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의 대용품으로 개발된 플라스틱
본문 바로가기

상아의 대용품으로 개발된 플라스틱


2014. 3. 20.

당구공이 만들어낸 플라스틱 세상

<상아의 대용품으로 개발된 플라스틱>
"상아의 대용품을 만든 사람에게 상금 1만 달러를 드립니다." 1863년 뉴욕시 앨버니 거리에 나붙은 광고지의 내용이다. 당시 미국 사회에서는 당구가 대 유행이었다. 



수세기 동안 칼 손잡이에서부터 작은 물건의 부품들은 모두 코끼리의 상아로 만들어졌고 당구에 쓰이는 당구공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상아의 엄청난 수요로 인해 아프리카 코끼리가 점점 줄어들자 1880년대 상아의 공급 역시 크게 줄어들어 미국으로의 수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위기 의식을 느낀 미국의 가장 큰 당구공 제조업자 펠란과 콜렌터는 10,000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상아를 대체할 수 있는 합성물질을 만드는 사람에게 주겠노라고 제안을 했고, 뉴욕시의 여러 거리에 그러한 광고를 내건 것이다. 미국 서부에서 10년만에 뉴욕으로 돌아온 존 웨슬리 하이어트(1837~1920년)라는 청년은 우연히 길을 걷다가 그 광고지를 발견하였다. 원래 직업이 인쇄공이던 그는 발명에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 그동안 몇 가지의 발명품들을 만들어 내곤 했다. 그는 이 상아 대용품 현상 모집에 응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히어트는 나무 부스러기, 물에 불린 헝겊, 아교풀, 녹말, 펄프 등을 뒤섞어서 반죽해 보았다. 그러나 그것들은 마음먹은 대로 단단하게 결합되거나 굳어지지 않았고, 밤낮 없이 수백 가지 재료들을 혼합하여 실험하는 동안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마침내 하이어트는 종이가루에다가 니스의 원료인 셀락, 니트로셀룰로이스라는 질산 섬유소를 에테르와 알코올에 녹인 콜로디온 등을 혼합하여 반죽한 물질로 당구공을 만들어냈다.



결국 상아가 아닌 새로운 합성 물질로 당구공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그 합성 물질은 마르면 오그라드는 성질이 있어서 썩 만족스러운 결과물은 아니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상금 역시 1만 달러에 훨씬 못미치는 액수를 받았지만, 그 부분적인 실패는 오히려 하이어트의 실험 의지를 더욱 자극하였다. 몇 번이나 되풀이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계속한 하이어트는 어느날 약품 선반 위에 놓인 장뇌팅크는 신경통, 타박상, 멍든 피부에 바르는 약으로, 장뇌를 알코올에 녹인 것이었다. 그 팅크가 하이어트의 합성물질이 줄어드는 것을 막아 내는 작용을 한 것이다.


1869년, 드디어 연구는 완벽하게 성공하였다. 하이어트가 발명한 이 새로운 합성 물질은 열을 가하면 어떠한 모양으로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열이 식으면 상아처럼 단단하고 탄력이 있는 물건이 되었다.



<20세기 기적의 소재, 플라스틱 혁명>



하이어트는 이 새로운 물질에 '셀룰로이드'라는 이름을 붙였고, 1870년에 특허를 얻어 직접 셀룰로이드 회사를 설립하였다. 그가 세운 호사에서 처음으로 만들어 판 것이 셀룰로이드로 만든 틀니였는데, 그 뒤로 셀룰로이드는 여러 가지 용도에 쓰이기 시작하여 상자, 단추, 자, 필름 등 갖가지 물건의 주재료가 되었다.
이러한 하이어트의 발명을 시작으로 합성 물질 발명의 붐이 일었고, 1907년 드디어 리오 베이클란드라는 벨기에 출신의 발명가가 페놀과 포름알데히드라는 물질이 서로 잘 결합한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새로운 합성 물질을 만들어 낸다.



그는 자신이 만들어 낸 그 화합 물질에 '베이클라이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베이클라이트는 처음에 열을 가하여 물러졌을 때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만들었다가, 다음에 다시 높은 열과 압력을 가하면 그 모양대로 굳어져서 단단한 제품을 만들 수가 있었다. 밥그릇에서 재떨이, 병마개나 양산 손잡이 등은 물론이고 좋은 절연 물질로서 전기 회사에 널리 사용되었다. 결국, 베이클라이트는 자신이 개발한 베이클라이트로 10,000달러의 상금을 온전하게 차지할 수 있었다.



오늘날, '플라스틱 세상'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거의 모든 물건에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셀룰로이드와 베이클라이트가 바로 플라스틱의 조상이다. 당구용품 제조 회사의 광고지 한 장이 셀룰로이드와 베이클라이트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냈고, 이것들이 다시 화학공업의 발달과 더불어 진보하여 오늘날 인간 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합성 물질이 플라스틱을 탄생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