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름 '몽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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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름 '몽블랑'


2017. 6. 4.

위 사진은 몽블랑의 플래그쉽인 마이스터스튁 149의 75주년 한정판 모델. 아래에도 나오지만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어 상태가 좋은 매물은 2015년 기준 이베이에서 3000달러 정도에 팔린다.

다만 아쉬운 것은 몽블랑 스타가 정중앙 대칭이 아니라 비뚤어진 제품이 많다는 점이다.

독일의 만년필, 시계, 가죽제품, 보석 브랜드. 리치몬트 그룹 소속. 이름이 몽블랑이라 프랑스 브랜드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독일 브랜드다.


1906년 만년필 공장을 만들며 설립되어, 1909년 몽블랑이라는 상표를 처음 등록하였다. 이후 만들어진 모든 필기구에 이 명칭을 사용하고, 몽블랑 산에서 본뜬 육각 별모양의 '몽블랑 스타' 로고를 넣었다. 1924년에는 오늘날까지도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인 마이스터스튁(Meisterstück : '걸작')을 선보였으며, 1929년부터 모든 만년필의 닙(Nib)에 몽블랑 산의 높이인 '4810'이라는 숫자를 새겨 넣는다는 선전을 (특히 백화점 매장 등에서)하고 다니나 실상은 다르다. 1935년 가죽제품 생산 공장을 인수하여 가방, 지갑, 팬 파우치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몽블랑 제작실

20세기 중후반까지 그럭저럭 저가형 만년필도 만들었다. 초중반기까지의 몽블랑은 명품 필기구 브랜드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절대 아니었다. 그러나, 1987년 이후 20달러 이하 제품은 모두 생산 중단되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몽블랑 만년필이 고가, 고급 필기도구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데는 이런 시장정책이 있었던 것. 이후 1992년부터 매년 한정판을 내놓기 시작하여, 수집가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만년필들은 프리미엄이 말도 못하게 붙는 중.

1990년 10월 3일 동서냉전의 상징물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 서독이 하나의 독일로 탄생되는 순간에도, 1990년 서독의 콜 수상과 고르바초프의 우호조약 서명에도 세계의 인사들은 몽블랑 만년필로 서명을 했듯이 몽블랑 만년필은 언제나 세계의 역사적 순간에 함께 할 정도로 훌륭한 명품 브랜드. 세계각국의 대통령 및 수상,동,서구의 정치 지도자와 재벌, 잘나가는 전문직 임원들과 기업인 들이 즐겨 사용하는 몽블랑 만년필은 단지 필기구의 개념이 아닌 성공하는 사람들의 대표적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만년필은 하청 생산 없이 독일의 함부르크에서만 생산되며, 닙 제조에만 6주 가량이 걸린다. 닙 재질은 14K, 18K 금을 사용하며 비싼 만큼 스틸닙 같은 재질은 사용하지 않는다. 닙 사이즈는 EF<F<M<B<BB 순으로, 타 브랜드 닙에 비해 전반적으로 굵다고 알려져 있다. B, BB쯤 되면 그야말로 서명 전용 만년필. 하지만 실상 몽블랑의 닙 사이즈는 참고용 수준이라는 의견이 강하다. EF가 M보다 굵게 써지는 경우가 허다하고 반대로 M닙임에도 자사 EF보다 가늘게 써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드시 시필을 해 보고 구매하자. 잉크 주입 방식은 펜에 따라 피스톤 필러 방식과 컨버터/카트리지 방식 중 하나다. 유일하게 모차르트 라인업은 카트리지만 쓸 수 있다.


