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외환보유고 낭비와 비정상적인 환율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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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외환보유고 낭비와 비정상적인 환율정책


2017. 5. 24.

이명박 정부는 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을 지속한다면서 원달러 환율을 인위적으로 떠받치는 정책을 썼다. 그렇게 해서 노무현 대통령 임기말에 920원대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을 1100원대 이상으로 유지하는데 주력하였다. 그 결과 2009년 이후 삼성전자와 같은 수출대기업들은 막대한 추가 이익을 올리는 등 환율효과의 혜택을 입었으며, 2010년의 무역수지는 417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년 연속 4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사상최대치였다. 기업의 실적도 증가해 상장기업 157사의 순이익이 2분기 19조원, 3분기 22조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였고, 경제성장률이 그해 6%를 기록하는 등 겉보기에는 실적을 거두었다. 2012년 3분기 기준 삼성전자 영업이익(8조 1247억원)에 미친 환율효과는 가정에 따라 2.37조원에서 3.6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단기간에 경제를 회복한 대신 환율과 외환보유고는 쑥대밭이 되었다. 2007년 2,622억 달러였던 외환보유고는 2008년 2,012억 달러까지 떨어졌지만 2009년 2,700억달러로 원상복구된 후 2013년 3,465억 달러까지 상승했다. 외환보유고를 털어 환율을 방어한 것은 단기적 처방이었다는 의미로 수출편중과 같은 한국사회의 고질적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전혀 도움되지 않았으며 이 과정에서 정경유착이 심화되었다. 대기업의 수익이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철 지난 낙수효과에 의거한 정책이었단 비판은 둘째치고, 국민들의 달러 환산 소득, 즉 대외구매력 관점의 소득은 크게 떨어졌다는 문제도 있다.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1632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2011년에야 겨우 2만2489달러로 올라왔다. MB정부의 고환율 정책은 큰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고환율 정책으로 이득을 본 기업은 16개에 불과하다. 이는 MB 정권이 일부 대기업에만 특혜를 몰아준 것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정부의 환율정책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분석하였다. 환율효과로 수입물가가 치솟아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있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도 이 사실을 깨달았는지 기획재정부 초대 장관이었던 강만수 대신 윤증원 장관을 임명하여 환율이 더 떨어지더라도 정부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을 천명하며 뒤늦게라도 안정시켰으나, 이번에는 무역 수지가 급격히 악화되며 2011년 8월의 무역수지 흑자는 8억 달러 선으로 전달에 비해 55억 달러, 비율로는 87%가 감소하고 산업생산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3.8% 증가했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0.4% 감소해서 감소세로 돌아서는 일이 일어났다.

이 시점에 KIKO 사태가 터진 것은 이명박 정부 고환율 정책의 최대 흑역사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