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 (LCHF)의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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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 (LCHF)의 단점


2017. 5. 23.

LCHF는 다른 식이요법에 비해서는 어렵다고 볼 수는 없으나 쉽다고 할 수도 없다.

해외에서는 탄수화물의 제한 정도에 따라 일일 섭취 탄수화물 20g 미만의 키토제닉 다이어트(엄격한 수준의 탄수화물 제한)와, 50g 미만의 Moderate, 100g 미만의 Liberal 등으로 구분하기도 하며, 탄수화물 섭취량이 적을 수록 감량효과가 높으나 그만큼 난이도 역시 높다. 기름진 고기와 버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관심을 갖는 사람도 있으나, 탄수화물을 제외하면 먹을 거리가 확 줄어드는 한국의 현실 상 제대로 실행하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편이다. 방송에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섭취 열량비율을 1:2:7로 가져가는걸 보여줬는데, 하루 열량의 70%를 지방만으로 섭취하는건 매우 힘든 일이다. 지방이 많은 음식의 대명사인 삼겹살조차 전체 칼로리의 20% 이상을 단백질이 점유하고 있다. 즉 제대로 지방 비율을 높이고자 한다면 버터나 코코넛 오일, 올리브유 등 추가적인 지방 섭취가 동반되고, 의외로 육류나 치즈 등의 식품은 높은 단백질 비율로 인해 섭취가 제한될 필요도 있는 것이다. 또한 탄수화물 역시 중독증상이 있기 때문에, 엄격한 탄수화물 제한으로 인한 금단증상 역시 높은 장애물로 꼽힌다. 극히 일부의 예외를 빼고 과일도 전부 제한된다.



또한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속칭 숨겨진 당이 있는 것도 장애물이다. 예를들어 고추장을 비롯한 각종 소스류 대부분이 설탕을 첨가해서 만들어지고, 심지어 김치나 피클마저 대량의 설탕을 넣어서 담그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핫소스 하나를 사더라도 성분표를 보고 탄수화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보고 고르는게 일반적인 모양새. 소시지나 햄 역시 대부분 고기가 원료인줄 알고 있으나, 성분표를 뒤져보면 밀가루를 비롯하여 포도당 등 당분이 첨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즉 LCHF를 지키기 위해서는 식품 성분표와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휴대폰 어플리케이션 역시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주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지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다, 특히 어르신들에게는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어 이래저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 많다. 가장 가까운 관계인 가족이나 친구, 회사 동료들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한마디씩 거드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소리가 종종 나온다.


[높은 식단 비용]

당장 삼시 세끼를 라면으로 때우면 몇천원 남짓으로 하루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기존의 식단에 비해, LCHF가 갖줘야 할 식재료의 값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있다. 보통 버터와 올리브유, 삼겹살, 코코넛유, 치즈, 신선한 채소 등을 구비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

특히 해외와는 달리 국내 유제품 및 저탄수화물 식품의 상황은 상당히 열악하다. 당장 마가린이 가공버터라는 이름으로 마트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게 현실. 제대로 알고 사지 않으면 버터 대신 마가린 사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국내 기업의 제대로 된 유지방 99~100%버터는 인지도 높은 서울우유 외에는 찾기가 쉽지 않는 반면, 마가린은 서울, 롯데, 남양, 파스퇴르 등 온갖 업체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외 주된 메뉴가 되는 치즈나 육류 등의 가격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또한 대부분의 식품이 설탕이나 과당 등을 첨가하고 있는 것 역시 문제로 꼽힌다.

하지만 LCHF의 특성 상 적응될 수록 식사량이 줄어들며, 특히 간식이나 군것질, 배달음식 등의 섭취 빈도가 매우 줄어들기 때문에 최종적인 엥겔지수는 기존 식단과 거의 비슷하거나 낮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간식 등으로 분산된 식비를 주식단의 질 향상에 집중적으로 투하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

포도당과 글리코겐을 소모하는 만큼 무기력증과 더불어 운동능력의 감소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해내기 힘들다는 평. 해외에서 LCHF를 시행하는 트레이너나 보디빌더들은 운동 전에 탄수화물을 어느정도 섭취한다던가 하는 방법을 택한다고 한다.

