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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아먹은 사자 '고스트 앤 다크니스'


1896년 케냐의 차보(Tsavo)에 위치한 철도공사장 캠프에 두 마리의 수컷 식인 마사이사자 '고스트'와 '다크니스'가 출몰해 135명이나 되는 인부의 목숨을 앗아갔다. 소설로 나왔으며 나온뒤 50년대와 90년대, 2번에 걸쳐 영화로 만들어졌다.

19세기 말, 영국 정부가 상아 수집을 위해 철도와 다리를 건설하던 현장에 고스트와 다크니스라 불리는 두 마리의 사자가 나타난다. 먹이를 찾기 위해서도 아니고 재미삼아 인간을 습격하기 시작하는데 인부들이 자고 있던 텐트를 습격해서 단숨에 인간을 찢어발기고 도망가 버리자 공사가 지연되어 버린다.

고스트는 몸길이 2.97m에 높이가 1.14m, 다크니스는 몸길이가 2.90m에 높이가 1.19m였다. 숫사자 평균 몸길이 2.8m,높이 110cm인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큰 덩치다.

지능도 높아서 행동이 교묘한지라 잡기도 힘든 상황에서 사망자가 세자리 수에 육박하기에 이르자 인부들은 사자들을 악마라 부르며 도망쳐 버렸다. 이에 공사가 중단될 것을 우려한 공사 감독관 페터슨 중령은 사냥 전문가 레밍턴과 함께 사자를 사냥할 것을 결심한다.



사실 사자들은 공사장의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앓던 치통(물소나 다른 먹이를 사냥하다가 다친 상처로 추정)이 심해져서 엄청난 스트레스 과잉 상태였다고 한다.

더구나 고스트와 다크니스는 병원의 환자들도 공격했다고 하며 이 때문에 의사가 총을 들고 잠복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밤중에 고스트와 다크니스를 본 의사가 총을 발사했으나 실패했고, 총소리를 들은 패터슨이 두마리 중 한마리의 입에 총을 맞히는데 성공하며 한동안 공격은 잠잠해졌다.

영화에선 실화와 다른 게 여러가지가 있는데, 영화에선 사자덫을 만들고 인도인 노동자들을 미끼로 쓰는데 그들 모두 어려서부터 사냥을 해온 숙련된 사냥꾼들로 총과 실탄을 충분히 나눠줬으나 사자의 덩치와 포효에 압도당해 아무렇게나 난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실제론 그냥 인도인 노동자들을 강제로 우리에 미끼로 묶어 둬서 써먹었고 이 일로 다른 인도인 노동자들이 파업을 일으키고 영국인들에게 저항하는 일도 있었다. 때문에 공사는 사자를 쏴죽이고 나서도 차질을 빚어야 했다.

하지만 영악한 사자들은 이런 미끼를 노리지 않고 미끼 주변에 있는 다른 먹이를 노렸는데 C.H. 라이얼이라는 영국 장교는 미끼를 노릴 사자를 기다리다가 그만 더워서 창문을 열고 잠이 들었고 사자는 그 장교로 배를 채웠다. 미끼인 인도인들을 무시하고 되려 대기하던 영국장교가 당한 걸 알고 패터슨 일행이 수색에 나섰으나 살점 일부와 찢겨진 옷과 장화만이 흔적을 남겼다고 한다. 그러다가 나무상자로 만든 덫에 걸려든 사자 한마리에게 가까이에서 총을 무차별적으로 발사했지만 한발도 못 맞히고 사자는 더욱 화가나서 덫을 부수고 달아났다.

그러다가 사냥꾼들은 12월 9일에 당나귀를 잡아먹고 있던 고스트를 발견하여 사살했다. 2일에 걸쳐 303 브리티시 소총탄 2발을 명중시켜 3일째 되는 날 시체를 발견했다. 그로부터 20일 뒤에 염소를 잡아먹고 있던 다크니스도 발견해 총으로 쏴 부상을 입혔다. 이 사자는 중상을 입어 피를 잔뜩 흘렸기에 피를 보고 패터슨이 추격했는데 부상당한 몸으로도 재빠르게 역습을 가했고 패터슨이 준비한 엽총 2개의 총알이 바닥나도록 쐈으나 사자는 기어코 그에게 덤볐다. 같이 따라온 조수들은 겁에 질려 나무에 올라간 통에 패터슨은 전력으로 달려가서 그들이 던진 총을 겨우 받아 아슬아슬하게 가슴과 머리에 명중시켜 사살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패터슨도 사자의 공격으로 옆구리, 다리, 왼팔에 꽤 큰 부상을 입었다...

결국 1년여 동안 135명이 두 마리의 수컷 마사이사자에게 죽었다. 이 수치는 패터슨이 주장한 것이며, 박제에서 채취한 샘플의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인육을 먹은 양을 추산한 결과, 고스트는 10명 이상, 다크니스는 25명 이상을 죽여 먹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물론 이 35명 희생은 최소 수치이며, 해당 분석을 내놓은 연구팀 역시 100명 이상을 죽여 먹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단지 확실하게 구분되는 사람이 35명 이상 희생된 것이 확실시되는 것이다.

한 가지 무서운 사실은, 이 사자들은 특이하게도 자기들이 살해한 인간들의 뼈 중 일부를 인근 동굴에 모아두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당시 패터슨은 "그 어느 동물도 이 악마들만큼 사람을 죽이지 못할 겁니다." 라는 인터뷰를 했는데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인도에서 이 2마리의 식인사자가 죽인 사람의 3배가 넘는 사람을 죽인 참빠왓 식인 호랑이가 나타나고 만다...

후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숫사자 치곤 적은 갈기들(숫사자의 갈기는 위장막 역할을 한다)과 부러진 어금니로 인해 야생동물을 사냥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쉬운 먹잇감인 인간을 공격했다는 내용이 나온다.