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창틈으로 빨려나간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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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창틈으로 빨려나간 승무원


2017. 3. 12.

"고도 4만 피트 상공을 비행중인 여객기. 

평온하던 분위기는 한 승객이 이상함을 느끼면서 불안으로 돌변했다. 창가쪽에서 공기가 빨려나가는 느낌의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것.

승객의 신고에 달려온 승무원은 별 일이 없을거라고 승객을 안심시키고는 소리가 나는 창 쪽으로 다가섰다. 그렇게 한동안 창가에 몸을 붙인 채 어디에서 소리가 들리는지 유심히 살피고 있었는데….

돌연 창에 미세한 균열이 벌어지며 작은 구멍이 생겼고, 그 순간 승무원은 그 구멍으로 빨려나가고 말았다. 
기내와 바깥의 엄청난 기압 차이 때문이었다."


이 괴담의 서스펜스는 비행기라는 교통수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라든가, 독특한 상황 설정에 따른 현실감에 기인하는 바도 있지만, 진짜 포인트는 틈새 사이로 빨려나간 희생자의 형체를 떠올려보는 것에 있다. 상상만으로도 가히 충격과 공포다.

사실 비행중인 항공기의 밀폐 여부는 굉장히 중요하다. 비행기가 움직이는 성층권은 지표면 환경에 비해 기압과 산소량, 기온 등에서 굉장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틈이 발생하면 비행기는 긴급상황에 돌입해 즉시 비상착륙해야 하며, 실제로 국내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었다.


물론 오랜 항공기 역사에는 밀입국 목적으로 비행기 바퀴 안에 잠입했던 용자들도 더러 있어왔고, 이것은 도시전설도 아니라 최근에도 외신에서 다뤄지는 엄연한 실제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비행기에 무임승차를 시도하다간 거의 사망하게 된다. 2010년 2월 7일에도 관련 사고가 있었다. 일본 나리타 공항에 착륙한 뉴욕 발 보잉 777-200편 항공기 바퀴에 한 흑인 남자의 동사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것.

그렇다고 성공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00년 8월 3일에는 폴리네시아에서 출발, LA에 중간 기착한 에어프랑스 보잉 747-400기 바퀴에 20대 남성 용자가 몇 겹의 천으로 중무장을 한 채 기적적으로 생존해 있던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발견 당시 이미 빈사지경에 혼수상태였긴 하지만…. 이것들은 주로 밀항을 목적으로 벌이는 일로 북아프리카나 여러 나라에서도 꽤 종종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위 도시전설처럼 비행기 바깥으로 사람이 빨려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요즘 비행기는 자동 기압 장치가 가동하고 있어 어지간한 균열로 인한 기압차 정도는 자체 조절이 가능한 것. 빨려나간다고 해도 구멍이 사람 크기 정도라도 되지 않는 한 빨대로 물을 빨아들이듯 전신이 빨려나갈 가능성은 낮다. 

Mythbusters에서 실험했었는데, 일단은 거짓으로 판정이 났다. 지상에서 기압을 동일하게 맞춰놓고 실험했는데, 총알구멍정도는 어림도 없고, 폭약을 사용해서나 간신히 가능했다. 그것도 안전벨트로 고정되어있는 버스터를 빨아들이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해서 1988년 4월 28일에 있었던 알로하 항공 243편 사고가 있다. 보잉 737-200기가 힐로 국제 공항에서 이륙한지 얼마 안돼 동체 상부가 모조리 뜯겨져 나가 버린 사건. 그 원인에 대한 가설 중 하나로 비슷한 설이 제기된 바 있다. 이 사건에서 유일한 사망자는 사고와 함께 사라져버린 승무원 1명. 원래 해당 기체는 동체에 균열이 발생하여 버티기 힘들 경우 구멍이 만들어져, 압력 차이가 서서히 완화될 통로를 만들어 최악의 상황은 면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그런데 여기로 승무원이 빨려 올라갔다가 승무원이 기체의 구멍을 막아버리면서 다른 부분까지 같이 뜯겨져 나가버렸다는 것이다.이 가설은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상세히 조사된 바는 없다. 다시 말해 이 여승무원이 정말로 구멍을 막아버렸는지 아니면 그냥 충격에 의해 날아갔을 뿐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이야기. 

