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기계를 써서 고온, 고압으로 단시간에 추출하는 방식. 일반적인 커피 체인점에서 흔히 쓰이는 방식이다.
드립 커피 (핸드 드립 Hand Drip)
분쇄한 커피 빈(Coffee Bean, 커피 콩)을 드립퍼라는 깔대기에 담고 천천히 온수를 통과시켜 추출하는 커피. 맛있게 추출하려면 경험도 필요하고 손도 많이 간다. 제대로된 전문점에서 많이 사용한다.
영미권에서도 드립 커피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지만 브루드 커피(Brewed Coffee)혹은 필터드 커피(Filtered Coffee)라는 표현이 더 자주 쓰인다고 한다.
더치 커피
특이하게 찬 물을 사용하여 오랜 시간에 걸쳐 커피액을 추출해 낸다. 찬물에 분쇄된 원두를 오랜 시간 담궈두는 침출식. 분쇄한 원두에 차가운 물을 긴 시간 동안 조금씩 떨어뜨려 서서히 커피액을 추출하는 점적식으로 나눠진다. 보통은 폼이 나는 점적식 추출 커피를 더치 커피라고 부르지만 침출식도 엄연한 더치 커피다.
사실 더치 커피라는 용어는 일본과 일본에서 영향받은 한국을 제외하곤 잘 쓰이지 않으며, 영미권에서는 콜드 브류 커피(Cold Brew Coffee)라고 부른다.
캡슐 커피
일정 규격의 캡슐에 담긴 커피 가루를 전용 기계를 통해 추출해내는 방식.
편리함과 일정 수준의 맛 보장이라는 장점과 원 재료인 캡슐의 가격이라는 단점이 공존한다.
파드 커피
일정 규격의 원형으로 생긴 종이재질의 여과 봉지에 담긴 커피 가루를 전용 기계를 통해 추출해내는 방식.
캡슐커피같이 편리하고 캡슐커피보다 저렴하다.
커피메이커
반자동화한 드립 커피 제조기. 기계에 물을 넣고 드리퍼 위에 필터를 깔고 커피가루를 넣은 뒤 스위치를 넣으면 전기로 물을 가열하여 자동으로 커피를 내려주는 기계. 특수한 전용 기계가 아니라면 사람 손이 가는 드립 커피에는 비할 수 없지만 간편하다는 장점이 나머지 단점을 상쇄한다.
프렌치 프레스
비커와 거름망이 달린 뚜껑으로 구성되어 있는 기구에 커피나 차잎을 넣고 물을 부어 추출한다. 침출식 더치 커피와 다른 점은 뜨거운 물을 써 몇 분 이내에 추출한다는 것.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추출할 목적으로는 보기 드물어도 차를 우려낼 때는 자주 쓰인다.
터키 커피(달임식)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자 원형. 말 그대로 커피를 달여내는 방식. 매우 오래된 전통적인 방식이며, 별 도구도 없었을 시절에 커피를 먹던 방법이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볶은 원두를 분쇄해서 물에 넣고 끓인다. 에스프레소는 사실 이 터키 커피를 빨리 끓이기 위한 노력에서 출발한 것이라 한다. 커피를 마시기 전에는 콩을 빻고 볶아서 빵에 발라먹었다. 유목민들 식습관에 어울리게 원두를 동물기름으로 뭉쳐 보존식처럼 쓰는 방법도 있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쿠반커피가 이 방식으로 우려내는 커피다. 공통적으로 매우 독하다.
진공흡입식 Vacuum Coffee
통칭 사이폰(Syphon) 커피라고도 한다. 정확하게는 진공흡입식라고 하며 사이폰이라는 명칭은 일본에서 와전된 것이다. 비슷한 예로 테이프가 스카치 테이프, 굴삭기가 포크레인, 반창고가 대일 밴드인 것과도 같다. 사이폰은 기존에 있던 단어이기는 하나, 그 명칭이나 원리가 대기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진공흡입식과는 다르다. 진공흡입식과 밸런싱 사이폰을 구분 없이 사이폰이라고 부르던 일본의 커피 문화가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사이폰으로 굳어진 것.
호리병 모양의 유리기구를 사용하여 증기압과 진공흡입원리를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사용하게 되면 대부분 자동화된 에스프레소 방식이나 드립 커피와는 다르게 일일히 청소해야하고, 알코올 램프나 할로겐 램프를 사용하고 물을 끓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램프를 교환 또는 정비해야 한다. 한마디로 손이 많이 가는 방식.
핸드 드립과는 전혀 다른 의미에서 손을 많이 타기 때문에 맛에 변화를 주기 쉬운 방법이다. 마찬가지로 보기에는 쉬워도 잘못 끓이면 커피가 산으로 가기 더 쉬운 편이라 무작정 끓이기는 힘든 것도 있다. 잘못 끓이면 향이 날라가는 정도에서 끝나지 않고 커피를 태우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바리스타들 중에는 진공흡입식으로 잘 끓이는걸 일종의 격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는 모양.
보는 즐거움 때문에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이는 19세기 처음 진공흡입식이 사용됐을 당시의 사회분위기와 맞물린 것으로, 많은 지식인들이 "과학의 생활화" 또는 "진정한 과학의 도입" 이라고 평가헀던 것이 현대까지 남은 것이다. 실제로도 만드는 걸 보면 꽤 신기하고 예쁘다. 파란 알코올 램프를 밑에두고 만드는 걸 보면 무슨 연금술사의 실험도구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카페에서 커플들이 오면 분위기를 위해 권하기도 하며 눈 앞에서 만들어주기도 한다.
