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동 필라델피아 실험 과연 실제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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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이동 필라델피아 실험 과연 실제 있었을까?

미국의 굴러다니는 음모론 중 SF소설 한 권 정도는 쓰고도 남을 것 같은 괴사건. 일명 '프로젝트 레인보우'.


이 실험은 바로 강력한 전압을 발생시키는 변압 장치인 테슬라 코일을 이용해서 선체에 막대한 전기를 흘려보내 특수한 자기장을 형성시켜(혹은 선체의 자기를 소멸시켜서) 레이더에 발견되지 않도록 하는 스텔스 계획 실험이었다.

잘 알려진 음모론에 따르면 1931년 니콜라 테슬라가 계획을 입안하고, 여기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합류하여 진행한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테슬라는 실험을 반대하면서 떠났고, 그뒤에 존 폰 노이만이 프로젝트를 맡아서 실험을 진행했다.

1943년 10월 28일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의 해군 조선소에서 프로젝트 레인보우의 일환으로 미합중국 해군 호위구축함 엘드리지 함(USS Eldridge, DE-173)을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탑재된 테슬라 코일은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켰고, 계획대로 엘드리지 함은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았다. 이것은 모두 예상한 결과였지만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구축함 주변에 푸른 안개층이 형성되었고 다음 순간에 점차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엘드리지가 사라진 순간, 배는 250마일(400km) 이상 떨어진 노포크 항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류를 끊자 배는 다시 나타났는데 사람들이 갑판에 올라섰을 때 그곳은 생지옥이었다. 승조원의 대부분이 사망하였고 일부는 벽이나 기둥, 바닥과 융합해 녹아내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당한 방사선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소수의 생존자들은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기까지 했다. 이 실험은 당시 미국의 맨해튼 계획과 함께 최중요 군사기밀이었다고 한다. 실로 믿거나 말거나.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모두 음모론자의 낚시.

사실 실제 필라델피아 실험은 나치 독일 해군(크릭스마리네)의 잠수함, U보트가 새로 배치한 자성추적 어뢰의 추적을 방해하기 위해 선체에 일정한 전류를 흘려 자기장을 상쇄시키려 한 연구였다. 결론적으론 이 실험은 실패했지만 소문처럼 사상자 같은건 없었다. 그리고 얻은 것도 있었다. 자기장 상쇄, 일명 디가우징은 후에 더욱 발전되어 핵잠수함이나 소해함에 전류를 흘려 자성을 중화시키는 기술로 발전한다. 오늘날 이 '선체소자' 기술은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심지어 우리나라 등 전 세계 수많은 해군들이 대놓고 잘 사용하는 기술이다.

위 음모론의 내용은 1956년 아마추어 천문가인 모리스 K. 제섭(Morris K. Jessup)이 카를로스 아옌데(Carlos Miguel Allende)라는 사람의 주장을 바탕으로 글을 쓰면서 소개되었다. 카를로스 아옌데는 당신 상선인 앤드류 푸루셋호(SS Andrew Furuseth)에 근무했는데, 필라델피아 실험 당시 노포크 근처에서 엘드릿지 함이 사라졌다 나타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1959년에 제섭이 죽은 후, 아옌데가 이 내용에 살을 붙여 소개했는데, 다시 1965년에 빈센드 가다디스가 버뮤다 삼각지대, 아틀란티스 등의 내용을 담은 책 "Invisible Horizons : True mysteries of the Sea"에 그 내용을 소개하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필라델피아 앞바다에서 사라진 배가 노포크 해군기지에 나타났다는 얘기는 당시 소형 군함만 다닐 수 있었던 작은 수로를 통해 엘드리지호가 이동한 것을 몰랐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외출한 승조원들이 취해서 "우리 배는 지금 비밀 실험 중이다! 배에 전기를 흘려서 안 보이게 한다!" 라고 술집에서 떠들어댄 것이다. 여기에 카를로스 아옌데가 살을 붙인 것이 오늘날 알려진 필라델피아 실험이 된 것이다.


결정적으로 당시 실험에 사용되었다는 엘드리지 함은 1946년까지 각지를 돌아다니며 호위 임무를 맡아 활약했고, 1951년에 제적되서 그리스로 팔려가 HS Leon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다 1991년에 처분되었다. 그리고 엘드릿지 함의 항해 기록과 전시 일보는 다른 함선들과 마찬가지로 마이크로필름에 보존되어서 누구나 복사 열람할 수 있는데, 그 내용 어디에도 1943년에 필라델피아에 들렀다는 기록은 없다. 필라델피아에 들른 일도 없는 배가 어떻게 필라델피아 실험을 진행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아옌데가 근무했다는 앤드류 푸루셋 호는 10월 25일에 노포크를 출항했고 그 후에는 계속 지중해에서 활동했다. 물론 아옌데 이외의 승무원들 중에는 노포크에서 이상한 일을 겪었다는 이가 없다. 아옌데는 어디서 엘드릿지를 봤다는 말인가? 앤드류 푸루셋 호는 7,000톤급 화물선으로 40명 이상의 승무원이 탑승했다.

선체에 자기장을 걸어서 레이더에 잡히지 않게 한다는 말부터가 어불성설로, 위에 쓰여진 것처럼 자성추적어뢰에 잡히기 않기 위해 한 것이다. 애초에 레이더란 ‘전파를 포착하는 기술’로 테슬라 코일로 고주파, 고전압을 발생시키는 것은 레이더가 사용하는 반사파를 막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전파를 발산하여 적에게 포착될 가능성을 높일 뿐이다. 재미있는 건 후에 U-2의 레이더 피탐면적을 줄이는(스텔스) 실험의 명칭이 레인보우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설사 테슬라 코일로 레이더를 막을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을 계속 가동하는 데 필요한 동력을 생각할 때 전술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당시에 연합군의 주적인 U보트가 목표를 찾는 가장 유효한 관측수단은 인간의 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