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커피 아메리카노의 유래와 가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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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커피 아메리카노의 유래와 가격 논란


2018. 4. 14.

아메리카노

단어를 해석하자면 '미국식 커피'로, 말 그대로 '유럽식 커피에 비해 옅은 농도인 미국식 커피 스타일'을 일컫는 말이다. 다만 좁은 의미(이자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의미)로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 것을 아메리카노라 부르기도 한다. 한마디로 물 탄 커피. 유래는 불분명하며, 제2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에 점령군으로 진주한 미군이 마시기 좋도록 에스프레소를 희석한 것이라는 설도 있지만 신빙성은 꽤 낮은 편.

어느 카페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커피이기도 하다. 이 항목에서 말하는 아메리카노도 주로 좁은 의미의 아메리카노를 말하는데, 이 경우 물을 왕창 써서 추출하는 룽고와는 미묘하게 다르다. 물의 양은 취향 따라 원두 따라 다 다르다. 에스프레소와 1:2 비율로 넣으라는 이야기부터 에스프레소 30ml에 물 160~250ml를 쓰라는 등 천차만별.


이슬람에서 전해져서 유럽을 강타한 터키 커피나 에스프레소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유럽인들은 커피를 진하게 마시는 편이다. 반면 미국인들은 유럽인들보다는 커피를 옅게 그리고 푸짐하게 마시는 편인데, 이러한 옅은 커피를 '미국식 커피'라고 불린 것. 그리고 이후 1990년대 들어 스타벅스 등 미국계 커피업체들이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 커피를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으로 내놓으면서, 우리가 흔히 아는 좁은 의미의 아메리카노가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 유래를 보면 알겠지만, 아무리 정성껏 핸드드립을 해서 커피를 추출하더라도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보통 농도의 커피'는 유럽인 기준에서 '미국식 커피'(카페 아메리카노)이다.

특징

커피 전문점이나 호텔 커피숍 등에서 제공하는 레귤러 커피를 보면 커피 위에 황갈색의 옅은 거품 같은 것이 살짝 떠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는 에스프레소의 크레마가 물에 녹다 만 흔적이다.

점심 시간 이후 전투를 준비하는 직장인들에게 나름 훌륭한 활력 포션이기도 하다. 일시적인 기력 상승 효과는 믹스 커피가 우월하지만 설탕이 많아서 입안이 찝찝하고 자칫하면 속이 더부룩해질 수 있기 때문. 이런 입장에서 마신다면 무조건 얼음 많이 넣어주고 값싸게 꽉꽉 채워주는 카페가 최고. 사무실이 많은 중심가 골목에는 천원~이천원대에서 아메리카노와 토스트, 와플 등을 파는 작은 가게가 많다. 아메리카노 킹 사이즈와 와플 한 조각은 오후 시간을 버티는 잇 아이템.


편의점에선 보통 최저가격이 천원이고, 자판기 원두커피의 경우 웬만해선 600원을 넘기지 않는다. 상술되어있지만 가게의 경우도 커피 중 가장 싼 편에 속하는 종류라 저렴한 곳은 1~2천원대부터 좀 비싼 곳은 3~4천원대에서 5000원까지 가격이 다양한 편이다.

아무래도 다른 커피 종류들에 비하면 칼로리가 매우 낮기 때문에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편이긴 하다.

가격 논란

일부 카페에서는 아메리카노 가격을 에스프레소보다 500원~1,000원 정도 더 추가해서 아메리카노를 권장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차이를 모르는 고객에겐 뜨거운 물 좀 더 섞고 1,000원을 더 받는 바가지 상법 아니냐고 오해될 수도 있다. 게다가 그 차이를 아는 손님이 에스프레소 시키고 뜨거운 물 좀 달라고 한 다음에 타먹으면 막을 방법도 없고 제 돈 주고 아메리카노 시킨 사람만 바보가 되기 때문에 커피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물 달라는 손님에 대한 대처법을 물어보면 그냥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통일시키라는 의견이 대세이다. 무엇보다, 아메리카노 마시려던 사람이 천원 아끼자고 에스프레소를 주문할 확률 자체가 극히 희박하다.

애초에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는 사람 자체가 극소수인 데다가 아무리 잘 내린 에스프레소도 쓴 맛 때문에 한약 엑기스 비슷한 취급을 받는 경우가 적잖은 마당에 두 메뉴 사이에 가격 차등을 두는 것 자체가 무리수. 정말 드물게 아메리카노 주문시 에스프레소와 물을 제공하는 커피전문점이 있다. 농도를 마음껏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귀찮다고 하는 의견도 상당수. 물론 다 떠나서 애초에 상당수 카페에서 파는 커피들 자체가 거품 왕창 낀 가격이긴 하지만.


전문점 아니면 추천하지 않는 메뉴. 기본적으로 원두가 맛있어야 에스프레소 커피가 맛있고 카페 아메리카노가 맛있어지는 법인데, 맛있는 원두로 잘 뽑는 가게 자체가 드물어서 복불복이 심하며 보통은 우린 물맛에 실망하고 돈만 버리기 십상이다. 물론 제대로 된 커피 전문점에서 품질 관리가 잘 된 원두로 잘 뽑혔을 경우, 적절히 쓴 맛과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괜찮은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있다지만, 이것도 취향을 꽤 타는 맛인지라 호불호가 갈리는 메뉴라고 볼 수 있다.


바리에이션

여기다 휘핑크림을 듬뿍 얹으면 카페 아인슈패너(비엔나 커피)가 된다.

에스프레소 대신 더치 커피를 쓰기도 한다. 주로 냉커피로 먹을 때 잘 쓰는 방식.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는 비슷한 것으로 '롱 블랙'(Long Black)이 있는데, 이건 아메리카노와는 달리 거꾸로 물에 에스프레소를 탄 것(다시 말해 '커피 탄 물')이다. 물에 술 탄 거나 술에 물 탄 거나 무슨 차이냐며 태클 거는 사람도 있겠지만, 롱 블랙이 크레마가 더 오래 남으며 풍미도 더 좋다. 그러니 오세아니아 지방에서는 아메리카노 대신 이것으로 주문해보자. 참고로 롱 블랙에 들어가는 에스프레소는 쇼트 블랙(Short Black)이라고도 한다. 국내 카페 중에서도 물에 에스프레소를 타는 카페도 있는데, 롱 블랙의 인지도가 낮다보니 아메리카노로 통일해서 판다.

여담

에스프레소보다 농도가 연하고 양이 많다는 이유로 카페 룽고(Caffé Lungo; 줄여서 룽고)와 혼동할 수 있지만, 서로 다른 커피이다.

방송인 중에선 개그맨 박명수가 좋아한다. 다만 농반진반 자기 것만 사고 매니저 것은 잘 안 사준다고 한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통합진보당 시절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신다는 이유로 당권파로부터 공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물론 커피는 취향이자 기호일 뿐인데, 이를 노동자·민중을 위한 정치와 연결시키는 것이 그야말로 당권파의 병크. 이 일 때문은 아니겠지만 유시민은 결국 탈당했다. 이후 이 이야기를 자신의 저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잘 써먹은건 덤. 참고로 아메리카노는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에서 가장 싸게 파는 메뉴다.

2016년 러시아에서는 반미감정이 고조되면서 미국을 연상시키는 '아메리카노(Американо)'라는 이름 대신 '러시아노(русиано)'로 부르는 일이 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에서는 ‘아메리카노’ 대신 ‘러시아노’?로 부르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