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남성 3인조 댄스그룹 R.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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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남성 3인조 댄스그룹 R.ef


2017. 9. 25.

R.ef

1995년 3월에 데뷔한 이성욱(리드보컬), 박철우(랩/리더), 성대현(서브보컬/랩)으로 이루어진 남성 3인조 댄스그룹으로 90년대 중반 당시 새로운 레이브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이며 가요계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룹 멤버는 물론이고 매니저를 비롯해 심지어는 소속사 사장까지 모두 클럽 DJ 출신들로 구성된 특이한 케이스로, 90년대 초반에 클럽 DJ들이 우후죽순 양산되면서 원로 DJ 였던 R.ef의 소속사 사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클럽 DJ들이 대거 은퇴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차에 음반 사업으로 뛰어들어 만들어진 그룹이라고 한다.

R.ef라는 이름은 일본 혼성 댄스그룹 trf에 영향을 받아 지어졌다고 하며, Rave Effect라는 뜻은 이름에 끼워맞춘거라고 한다. 2.5집 발매 후에는 소속사였던 TEAM 기획과의 마찰로 인해 계약파기 및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가 이후 화해하고 돌아가 3집 'Ruff Eazy Flava Ⅲ'를 발매했으며, 이 때 팀 이름의 풀이도 'Ruff Eazy Flava'로 바꿨다.

1집

1995년 1집 앨범 〈Rave Effect!!〉로 데뷔, 장국영을 연상케 하는 가요계의 넘사벽 최강 외모를 가진 이성욱, 귀여운 외모에 출중한 댄스실력으로 인기가 좋았던 성대현, 영화 레옹의 주인공을 연상케하는 이국적인 외모에 이주노와 함께 화려한 댄스로 클럽 문나이트를 주름잡았던 박철우 세 명의 조합은 나쁘지 않았다.

타이틀 곡 〈고요 속의 외침〉으로 활동하며 빠른 비트의 신나는 레이브 스타일의 음악으로 전국의 클럽 DJ들이 대거 이 곡을 틀어주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R.ef를 데뷔시킨 소속사 사장이 당시 클럽 DJ들의 대부격인지라 거의 반 강제적으로 틀기 시작한거긴 하지만 곡이 괜찮아서 현장에서의 반응이 좋았던 것이다. 사실 이 곡은 표절곡이었는데, 일본에서 유행했던 유로비트 장르의 곡 King & Queen의〈He-Hey Dancin'〉후렴구와 Mega NRG Man의 〈Seventies〉를 짜깁기했다. 물론 앨범 부클릿에는 이 사실을 안 밝히고 '홍재선 작곡'으로만 기재했다.


고요 속의 외침
King & Queen의〈He-Hey Dancin'〉
Mega NRG Man의 〈Seventies〉

〈고요 속의 외침〉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을 때쯤, 후속곡 〈이별 공식〉으로 여러번 1위를 차지하면서 R.ef는 큰 인기를 얻었으며, 이어서 활동한 또 다른 후속곡 〈상심〉도 큰 히트를 기록했을 정도로 이 시절에 R.ef는 잘 나갔다. 

이 때 이별 공식은 당시 잘나갔던 독일 밴드 Real MacCoy의〈Another Night〉를, 상심은 Samantha Gilles 라는 가수의〈Don't Tell Me Lies〉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별공식〉은 멜로디 라인이 7마디가 비슷해 법적으로 표절은 아니나 〈상심〉은 빼도박도 못한다. 덧붙여서 앨범 수록곡 〈슬픈 오해〉또한 일본 가수 안전지대의 〈夢のつづき〉를 표절하는 등, R.ef의 1집은 표절로 얼룩진 90년대 가요계를 상징하는 추잡한 산업 폐기물이었다.

상심
Don't Tell Me Lies

여기서 〈상심>은 〈Don't Tell Me Lies〉의 후렴구를 그대로 따왔다. 어찌되었든 당시에 신인 1집 가수가 데뷔 앨범에서 3곡이나, 그것도 엄청난 메가히트를 이뤄낸 경우가 없었다.순위가 금방 변하는 지금(2017)과는 차이가 있던 게, 3곡히트라면 거의 반년 간을 최정상에서 군림했다는 말이 된다. 

2집

1996년 별들의 전쟁 시기에 발매한 2집 앨범 《Back To The Black》에서는 활동곡인<찬란한 사랑 (상심2)>과 <마음 속을 걸어가>가 흥행했으며, 찬란한 사랑은 TV가요 차트에서 1위를 여러 번 수상하면서 1집 표절로 인한 흑역사를 만회했다.