한국에서도 고가 만년필, 아니 만년필 그 자체의 대명사로 인지도가 나름대로 높다. 덕분에 국내 매출액에서도 단연 최고. 원체 많이 팔리기도 하거니와, 위에 적은 대로 펜 하나 하나가 비싸다. 10만원 이하의 중저가 만년필도 출시하는 다른 브랜드들과는 대조적인데,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만년필은 사치재로 인식되어 있어서 고가품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물론 다른 브랜드에도 몽블랑에 대적할만한 플래그십 모델을 내놓기는 하지만, 특히 고가 라인에서는 인지도나 판매량에서 몽블랑이 압도적이다. 몽블랑 한국지사장 말하기를, "페라리나 에르메스 같은 최고급 브랜드도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진 않지만, 몽블랑은 전 세계 명품 필기구 시장의 70~8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위상을 갖고 있다" 라며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1년이 안 된 펜을 맡겨도 자연부식이니, 소모품이니 갖은 이유를 붙여 거액의 유상수리가 들어가게 되며, AS 만족도도 별로 좋지 않다. 피스톤 필러를 예로 들면 레버를 돌려보니 오히려 뻑뻑해져서 돌아왔거나 하는 등의 문제. 참고로 이런 경우에는 마모와 이로 인한 또 다른 파손이 일어나 또 거액의 유상수리를 받거나 펜을 버리게 되는 가슴 아픈 결말로 끝나게 된다. 대인배 AS의 대명사 펠리칸(신한커머스), 파커(항소)와는 비교가 많이 되는데, 이런 이유로 여러 필기구 커뮤니티에서는 몽블랑의 이미지 실추가 눈에 띄게 보인다.

하지만, 몽블랑이 상기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QC가 좋은 편이고 한정판 시리즈 같은 고급화 마케팅 덕에 여전히 만년필 시장의 정상자리를 지키고 있다. 게다가 몽블랑 만년필의 디자인 또한 구매요소인데, 사실 다른 만년필 제조업체들도 전부 몽블랑의 디자인을 카피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만년필 시장을 이끄는 회사로 평가받는 워터맨, 쉐퍼, 파커 중 워터맨은 이미 과거의 명성을 찾아볼수 없을만큼 추락해 있고, 쉐퍼도 인수를 거치면서 과거의 위상을 찾아볼 수 없다. 파커는 다들 아다시피 공장을 잃고 워터맨에 OEM을 주면서... 즉 만년필 회사중 정상급의 만년필을 생산할 수 있는 회사가 몽블랑 말고 거의 남아있지 않다. 특징을 살펴보면, 일본의 파이롯트와 더불어 닙의 팁(이리듐)이 크고 잘생겼으며 매우 단단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팁이 둥글고 단단한 만년필들은 수명이 매우 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처음부터 좋은 필기감을 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길을 들여 좋은 필기감을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많은 사람들이 몽블랑 만년필을 구매 직후 필기감이 기대한 것만큼 좋지 않아 놀라는데, 어디까지나 단단한 팁을 가진 만년필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절대 불량품이라던가 몽블랑의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주 써주면서 길들여주자.

현재 펜 이름은 보통 세 자리 숫자인데 맨 앞의 1은 마이스터스튁을 뜻하고, 맨 뒤의 숫자는 촉 사이즈를 의미한다. 가운데 숫자는 만년필/샤프펜슬/볼펜/수성펜 등등을 구분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 맨 뒤의 숫자가 만년필의 급(grade)을 나타내나, 145의 경우 144를 계승한 만년필이므로 캡을 여닫는 방식을 제외하면 세부적인 차이만 있을 뿐 완전히 같다. 147은 Treveller라는 아명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보더라도 여행자를 위한 펜으로, 146과 사이즈는 같으나 카트리지를 사용한다(2개나 들어간다).

마이스터슈튁 외에도 스타워커(Starwalker), 보헴(Bohème)등의 콜렉션이 있으며, 그밖의 각종 한정판이 출시되고 있다. 물론 인기는 마이스터슈튁이 가장 높다.


만년필에 별 관심 없던 사람들에게도 유명해진 일도 있는데, 1997년 외환위기로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때, 임창열 당시 재정경제원 장관이 하필이면 몽블랑 만년필로 합의문에 서명한 것(못해도 수십만 원짜리). 물론 당시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무지막지하게 까였다. 때문에 2001년 IMF 차입금 최종상환 결재서류(IMF 졸업장 정도)에 서명할 때는 국산 아피스 만년필(5만 원짜리)이 사용되었다.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의 주인공이 입학선물로 숙부에게 받았다는 설정으로 이 만년필이 언급된 바 있으며, 그녀는 그 만년필에 돋보기를 달아 탐정도구로 활용하고 있지만 실상을 알면 그것은 엄청나게 어리석은 행동이다.

