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3.
저는 왼쪽발목이 약합니다. 고등학교 럭비선수로 활동하던 시절에 발목 부상을 당하고선 수술하고 6개월동안 재활운동했었습니다. 몇년전 일이지만 꽤 큰 부상이어서 아직도 예전같은 움직임은 발목아대없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재활치료받는 도중에 저는 몇달동안 계속 리서치를 했습니다. 테니스 선수들이 어떤 관절에 어떤 움직임을 가장 많이 쓰는지, 그리고 어떤 부분들이 가장 취약하고 쉽게 부상이 일어나는지 등등 별의별걸 다 찾아봤지요.
여기서 배웠던것은 테니스 뿐만 아니라 농구, 배구, 테니스 등등 코트 운동과 축구, 럭비 등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부상중 두가지가 plantar facsiitis와 발목 sprain 입니다. 저는 두가지 다 여러번 겪어봤습니다. 두가지 모두 자신에게 맞는 좋은 장비를 갖췄다면 거의 완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로인해 저는 좋은 신발, 좋은 발목아대, 좋은 깔창 등등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자 본격적으로 들어가자면 저는
Nike Vapor 시리즈 5,6,7,8,9세대,
Court Ballistec 2.3, 3.3, 4.3, Lunar Vapor,
Adidas Barricade 6,7,8
Adizero Feather 1,2,3
Asics Gel Resolution 5
K Swiss Big Shot
이렇게만 신어봤습니다. Asics 와 K Swiss는 이글에서 제외하겠습니다.
신어보면서 느낀점은 나이키 신발은 확실히 부드럽습니다. 모든 시리즈가 전체적으로 아디다스에 비해서 다 그런것 같습니다. 부드럽다는건 무조건 편하다는건 아닙니다. 예를들어 Vapor 시리즈는 9세대 이전엔 다 아팠습니다. 매우 아팠습니다. 부드러웠지만 발을 불에 지지는것같이 아팠지만 가볍고 낮아서 신었습니다. 9세대로 넘어오면서 넘사벽의 퍼포먼스 신발이 되었지요. 커스텀 신발처럼 박스에서 꺼내자마자 완벽한 착용감을 보여주며 저에게 신세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루나 발리스텍도 마찬가지였지요.
하지만 이 두 최신 신발들의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몹시 허접한 내구도입니다. 밑창도 밑창대로 후지지만, 전체적인 서포트의 내구도가 미치도록 후집니다. 예를들어 작년 여름시즌 3달동안동안 Vapor 9 6켤레를 걸레로 만들었습니다. 루나 발리스텍은 베이퍼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많이 후집니다.
신발에서 가장 중요한건 사이드 스텝이나 방향 전환할때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결정적인 요소들은:
1. 밑창 그립
2. mid shank
3. upper 의 안정성
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키 신발은 셋가지 요소 다 금방 망가진다고 생각하는데, 3,1,2 순으로 망가진다고 생각합니다. 1,2 번이 멀쩡해도 3번이 망가지면 발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여 발목을 접지르기가 쉽습니다. 제가 발목아대들과 테이핑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몇번이나 접질렀을지 모르겠네요.
코트 발리스텍은 2세대부터 4세대까지 항상 불만이었던것은 너무나도 높다는것입니다. 웬 장화신고 달리는것처럼 뭔가 항상 좀 어색했습니다.
항상 할인받을 수 있기때문에 나이키 신발을 신어왔지만 2년전쯤부터는 아디다스 신발을 계속 시험해봤습니다. 그리고 현재 1년정도 바리케이드 7을 메인 신발로 신고있습니다. 내구성이 차원이 다릅니다. 7번은 바리케이드 시리즈 특유의 엄청난 내구도와 서포트, 그립 등등 모두를 갖췄는데 거기에 추가로 편안함 (베이퍼 9에 비해선 아무것도 아니지만)도 갖췄습니다. 처음엔 좀 고생하지만 2주정도 신고나면 엄청나게 편해져서 정말 아름다운 신발이 됩니다. 베이퍼 9 처럼 신은걸 까먹을정도로 되지는 않습니다. 대신에 견고한 등산화처럼 항상 의지할 수 있는 서포트를 줍니다. 그렇다고 크게 무게차이가 있는것도 아닌것 같습니다. 신다보면 크게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바리케이드 6은 미치도록 불편해서 못신었습니다. 2주정도 신어봤는데 고문당하는 기분이라 그냥 포기했습니다. 부드러워지지도 않고 그냥 울고싶었습니다. 바리케이드 8 은 6에 비교도 안되게 편하지만, 서포트가 약간 틀린것같습니다. 발가락앞에 공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빠른 스프린트, 스플릿스텦등등을 하면 발가락고문입니다. 저는 서포트때문에 공간 안남기고 딱맞는 사이즈를 신지만 바리케이드 8은 디자인 자체가 좀긴것 같더라고요. 거기다가 꽉메도 발이 막 움직이고 발가락을 계속 앞에 박아서 화났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포기하고 다시 바리케이드 7로 갔습니다.
