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 (LCHF)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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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 (LCHF)의 개념


2017. 5. 21.

MBC 다큐스페셜 719-720회 '지방의 누명'을 통해 국내에 널리 알려진 식이요법. 단 지방의 누명 방송 전에도 일본의 내과전문의 에베 코지 등을 통해 당질제한식이 소개된바 있고, 이전부터 LCHF 관련 정보를 접하여 식단을 해온 사람들은 있다.

한국말로 풀어쓰자면 제목대로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이다.



이 식단의 핵심은 단순히 지방을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 열량을 유지하면서 탄수화물이 들어간 음식은 줄이고 지방이 들어간 음식은 늘려서, 우리몸에서 비정상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던 인슐린저항성 수치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깃집에 갈 경우 쌀밥을 먹지 않고 고기와 야채만 먹으라는 소리. LCHF에서 제시하는 탄수화물 섭취량을 맞추려면 탄수화물처럼 보이는 것은 의식적으로 피해야 한다.

게다가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저장되는 과정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는 과정을 막기 위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밥, 빵 뿐만아니라 설탕 등 당분이 많이 들어간 과일, 채소 등도 제한섭취하게 된다.


위 영상은 저탄수 고지방 식이요법으로 당뇨병과 같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내용의 미국 듀크 대학교 의대의 내과 전문의 Dr. Eric C. Westman의 강연 영상이다. 한글 자막을 누군가 달아놓았으므로 자막을 활성화시켜서 보도록 하자.


일반적으로 우리는 지방을 좋지 않은 것으로 인식한다. 이는 몸에 쌓인 지방과 먹는 지방을 혼동하여 생기는 일인데, 실제로 다이어트를 해보면 지방을 분해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필수 지방산의 경우 견과류 등으로 섭취하는 것을 요구할 정도로 굉장히 중요하다. 게다가 지방을 먹는다고 그게 다 몸에 쌓이는게 아니다. 혹 또는 기름기 있는 식품을 섭취하면 몸에 좋지않다고 알려져있지만 이 또한 기름의 종류에 따라 그 효과가 현저히 다르다. 웰빙 열풍으로 국내에서도 많이 쓰게 된 올리브유와 트랜스 지방이 듬뿍 들은 마가린을 비교해보면 그 답이 나온다. 기름이라고해서 다 나쁜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동물성 기름이 식물성 기름보다 더 나쁜 것도 아니다. 크림의 경우에도 동물성인 유크림보다 식물성 크림일 경우에 첨가물이 훨씬 많아 건강에 더 안 좋다. 
즉 LCHF는 기본적으로 좋은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신체에 악영향을 주지 않고, 탄수화물의 섭취보다 오히려 좋다고 강조한다. 기존 심장병 등의 원인으로 알려진 포화지방의 섭취와 심장병의 연결관계가 미흡하고, 오히려 탄수화물의 과다 섭취가 심혈관에 더욱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 또한 섭취하는 양질의 지방은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지 않고, 탄수화물의 과섭취로 인한 비만 등으로 체내에 이미 보유하고 있는 내장지방 등에서 발생하는 것에 집중한다. 또한 혈관 내 당분의 상승으로 인한 염증 등도 성인병의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리고 신체의 주 대사 에너지 시스템으로도 기존의 탄수화물에 기반을 둔 포도당 시스템이 아닌, 체지방의 연소를 바탕으로 한 케톤체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MBC 다큐 스페셜에선 이러한 지방에 대한 인식을 역으로 바꿔서 성공한 식이요법 사례들을 보여주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쌍둥이 자매를 대상으로 동생은 LCHF 식이요법을 언니는 탄수화물 중심의 일반적인 식단을 섭취하게한 결과, 언니의 지방과 체중은 오히려 증가하고 동생의 것은 줄어들었다. "지방을 먹었는데 지방이 줄었다"고 당황하는 동생도 "2~3일간은 몸이 나른해지고 피곤해졌다가 4일째 되는 날 몸이 편안해졌다"고 증언하였고, 스웨덴에서 이 방법을 이용해 10kg 이상을 뺀 사람과 일본에서 이 방법을 이용해 당뇨병에서 3일만에 탈출했다던 사람도 등장했다.
LCHF의 선구적인 국가라 할 수 있는 스웨덴의 경우 이러한 식이요법이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당뇨병 완화, 체중 감소 등의 사례가 나타났다.
2부에선 직접적으로 다이어트에 실패하여 요요 현상을 겪거나 정체기에 빠져서 더이상 살이 줄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4주간 LCHF 요법을 실시하였다. 이들은 대부분 의사들의 자문을 받았고 메신저를 통해서 매일매일 식단을 체크하면서 피드백을 받아 4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 4명 모두 체중이 줄고 인슐린 저항성이 떨어졌다. 또한 렙틴 호르몬도 정상 수치로 감소하였다.
LCHF는 기본적으로 인슐린과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포도당을 제대로 글리코겐으로 합성하지 못하며, 신체는 혈액 내의 포도당을 지방화하여 비만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비만의 기전으로는 여러가지가 꼽히지만, 인슐린 저항성 역시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힐 수 있다는 것.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신체의 인슐린 농도가 높게 유지되면, 섭취하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들이 체지방으로 누적되는 경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LCHF를 지지하는 학자들은 이러한 인슐린 저항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과도한 탄수화물의 상습적 섭취와 그로 인한 상습적인 혈당 증가로 보고 있으며,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을 근본적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LCHF의 기본 원리는 인슐린의 분비가 활발할 수록 체지방이 증가할 위험이 높아지는데 착안하여, 일차적으로 인슐린의 분비를 억제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탄수화물을 엄격하게 제한하여 혈당을 낮추고, 이를 통해 인슐린의 분비를 최소화하여 체지방의 축적을 막는 것이 우선 과제이다. 탄수화물의 제한으로 인한 부족열량은 지방을 충분히 섭취하여 메꾸면서, 기존 탄수화물의 과량 섭취로 인한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저항성을 극복하여 포만감을 주어 식사량 자체가 줄어들게 되는게 두번째 과제이다. 최종적으로는 계속적으로 탄수화물을 통제하여 축적된 포도당과 글리코겐을 모두 소모한 신체가 체지방 연소 결과 발생하는 케톤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는 케토시스(Ketosis) 상태를 이끌어 내어, 지속적인 체지방 감량을 이끌어 내는게 주 전략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신체를 비만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여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고자 하는것이 최종적 목표이다.