좀 더 복잡한 기구로 밸런싱 사이폰이라는 기구가 있으며, 기존 사이폰과 비교하여 불을 자동으로 꺼주는 장치가 들어갔다.
셜록 홈즈도 이 방식을 애용했다고 전한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도 직접 사이폰으로 내린 커피를 판매한다.
베트남 핀
핀이라는 특유의 드립 기구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잔 위에 핀을 올려놓고, 핀 안에 분쇄한 원두를 넣고, 물을 붓는 무척 단순한 방식이다. 필터가 없으므로 자잘한 커피 입자가 섞이게 되며, 또한 커피의 좋지 않은 맛 역시 걸러지지 않고 나온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나오는 커피는 무척 진하며, 사용하는 원두량 가성비가 좋다.
베트남에서는 보통 이렇게 추출한 커피를 연유에 섞어서 마신다고 한다. 그냥 먹기에는 매우 쓰기 때문이다. 원래는 프랑스식 방법이었는데 오히려 프랑스에서는 사라지고 한때 식민지였던 베트남에서 살아남은 방식이라고 한다.
맛은 별로 특별할것 없이 그냥 커피믹스맛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커피믹스에 커피를 한숟갈 더 타놓은 듯한 느낌.
과거 빽다방에서 시도하였으나 인기는 없었다.
커피 퍼컬레이터
끓는 물을 커피가루에 순환시켜서 우려내는 방식이다. 달임식 커피와 드립 커피의 중간 정도 되는 방식. 방식 자체는 진공흡입식과 모카포트와 비슷하다. 일단 커피 바스켓 부분에 커피 가루를 채워넣고 아래 부분에 물을 넣고 끓이면 중간의 대롱으로 물이 빨려 올라가 커피 바스켓 부분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물은 커피 가루를 지나서 바스켓 아래부분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다시 내려오며, 계속 끓이면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커피가 점점 더 진해지게 된다.
불 위에만 올려놓으면 자동적으로 커피가 만들어지므로, 주로 캠핑 용품으로 모닥불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미국 쪽에서는 상당히 메이저한 기구이다. 전기식으로 가동되는 종류도 있다.
에어로프레스
주사기같이 생긴 기구에 커피와 뜨거운 물을 넣고 커피를 추출한 뒤 힘으로 눌러서 추출하는 방법이다. 굉장히 간단해 보이고, 실제로 해봐도 누를때 힘주는 것 빼곤 여려울 것이 없다. 심지어는 청소도 쉽다. 하지만 기구 자체가 원두의 굵기와 양, 물의 온도와 양, 추출시간에 대한 허용범위가 넓기 때문에 추출 시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역으로 생각하면 다양한 변수로 인해 조합 가능한 추출 레시피는 상당히 많다.
원래 에스프레소 추출방식을 가정에서 편하게 또는 휴대용으로 간편화할 용도로써 나온 물건이었다. 하지만 애초에 고온, 고압을 쓰는 에스프레소를 단순한 기구로 따라하는건 무리였다. 출시후 시간이 지난 지금은 에어로프레스로 내린 커피는 그냥 에어로프레스로 내린 커피로 취급된다. 이렇게 장르를 구축한 커피 추출 기구가 다 그러하듯이 에어로프레스도 맛이라는 측면에서는 괜찮다. 특히 필터로 걸러낸 깔끔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적정량의 유분을 통과시키는 특징이 있어서 틈새시장을 만들어냈다.
에스프레소와 같다고는 할 수 없어도 전문적인 기계도 필요 없고 불도 필요하지 않아 간단하게 진한 커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기본이 되는 사용방법은 필터용 분쇄보다 더 가늘게 분쇄된 커피를 사용하는 것이지만, 기구를 뒤집어서 쓰는 인버티드 방식을 쓰면 원두의 굵기와 무관해진다. 인기가 생긴 이후로는 서드파티 업체들의 필터와 부품이 추가되고 있으며 그것들을 사용하여 더 많은 사용법이 만들어지고 있다. 나아가 차를 내리거나 다른 마실거리의 필터링 목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의외로 커피 감별사들이 이 기구를 애용한다.
알코올 인퓨전
볶은 커피를 증류주 또는 주정에 넣고 추출해내는 방식. 한국의 담금주와 동일한 원리이다.
보통 1주일에서 길게는 수 개월까지 숙성시키며 맛을 위에 설탕이나 물엿을 첨가하기도 한다. 주로 보드카에 인퓨전하는 경우가 많으며 화이트 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술 자체의 개성이 강하지 않은 증류주를 사용하지만, 특유의 바닐라향이 커피와 잘 어울리는 버번 위스키를 베이스로 사용하기도 한다. 위 사진도 버번에 추출한 것. 물론 한국식으로 담금소주를 사용할 수도 있다. 소주를 사용할 경우 성분을 잘 볼 필요가 있는데 향료나 인공감미료 등으로 가미되어 있는 것은 자칫 이상한 맛이 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상품화한 것으로 가장 유명한 깔루아가 있다. 그 외 커피 브랜드인 일리에서 나온 일리큐오레라는 제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