바리케이드 7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것은 "견고한 서포트" 입니다. 신발전체가 모든면에서 발을 서포트 해주기때문에 신으면 신을수록 발이 편해지는것이 느껴집니다. 지극히 개인적인거지만 실제로 저는 바리케이드 7 + superfeet 깔창이 plantar fasciitis을 완치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바리케이드 7 +superfeet의 콤보는 나이키처럼 푹신푹신한 편안함이 아니라 발 전체에 주는 매우 안정적인 서포트로 인해 발에 무리한 스트레스가 가는곳이 없어지면서 발이 편안해지는것입니다.
Adizero Feather 1세대는 쓰레기였고, 2세대는 그냥 쓸만했지만 3세대로 넘어오면서 엄청나게 나아졌습니다. 신발 앞부분 tongue (이게 뭔지 모르겠네요;;) 이 좀 허술한것 빼고는 흠잡을곳이 별로 없는 신발입니다. 서포트는 Vapor 9보다 훨씬좋고 편안함은 약간 덜합니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것은 가벼움입니다. Feather 3세대는 바리케이드 7에 비해 무게가 3/4 으로 줄었습니다. 워낙 큰 무게 감소여서 스텝할때 눈에 띕니다. 서포트도 바리케이드에게 그렇게 크게 뒤지지 않는것 같습니다만, 역시 문제는 내구성입니다. 하지만 경량신발임을 감안하면 획기적이지요. Vapor 9 2배 이상의 내구성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걸 시합용 신발로 몇켤레 갖고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평점 (10점 만점)
adidas Barricade 7
편안함 = 7
서포트 = 10
서포트 내구성 = 9
밑창 내구성 = 10
밑창 그립 = 9
adidas Adizero Feather III
편안함 = 8
서포트 = 8
서포트 내구성 = 7
밑창 내구성 = 7
밑창 그립 = 9
Nike Zoom Vapor 9
편안함 = 15
서포트 = 7
서포트 내구성 = 2
밑창 내구성 = 3
밑창 그립 = 7
Nike Lunar Ballistec
편안함 = 10
서포트 = 8
서포트 내구성 = 7
밑창 내구성 = 6
밑창 그립 = 9
여기에 가격까지 생각한다면 일단 루나 발리스텍은 버려야하고요. 가성비로 따지자면 바리케이드 7 이 짱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내구성은 높은 레벨에서 지속적으로 플레이하는경우 이기때문에 주 2~3번 캐주얼하게 치신다면 크게 걱정은 없을것 같습니다.
줌베이퍼 9의 내구성은 그런데 누가봐도 쓰레기중의 쓰레기입니다. 아무리 많이, 과격하게 친다고 해도 어떻게 2주만에 걸레가 됩니까... 역대 최악 내구성을 보여주는 신발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신발은 라켓보다 더 개인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발모양,크기가 다르기때문에 자신에게 맞는신발이 중요하지요.
자 이제 아대와 깔창에대해서 짧게 써보겠습니다.
깔창은 신발마다 다르지만 주로 2차원으로 거의 평평한 깔창이 많습니다. 하지만 발바닥은 평평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테니스같이 발과 발목,무릎,허리에 스트레스가 많이 가는 운동일경우 특히 좋은 서포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Superfeet사의 제품들을 추천합니다. 저는 발이 약간 평발이라 blue 를 사용합니다. 사용한지 2년정도밖에 안되었지만 정말로 확실하게 차이가 있습니다. 발이 전체적으로 편해지고 스트레스가 많이 갔던 발 앞부분이랑 뒷꿈치가 더이상 아프지 않습니다. 이로인해 plantar fasciitis 완치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희 트레이너 선생님의 추천때문에 Superfeet를 사용해보게 되었는데, 그후로 발부상으로 시달리던 팀원들 (저 포함)이 차차 완치하였습니다. 당연히 재활치료도 겸했기때문에 나아졌지만, 얘들은 다 포기했던 애들이었습니다. 평생 발부상 달고 살것같았는데 서포트만 제대로 잡아주니까 나아지더라고요.
발목아대를 사용하면 아대에 의지하면서 발목이 약해진다고 많이들 생각하시고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문의 세분의 의견을 여쭤보고 논문 리서치를 해본결과, 오히려 발목의 proprioreception을 높여주고, stabilisation strength 도 높여준다고 합니다. 제가 여쭤본 전문의분들은 테니스, 농구, 배구같이 다이나믹하게 박차고 나가는 모션이 많은 운동에선 부상당한적이 없어도 발목아대 사용을 권장합니다.
저는 Aso Evo Ankle Stabiliser와 Aircast A60를 상황에 따라서 사용합니다. 둘다 뛰어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Aso 는 가끔 테이핑 대신으로만 쓰고, 서포트를 위해선 주로 A60를 사용합니다. A60는 비정상적인 움직임만 서포트를 해주기 때문에, 다른방향으로의 정상적인 움직임은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가능합니다. 저희 팀은 전원이 Aircast A60를 사용합니다.
제가 발목아대를 권장하는것은 동네코트가 특히 클레이일 경우, 특히 관리가 뛰어나지 않은곳이라면 정말로 권장합니다. 관리가 뛰어나지 않다면 하드코트에서도 권장합니다. 얼마 안하는 발목 아대 하나 덕분에 몇주, 몇달 고생을 면하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주제넘은 글일수도 있습니다만, 여러분이 부상당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