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중화요리 '기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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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중화요리 '기스면'


2018. 4. 28.

기스면계사면(鷄絲麵)



기스면은 가는 면발의 국수를 맑은 닭육수 국물에 말아서 삶아서 얇게 찢은 닭고기 살과 같이 내오는 음식이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鷄絲(닭고기를 가늘게 찢은 것)을 넣은 麵(면)이다. 이 이름을 중국어로 발음하면 원래 '지쓰몐'(jīsīmiàn)이지만 산둥성 사투리로는 닭 계(鷄)를 '기'에 가깝게 소리내기 때문에 기스면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진 것.


간혹 한글 표기가 비슷한 기시면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다른 요리이다. 명칭도 한글로 표기하면 우연히 비슷할 뿐이며 원어 발음으로 들으면 전혀 다르다.

짬뽕이나 인스턴트 라면과 달리 희어멀건한 국물이 한국인의 기준에서는 별로 맛있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상당히 깔끔하며 뒷끝이 개운한 맛이 난다. 굳이 표현하자면 심심삼삼한 맛. 또한 면 역시도 짬뽕이나 짜장면에 사용되는 것보다 가는 면을 사용하여 부드러운 식감을 낸다. 
원래 정통 레시피는 닭고기와 채소를 우린 육수를 사용하고, 닭 찢은 것과 계란, 그리고 버섯이나 죽순 등의 채소를 약간 얹어 주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많은 중식당에서는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해물(주로 오징어...)육수를 섞어 사용하며, 고명에도 해삼, 새우, 오징어 등 해물을 같이 얹어주기도 한다. 전자는 더 깔끔한 맛이 나며, 후자는 해물이 들어가서 더 시원한 맛이 난다는 특징이 있다. 기본적으로 매운 맛이 없으며, 식당에 따라서 풋고추 한두조각을 넣는 곳이 있으나 약간 칼칼한 정도이다. 

잘 하는 중국식당에 가서 기스면을 먹으면, 가격 부담도 적으면서 꽤나 만족할 수 있다. 특히 매운 것을 잘 못먹는 사람들이 자주 추천받곤 하는 메뉴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기스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소면보다 가는 면을 요리사가 뽑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실력을 가진 요리사가 없는 중국집에는 아예 메뉴에 올라가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귀차니즘인지 짜장면이나 짬뽕용 면발을 닭육수에다 말아서 기스면이라고 주는 집도 있다. 

오뚜기 기스면의 영향으로, 기스면은 원래 매운맛인줄 알고 중화요리집에서 기스면을 시켜봤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간혹 있는 듯. 심지어는 약간 칼칼한 정도였던 매운맛을 오뚜기 기스면 수준으로 상당히 맵게 레시피를 바꾼 집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