이지만 전군에서 가혹행위 최대의 피해자는 놀랍게도 사병이 아니라 학사장교이다. 이들은 타 출신에 비해 현저히 늦는 임관일 때문에 같은 년도에 임관한 타출신 장교들에 의해 가혹행위의 먹잇감이 되어있는 상태이다. 주 가해자는 ROTC이다. 다만 이는 신고와 소송건수만 기준으로 한 것이고, 국방부의 어처구니없는 전자장비 제한 규정과, 사병들의 나이대가 아직 사회경험이 부족한 20대 초반인 상황에서 피해 사병들 절대 다수가 소송지식과 증거 부족으로 소송을 포기해서 나온 통계의 오류다. 애시당초 학사장교보다 수십 배는 많은 병사들의 가혹행위가 비율이면 몰라도 건수가 가장 낮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다.

가끔 악질적인 자들은 중간 계급의 후임을 내세워 그 아래 계급의 병사를 정신적으로 괴롭히다가 문제가 터지자 방패막이로 내세운 후임만 처벌받지 그 뒤에서 "그 새끼 요즘 군기 빠졌더라?"라는 식으로 지나가는 말처럼 가혹행위를 지시한 선임들은 처벌받지 않는다. 그리고 가혹행위를 교사한 자들은 사회 나가서 민간인으로 생활할 때, 가혹행위의 가해자인 중간 후임만 억울하게 처벌받는다. 이런 케이스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몇몇의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계급간의 가혹행위를 '군대의 낭만'으로 미화하는데 이는 상당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도 엄연한 공범이다. 그 중간계급 병사의 진술에 따라서 주모자도 공범 아니 어쩌면 주범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혹시 이런 식으로 종용을 받는 병사가 있다면 시도조차 하지 마라.

최근 직업군인들의 가혹행위 피해도 심각해지고 있는데, 병사는 징병이라 지휘관에게 가해지는 책임소재가 그만큼 크고 여론의 주목도 받지만 부사관이나 장교는 자기가 선택했다는 이유로 가혹행위를 사회에서 눈감아주는 경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군에서 가혹행위 실태를 조사하고 군사경찰이 직접 검열에 나서자 병사의 피해는 쏟아져 나오는데 장교나 부사관은 자살 혹은 성범죄가 아니면 어지간해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건 오히려 드러나기가 더 어렵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특히 학군사관이 학사장교에게 저지르는 가혹행위는 이 바닥 최고 수준이다.

피해자에게 미성년자 남동생이 있다면, 남동생은 트라우마를 얻고 자신의 가족을 죽음으로 몰고 간 군대에 크나큰 불신을 느낄 수 있다. 김정렬은 자신의 형이 고참의 구타로 사망한 불행을 겪었다. 공군 김지훈 일병 자살 사건 후 김지훈 일병의 동생도 공군에 복무하고 있었는데, 유가족은 형의 죽음 때문에 동생이 힘들어하니 장기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공군은 규정에 따라 3개월 이상은 병가를 내줄 수 없다며 불허했다.



군사경찰대에서 근무했던 모 부사관의 말에 의하면 선후임간 폭행사건의 진술서 100장 중 99장에 '군기 유지에 필요해서 어느 정도 구타를 했는데 그렇게 다칠 줄(죽을 줄) 몰랐습니다' 라는 문구가 늘 들어있다고 한다. 그 어느 정도의 구타로 한쪽 눈이 실명되고, 고막이 파열되고, 폐부종이 생기게 되는 참혹한 영구장애를 입는다. 이 정도면 장난이나 군기 유지도 아니고 그냥 살인미수에 가깝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가혹행위를 가하고 받는 건 사나이들의 낭만이라는 현재 인민군 같은 똥군기에다 병맛같은 심리가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전반적으로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 엄연한 불편한 진실이다. 당장, 예비역들이나 민방위들이 가혹행위의 불합리성을 토로하면 예전에 군대를 다녀온 세대 반응이 네 다음 미필 혹은 군대 다녀온 거 맞아요?일 정도다.

최근 들어 선진병영에 관련된 보도에 요즘 군대가 군대 같지 않네. 두들겨 패고 까라면 까는 게 군대지! 아니면 옛날 군대로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등 손발이 오그라드는 군부심을 볼 수 있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가혹행위의 문제성을 인식하고 있는 예비역들조차 그냥 입 다물고 사는 수밖에. 그러면 이렇게 받아치면 모범적으로 받아칠 수 있다.

"당신네 세대는 징집률이 우리 세대보다 훨씬 더 낮았다. 어디서 면제/방위병 따위가 감히 군기를 논하냐?"라고 받아치면 된다. 베이비붐 때문에 군대를 적게 가거나 면제받은 인원들이 수두룩한 세대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작 6.25 출신 참전용사들은 가혹행위 해야 한다는 소리를 안 한다.

그러나 이것만은 명심해야 한다. 흔히 군대 내에서 하는 욕설 중 "너.. 짬을 X구멍으로 처먹었냐?" 가 있다. 본인이 위에서 설명한 가혹행위 등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한다는 것은 본인이 스스로 짬을 X구멍으로 먹고 군생활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발언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본인이 군생활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을 한다면 최소한 가혹행위를 정당화하는 발언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군부심으로 가혹행위를 옹호하는 자들 치고는 막상 같은 부대에서 같이 근무한 선임이나 후임을 만나는 것을 꺼리는데 입으로는 온갖 미화와 정당화 하지만 본인들도 같은 부대원이었던 사람들을 꺼릴 정도로 군에 대한 안 좋은 추억과 무의식으로는 가혹행위가 사회에서는 좋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들은 외국인에게 한국 군생활에 대해 설명을 할 때 가혹행위를 주고 받은 부분을 자랑스럽게 설명하는 한국 사람도 있는데, 명백하게 국격을 실추시키는 자폭 발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혹행위가 완전히 없어지긴 힘들어보인다. 다른 국가에서는 문제를 일으킨 병사를 처벌하고 그래도 안 되면 해직시켜 버리지만 징병제 국가인 한국군에서도 가혹행위 적발 시 일반적으로 영창행, 정말 심하면 군 형법에 의해 재판받아 교도소를 간다.

분대장이 보는 앞에서 그 분대원에게 폭행 등의 가혹행위를 하는 경우, 가해자에 이어 분대장도 처벌받는다. 분대장은 '관리감독 소홀'이란 명목으로 공범으로 간주되기 때문.

군대는 조직력이 생명이다. 그런데 가혹행위는 조직력을 저해시키는 여러가지 요소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군 기강입네 뭐네 하며 가혹행위를 고집하는 일부 악질 군인들이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물론 현재는 높으신 분들도 이걸 방치하면 총기난사로 되돌아온다는것을 학습한 상태라. 장군 단위에서 박살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