수성펜(파인라이너도 가능, 볼펜심은 불가) 리필심을 구입해서 꽁무니쪽 플라스틱을 사포나 칼로 살짝 깎아내면 파이롯트 G2에 딱 맞게 들어간다. 약 만원 정도에 몽블랑 심을 써볼 수 있는 셈이지만 막상 이렇게 해보면 필기감이나 번짐에서 G2가 낫다.

뜬금없긴 한데 갤럭시 노트4 언팩 행사에 회장께서 나타나셨다. 갤럭시 노트4 제품군에 사용할 수 있는 와콤디지타이저를 이용한 E-Starwalker펜과 노트4 전용 몽블랑 케이스를 발매했기 때문.

이외에도 펜파우치를 판다.


몽블랑에는 펜의 플라스틱 부분은 'Precious Resin'인데 이것이 국제적으로 광역 어그로를 끌고 있다. 이것은 독일어 Edelharz를 번역한 것으로 edel이 noble, precious로 번역되고 harz가 resin으로 번역된다. 근데 여러 외국 리테일러에게 물어봐도 답이 각각 다른데 어떤 사람은 tree sap으로 만든 천연수지라고 하고 어떤사람은 플라스틱과 유리의 합성물질이라고 하는데 사실 전부 자기가 파는 것이 뭔지 모른다. 몽블랑 측에서는 이것에 대해 아무말도 하고 있지 않기 때문. 그래서 fountainpennetwork 라는 포럼에서도 굉장히 토론이 많이 되었는데. 일단은 흠집이 잘 나지 않는 특징과 알콜에 용해되지 않는다는 특징 때문에 천연수지는 절대 아니고 떨어뜨리면 이가 나가는 정도가 아니고 깨지는 이 특성이 PMMA수지와 굉장히 비슷하고 fountainpen.de에서 몽블랑이 Röhm & Haas와 거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한것을 토대로 Röhm & Haas의 PMMA브랜드인 Plexiglas인것으로 거의 결론이 난듯 하다. 그냥 저 Edelharz를 해석하려고 하지말고 쉐퍼의 'Radite' 파커의 'Permanite'처럼 그냥 하나의 브랜드로 보면 될것 같다는 결론. 

또한 오마스등 식물성 레진이라고 광고하는 것들은 셀룰로이드(celluloid)를 말하는 것으로 니트로셀룰로오스(Nitrocellulose)를 장뇌와 알코올에 녹여 교질상태로 만든 후에 압연, 압착, 재단하고 건조하여 알코올 성분을 증발시킨 것이다. 코튼레진이다 뭐다 광고하지만 대부분 셀룰로이드는 목화솜으로 만든다. 그런데 이 셀룰로이드는 제작의 어려움(폭발의 위험성)과 만든 후에도 재료자체의 안정성(자연발화)문제로 그렇게 좋은 플라스틱은 아니다. 예전에 영화필름을 셀룰로이드로 만들었다가 자연발화문제로 세이프티 필름이라는 이름으로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로 교체한 전적이 있고 탁구공 또한 셀룰로이드에서 자연발화문제로 교체된 전적이 있다. 또 만년필 재질로도 별로 안좋은데. 셀룰로이드는 수축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오래쓰면 유격이 생긴다. 

그래서 대부분 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PMMA)나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로 대체되었는데 이탈리아 회사들은 이 재질을 감성팔이를 해가며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셀룰로이드는 식물성 레진으로 봐 줄 수는 있겠으나. 광고충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손의 기름이나 수분을 흡수해서 덜미끄러운건 아니다. 쉽게 생각을 해보자 손의 수분이나 기름을 흡수한다면? 오래 써서 포화상태가 되면 다시 손으로??? 참고로 셀룰로이드에 드라이기 열풍을 쏴주면 불쇼를 볼 수 있다. 심심하면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