또한 지방산의 대사 결과 발생하는 케톤체는 산성 물질로 이를 적절히 통제하기 위해 간과 신장이 평소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신체와 장기에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 보통 소변이나 혈액 검사를 통해서 체내 케톤체 농도를 측정하고는 하는데, 체지방 감량을 위한 적정 케톤체의 농도는 1.5 – 3mmol/L이다. 따라서 LCHF를 시행하는 경우 주기적으로 케톤체 농도를 확인하고, 본인의 간이나 신장 등에 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살피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즉 당뇨병과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면밀한 의사의 감독 아래에서 LCHF를 할거 아니면 하지마라.

[부작용]

해외 LCHF 사이트와 현재 식단을 실행하고 있는 사람들간에 확연하게 공유된 몇몇 단기적 부작용이 존재한다. 물론 사람의 체질과 식단 등에 따라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고, 발생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 케토플루(The Keto Flu) : 신체가 당분 대사에서 케톤 대사로 주 에너지원을 변환하면서 겪게되는 일종의 감기 증상. 두통, 구역질, 피로 등의 증상이 보고되고 있다. 해결책은 충분한 소금물과 레몬을 곁들여 먹는 것. 그럼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금 늘릴 것을 권하고 있다. 신체가 완전히 케토시스 상태로 적응하면 더 이상 증세는 나타나지 않는다.
  • 변비 : 섬유질 섭취 부족 및 단백질, 지방의 과량 섭취로 일시적 변비가 발생할 수 있다. 섬유질은 혈당을 높이지 않으므로 섭취를 제한하지 않으며, 섬유질 섭취와 수분 섭취의 증대로 해결될 수 있다.
  • 입냄새 : 케톤의 체내 분비에 따라 입에서 아세톤과 비슷한 악취가 심해진다. 대부분 1~2주 후 신체 내 케톤 수치가 안정화되면 증상이 완화된다고 하며,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탄수화물의 섭취를 Moderate 수준까지 늘릴 것을 권하고 있다.
  • 손발 저림, 눈 떨림 : 마그네슘 부족으로 인한 현상으로, 마그네슘과 소금,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학습능력 저하 : 뇌가 최우선적으로 사용하는 포도당의 부족으로 학습능력 저하가 나타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뇌는 케톤체 역시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증상의 여부는 케토시스 상태 돌입 이후 대부분 해소된다는 의견이 있기는 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잇다. 케톤체가 뇌 신경세포를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연구 결과 역시 존재한다. 하지만 뇌가 가장 선호하는 식량은 glucose일 것이므로 학습이 많이 필요한 시기에는 당을 섭취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다이어트하자고 성적을 망치면 안되니까.
그 외에도 소수 사람들의 부작용으로 일시적인 탈모나 운동능력의 저하, 주량 감소, 피부발진(케토래쉬) 등이 보고되고 있다. 이 중 주량감소를 제외하면 케토시스 상태 진입 후 다른 부작용들은 완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식사 대비 간의 부하가 크게 걸리기 때문에, 주량감소는 피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절대적인 의사의 조언과 감독하에 LCHF를 해야한다. 2형 당뇨가 있는 환자가 LCHF를 하고 신부전에 빠진 사례가 있다.

정상인에게서는 여기서 언급된 부작용들은 거의 대부분 일시적인 것이며, 정 불안하면 LCHF를 중단하고 탄수화물의 섭취 시 원상복귀가 되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또한 LCHF의 시행 중에 생기는 모든 신체적 문제를 LCHF의 탓만으로 돌려서도 안될 것이다. 예를들어 LCHF를 시행하던 도중 감기에 걸리거나 몸살이 날 수도 있고, 피부 질환이 생길 수도 있으나 그것이 과연 LCHF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는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평상시에 감기 걸리거나 몸살 난다고 우리가 먹는 식단을 주원인으로 보지 않는 것과 동일한 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