또다른 사례로는 항공 사고 수사대에 나온 1986년 영국항공 5390편의 앞유리 구조 및 정비부실로 인해 비행중 앞유리 파손, 기장은 충격으로 비행기 밖으로 튕겨나가 22분 간 상반신이 방치되었으나 살아남은! 사건이있다. 소형 여객기 좌측 앞유리가 갑자기 떨어져 나가면서 기장이 빨려나갈뻔 한 적이 있다. 부기장이 다리를 잡고 필사적으로 버티면서 다른 승무원들이 와서 기장을 잡고 부기장이 비행기 조종을 맡아 안전하게 착륙시켰는데, 기장을 겨우 안으로 끌어와서 보니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 기절했지만 놀랍게도 몇 분 안 돼 정신을 차렸다. 사건 조사 결과 창문 쪽 정비가 허술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앞유리 교체시 고정시키는 볼트를 착각한것. 기장은 그 이후에도 비행을 계속했지만, 기장을 구한 승무원은 이 사건으로 인한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결국 은퇴하였다.

이것과 관련해서 유명한 것은 선풍기 사망설의 원형이 된 피부 질식사와 마찬가지로 007이 원형, 혹은 적어도 대중화 시킨 도시전설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것도 기묘하게도 배경이 되는 영화가 동일하다. 1964년작인 007 3탄 골드핑거. 이 때 골드핑거와 007이 대립하는 도중, 골드핑거가 이와 같은 형태로 비행기 밖으로 빨려나가서 사망하는 연출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장면은 수도 없이 대중매체에서 활용된다. 

여담이지만 과거 수중호흡기 대신 파이프 한쪽 끝을 수면에 띄워 호흡하던 때에도 이와 비슷한 괴담이 있었다. 잠수부가 있는 심해의 압력은 엄청나게 높은데 파이프로 연결된 곳은 상대적으로 압력이 낮다보니 심해 잠수에 도전하던 잠수부가 파이프 입구로 몸이 빨려들어가게 되고 피떡이 되어서 잠수복 안에는 옷이랑 뼈밖에 남지 않았다나...

바닷물은 공기에 비해 대단히 무겁기 때문에 심해의 압력은 매우 크다. 10 미터 깊어질 때마다 1기압씩 수압이 늘어나므로 100 미터 깊이에서는 11기압에 해당하는 수압을 받는다. 비행기의 경우는 1기압 vs 0 기압의 상황인데, 심해의 경우는 예를 들어 1기압 vs 10 기압의 상황이 되므로 압력차가 엄청나게 커진다. 이것이 고공과 심해의 근본적인 차이다.

심해 압력차에 대한 전설은 Mythbusters에서 실험한 결과 실제로 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괴담중 구형 잠수복에 고압공기를 공급해주는 밸브가 끊어지면 헬멧으로 몸이 빨려들어가나로 실험했는데 공기가 빨려나오는것을 막는 밸브를 제거하고 구형 철제 잠수복으로 실험한 결과 위장이 헬멧까지 튀어나오는 저력?을 발휘했다. 사실로 판정. 사실 이건 실험할 필요도 없는것이 실존사례다. 여기서는 전설보다 더 심해서 남는것은 일부 살점밖에 없었다. 왜 이런일이 발생했냐고? 이유는 당시 펌프질(수동이었다!!)을 하던 인부들이 힘들다고 일을 그만두면서 발생했다... 안습. 덕분에 잠수복안에 기압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온몸을 압박하던 수십, 수백톤의 물때문에 잠수부 몸이 버틸 수가 없는 상태로 돌입하면서 사망하게 되었다.

유사 사례로 심해에서 파이프 작업 중 만든 틈 근처로 게가 지나가다가 빨려들어가는 일이 있었다.
심해 잠수 후 잠수병을 예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장비인 감압체임버가 파열되어 급격한 압력변화가 발생할 경우, 감압체임버 내에 있던 잠수부가 갈기갈기 분해되어 죽을 수 있으며, 1983년에 바이포드 돌핀에서 발생한 실제 사례도 존재한다. 약 9기압 상태였던 감압체임버의 문이 열리면서 그 안에 있던 잠수부 4 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진 사건인데, 고압 상태의 몸이 저압에 노출되는 순간 폭발하다시피 산산분해되어 해당 공간 내에 점점이 뿌려진 참혹한 사고였다. 그러나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사건이라 사망자가 고통을 느낄 틈도 없었으리라는 게 그나마 위안. 이 사고는 Diving Bell Accident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