2집의 특징은 1집의 성공을 본받아, 3곡을 동시에 밀었던 것이다. 뮤비 역시 컴백과 함께 3편을 한꺼번에 촬영했을 정도였다. 또한 <찬란한 사랑>은 나레이션랩(?) 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으며, 대중의 기억에 남는 꽤나 성공한 앨범이었다

2.5집

2집 발매 후, 그 해 가을에 발매된 음반이다. 지금에야 발매된 음반에 한, 두곡의 싱글을 더 끼워넣는 리패키지가 일반화 되었지만 거의 모든 음반이 앨범 단위로 발매되던 90년대에는 5집의 경우에도 볼륨감있게 곡을 구성해야 해서 그에 따라 R.ef의 2.5집도 8곡의 볼륨을 자랑했다. 


R.ef의 강점인 화려한 댄스와 비주얼이 섞여있는 타이틀 곡인 '가을의 기억'은 Sbs tv 가요 20에서 1위를 하는 등 선전했지만.... 1996년 후반부터 내 나이 또래의 멋진 오빠들로 많이 갈아타는 이른바 아이돌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들의 인기도 슬슬 떨어져가고 있었다. 

또 하나의 안타까운 점은, 당시에 최고 인기가수는 휴식 후 컴백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그에 역행한 알이에프의 2.5집 행보는 팬들의 의구심 및 불안함을 자아냈고, 당시 유행이던 유명브랜드 상표를 붙힌 광택 무대의상은 더더욱 그룹 정체성에 혼란을 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3집

1997년에는 "Rave Effect"에서 "Ruff Eazy Flava"로 팀 이름을 바꾼 다음 3집에서는 타이틀곡인 <심연>과 <후애>,<마지막 잎새>를 통해 기존 레이브 음악에서 힙합,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하는 노력을 했으며, 예전보다 인기는 덜했지만 공중파 순위에서는 10위 권 안에 들면서 나름대로 선전했다.

또한 1,2집은 댄스 쪽을 강조해서 립싱크 무대를 많이 했다면, 3집부터는 라이브 무대도 갖기 시작했다.

4집과 해체


1998년 5월에 4집을 발표하고 다시 레이브 음악인〈귀머거리 하늘〉과 〈Never Ending Story〉로 활동했고, 1년 후인 1999년 5월에 베스트 앨범을 발매를 끝으로 해체했다. 멤버 성대현은 후에 라디오 스타(황금어장)에 출연하여 R.ef의 해체 이유를 멤버 이성욱에 대한 소속사의 솔로 제의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성대현과 이성욱은 오랜동안 같은 그룹에 있었음에도 사이가 그다지 좋지가 않다. 항상 만나면 어색한 사이. 어쨌든 R.ef가 해체된 뒤 이성욱과 성대현은 각각 솔로앨범을 내고 활동했다.

컴백

그 뒤 2012년 9월 25일 오랜 공백 끝에 리더인 박철우를 제외하고 이성욱과 성대현의 2인조 체제로 컴백하여 앨범을 발표했다. 제2의 전성기로 돌아온 만큼 오래 가길 바랬지만, 10월 초에 멤버 이성욱이 전 부인과 쌍방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뒤늦게 이혼소식까지 세상에 알려지는 등 컴백 활동이 순조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R.ef의 새로운 활동은 흐지부지되었고, 이성욱은 변변찮은 행사들을, 성대현은 이런 저런 예능 프로그램들을 전전하는 중. 그 사이 2인조로 '왜 이래'를 포함한 싱글이 한 번 더 나왔지만 Fail... 2014년 7월 성대현은 '세 멤버 나이를 합치면 136살'이라는 말과 함께 힘들어 노래를 못하겠다며 재결합은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2015년 4월, 콘서트 7080의 90년대 가요 특집에 이성욱과 성대현의 2인 체제로 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철우 랩 파트 혼자 다 하느라 숨 넘어가는 성대현이 압권.

그러다가 9월 MBC 추석특집 "어게인 - 인기가요 베스트 50 95~96년"에서 이번에는 박철우까지 합세하여 완전체로 출연했다. 여기서 정형돈의 말로는 토토가 섭외를 위해 세 멤버들을 다 모아서 공연성사 직전까지 왔지만 박철우의 반대로 무산되는 바람에 두 동생은 속이 타들어갔다고.

2012년 컴백 이전에, 2004년에 '사랑은 어려워'라는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한 디지털 싱글을 발매했으며 당연히 3인조 완전체로. 다만 음원만 발매한 곡인데다 홍보용 앨범은 엄청 희귀한 편. 도시락 사이트가 망하면서 음원이 막혔던 버즈의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처럼, 이 앨범도 서비스했던 펀케익이 망했기 때문에, 더 이상 음원을 들을 수 없었다. 홍보용 앨범에 들어있던 다른 곡인 '빙글정글'은 홍보용 앨범의 존재로 확인된 비운의 곡으로, 소속사의 도산에 끝내 음원으로 공개되지 못 했고 2017년 현재까지도 봉인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