사실 이 다이어트의 근원인 키토제닉(Ketogenic) 다이어트는 소아 뇌전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환자식으로 개발되어 그 역사가 오래되었으나, 체중 감량과 혈당 감소의 효과가 있는 측면이 부각되어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들의 말을 들어보자면 지방에도 이른바 '건강한 지방'과 '그렇지 않은 지방'이 있다. 대체적으로 오메가3가 높은 불포화 지방산이 포함된 기름, 또는 심장질환과 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포화 지방산을 좋은 지방으로 친다. 또한 트랜스 지방은 극도로 배척한다. 여기서 주의할 사항이 있다. 식물성지방은 좋은 지방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식물성 기름으로 튀김 음식을 하면 그 어떤 기름으로 튀기든 트랜스지방의 생성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올리브유로 뭐 튀겨먹으면서 건강한 지방을 먹는다고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올리브유를 먹을거면 그냥 그 자체를 섭취하도록한다. 

확실한 것은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는 것. 탄수화물의 양을 최소 100g 이하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햄버거에 빵을 빼고 패티를 추가한다거나, 연어를 기름에 튀겨 치즈를 얹은 뒤 먹거나, 돼지껍데기를 라드에 튀긴 과자인 치차론(Chicharon) 를 먹는다던가 하는게 대표적인 모습이다. 추가로 항산화제를 먹으면 더욱 효과가 좋다.

일단 본인이 어느 정도 기간에 걸쳐, 어떤 수준의 탄수화물 제한을 실시할지를 계획해야 한다. 일일 탄수화물 섭취량 20g 미만의 매우 엄격한 LCHF(키토제닉)부터 50g 미만의 Moderate, 100g 미만의 Liberal까지를 보통 LCHF라 칭하고 있고, 탄수화물 제한이 엄격할 수록 빠르게 케토시스 상태로 진입하여 체중 감량 효과가 높아진다. 다만 그만큼 엄격하게 시행하기가 어려워진다.

