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멜트다운과 차이나신드롬
본문 바로가기

후쿠시마 멜트다운과 차이나신드롬


2017. 5. 1.

차이나신드롬이란? 원자로의 냉각장치가 고장날 경우,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이른바 '노심용융'이라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초고온으로 달아오른 핵연료 덩어리가 원자로 바닥을 녹이고 유출되어, 심지어 원자로가 위치한 부지의 땅 속까지 계속해서 녹여버리며 지각의 아래로 아래로 끝없이 파고들어 결국 중국으로 나온다는 가설이다.



2015년 4월 후쿠시마 노심이 완전히 멜트스루(노심이 완전히 녹아 압력용기를 녹이고 밖으로 나오는 것)한 것이 확인되었다. 이에 노심이 완전히 멜트아웃(마그마 상태가 된 노심이 발전소 건물을 완전히 뚫고 환경에 노출되는 것)하여 토양과 지반을 녹이고 들어가 지하수층에 달하여 대규모 핵폭발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데, 하지만 체르노빌 사고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방사능 용암은 지구 내핵까지 무작정 뚫고 들어갈 수 없다. 쇠를 녹이고, 콘크리트를 녹이며 진행하기 때문에 중간에 이물질에 의한 희석이 이루어지며, 결국 이러한 이물질 때문에 핵분열이 방해받아 온도가 내려가고 굳을 수밖에 없는 것. 또한 멜트다운-멜트스루-멜트아웃은 이러한 희석이 이루어지기 전에 빠르게 이루어져야 가능한 것이다. 보통 멜트다운에서 멜트스루까지 걸리는 시간을 수 시간에서 수 일 정도로 본다. 몇 년 동안 야금야금 녹여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란 의미.


이러한 주장의 대부분, 대수층과 닿으면 히로시마 원폭의 10배 정도, 3-5메가톤의 폭발이 일어날 수 있네, 폭발할 경우 누출될 방사능 총량이 원폭 100배일 것이네, 하는 주장이 크게 퍼진 것은 2006년작 다큐멘터리 The Battle of Chernobyl의 영향으로 보이는데, 이 다큐멘터리에서 인부들의 희생이 있었고 덕분에 사고가 커지지 않고 안정화되었다, 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과학적 사실을 찾아보기 어렵다. 간단한 수치만 해도 상당히 틀린 점이 많다. 당장 플루토늄 반감기를 사실의 10배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원자로 노심 융해시켜서 물에 풍덩 빠뜨리는 것으로 메가톤급 폭발을 얻을 수 있다면 왜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은 핵실험에서 연쇄반응 타이밍을 맞추려고 노력할까? 발생한 수소가 폭발하고, 그에 따라 화재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차이나 신드롬에 의해 지반을 녹이고 들어간 방사능 마그마가 지하수에 닿아 지하핵폭발이 일어난다는 주장은 대개 종말론 수준의 음모론 정도로 보는 게 엔지니어들의 주된 견해. 실제로 체르노빌 지하대폭발, 후쿠시마 지하대폭발 설을 미일 정부와 엮어 종교 음모론으로 포장하여 소개하는 사이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후쿠시마의 경우 멜트스루가 일어난 시점을 사고 며칠 내로 본다. 사고 후 수 년이 지난 지금, 멜트스루한 방사능 마그마가 건물 최외부 콘크리트 방호벽을 뚫고 나갔다면 이미 뚫고 나간 거고, 아니라면 거기 고여서 안정화되고 있는 것. 이건 뮤온스캐너로 지하를 찍을 수 있기 때문에 곧 판별될 일이라고 본다. 그리고 뚫고 나갔다 하더라도, 조금씩 희석되어 굳어가기 때문에 토양을 뚫고 계속 하강하지 못한다. 외벽을 뚫고 나갔을 때 문제는 지구종말급 지하대폭발이 아니라 근처의 토양오염, 토양오염에 따른 대규모 지하수 오염의 가능성, 그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돈을 들여 지하공사를 해야 하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