보통 초기 시작 시에는 탄수화물 양만 엄격하게 제한하고,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량은 칼로리를 불문하고 제한하지 않는다. 이는 처음부터 지방 섭취량을 높게 가져가기 어려울 뿐 아니라, 우선적으로 식욕을 만족시키고 포만감을 주는 것이 첫번째 관문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을 제한한 상태에서 지방과 단백질을 포만감이 들게 섭취하다보면, 렙틴의 작용으로 식사량은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식사량을 어느정도 통제하게 되었을때 부터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의 섭취 열량 비율을 궁극적으로 1:2:7 정도로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물론 이러한 비율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2:3:5나 1:4:5 등 다양한 영양 배합이 가능하지만, 근본적으로 탄수화물의 양은 본인이 설정한 가이드라인 이하로 맞춰야 한다. LCHF에서 탄수화물은 계속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된 포인트는 결국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지방을 늘리는 것이 된다. 필요 이상의 단백질 섭취 역시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끼쳐 체중 감량의 장애가 되고, 대량 섭취 시 신장에 무리를 주고 통풍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단 섬유질이 많은 잎채소는 제한 없이 먹어도 된다.


대부분의 육류, 치즈 등의 유제품은 지방 못지 않게 단백질 역시 많이 포함하고 있으므로, 지방의 섭취량을 집중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블랙커피에 버터, 코코넛 오일 등을 추가한 방탄커피(bulletproof coffee)나 추가적인 버터, 올리브유, 코코넛 오일 등의 섭취가 요구된다. 지방의 누명에서 순대를 빼고 고기를 추가한 순대국 등에 치즈를 넣어 먹거나, 고기를 굽고 기름을 마시거나 하는 행동들이 모두 지방 섭취량을 늘리기 위한 방안이다. 특히 식단 실행 과정 중 허기가 질 때는 가급적 지방 위주로 섭취하여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느끼고 몸이 지방의 섭취에 익숙해지도록 해야한다. 순수 지방의 섭취는 육류나 어류 안에 포함되어 있는 지방을 비롯하여 라드와 같은 동물성 지방을 포함하며, 코코넛유, 가열되지 않은 올리브유와 같이 유익한 식물성 지방, 유제품 중에서는 버터 정도가 권장된다. 트랜스 지방은 절대적으로 배척의 대상이다.

보통 식단 개시 후 2주 즈음에는 케토시스 상태에 진입하게 되고, 그때부터 꾸준히 체지방과 체중이 감량된다. 단 케토시스 진입 이전에 케토플루를 비롯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충분한 수분과 소금, 마그네슘과 비타민 등 영양소를 알약 등으로 별도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포도당과 글리코겐의 소모로 강도 높은 운동을 소화하기에 어려움을 겪지만, 케토시스 상태 진입 이후부터는 운동능력이나 학업능력 등도 회복된다.

2주차가 넘어가서 몸이 완전히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식사량 자체도 많이 감소한 상태라, 거의 1일 1식 수준의 간헐적 단식에 가깝게 시행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특히 정체기 때는 섭취 칼로리의 제한과 더불어 간헐적 단식을 LCHF와 병행 시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다이어트와는 달리 치팅은 권장되지 않는다. LCHF는 주 에너지 대사원을 포도당에서 케톤체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탄수화물의 과량 섭취 시 급격히 혈당을 올리면서 인슐린 농도가 높아지고, 과량 섭취된 탄수화물이 신체에 저장되어 결과적으로 케토시스 상태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케토시스가 깨진 상태에서 고지방식을 해봤자 고탄수 고지방식으로 체지방이 느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즉 치팅을 한 경우 충분한 운동을 통해 포도당을 소진시키던가, 간헐적 단식 등을 통해 신체 내 인슐린 농도가 낮아진 이후 다시 LCHF를 시도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는 향후 LCHF에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일반식으로 전환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요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천천히 늘려가서 신체가 인슐린의 증가에 적응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탄수 고지방 식단에서 가장 명심해야 하는점은 "저탄수"이지 "무탄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탄수화물을 줄여야하는 것은 맞지만, 탄수화물을 절대 먹어선 안되는듯이 질색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 탄수화물을 전혀 먹지 않으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